1장. 기술사로 감리원되기 - 1

정보시스템 감리원 교육-1

by 유니버스


힘겨웠던 감리 교육을 마치고 돌아간다.



비도 오고 잠도 오는데, 돌아갈 기차는 안오네.

그토록 기다려왔고, 들어보고 싶었던 감리 교육,

감리 교육을 들으면서 그동안 가졌던 진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기술사를 합격하고 나면 당장 변화되는 건 체감하기 쉽지 않지만,

감리 교육을 받으러 오니 그 혜택과 지름길은 대단한 것 같다.

이번 이 교육이 주는 의미나 준비는 대단한 것 같다. (자꾸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또한, 이번 감리 교육을 마치면서 많은 걸 느끼고 간다.

우리 조에는 68세의 교수님, 임금피크를 맞이하신 금융계 IT 큰손들,

옆 조에는 유명 연구소 출신의 교수님, 정년을 맞이하신다.


다들 기술사 출신이신데 경력과 연륜들이 어마 어마하다.

나의 경력은 어디 내놓지도 못할 정도로 대단한 것 같다. 아니 정확히는 대단했던 것 같다.


실제 감리법인에는 대기업 임원 출신, 군 장성 출신, 교수님들이 엄청나게 몰린다고 한다.

대부분이 60세 이후에 퇴직을 하시고, 아마 더이상은 설 자리가 없으신가 보다.


그게 사실 현실적인 미래인 것 같다. 뭐 아직 시간은 있지만, 미래는 케이스별로 다를 것이다.

저 분들이 돈이 없어서 일까, 일이 없어서 일까.

돈이 있어도 돈을 쓰면서만 계속해서 남은 날들을 살아갈 수 있을까 싶었다.


다른 수강생들은, 물론 대부분이 최근에 합격한 기술사들이고,

기술사 시험문제를 내시는 분도,

그 시험을 출제하는 출제자들을 선정하는 일을 하는 분들도 같이 교육들을 들으신다.


강사도 현직 교수님이시고, 협회의 임원이신 분이 강의를 하신다.

생각보다 높은 수준의 환경에 내 자신을 잠시 꼬집어 본다


나도 평소에는 주변에 감리도 기술사도 잘 모르는 사람들,

아니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혼자서만 여기 저기 정보를 얻고 고군분투했다.


노후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아니면 관심이 없고 현재에 만족하는 건지, 지금이 오히려 더 전망이 있다고 판단하는건지.


곧 나는 인생의 변화를 다시 한번 겪게 될 수도 있다.

때문에, 때로는 타로나 사주를 보고 싶기도 할 정도다.

대부분의 사람이 겪을 일을 난 좀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생각하나보다.


인생을 쉽게 사는 경우가 없다.


다들 진로에 대해서 엄청난 고민들을 많이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IT쪽은 다른데 보다 기회가 많고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더 많은 퇴직자들이 몰려 감리교육이 활황이다.

감리 교육이 활황이라는 말은 감리를 요청하는 회사와 그 의무가 더 강화되어 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IT쪽으로 계속해서 나갈 생각이라면, 기술사의 길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기술사만으로는 내가 엄청나게 출세하는 일은 절대 없다.

기술사 이후 시작되는 기회(이게 제일 중요)를 살려가면서,

더 많은 경험과 자격을 갖추어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새로운 직업과 직장의 경험을 즐기는 것이 최선인 듯하다.


그런게 아니라면,

엄청나게 유명한 개발자나 사업가가 되어서 직장인으로서의 삶도 버릴 수 있을 정도의

부와 명성을 가진다면 기술사나 감리사는 필요도 없다.


그렇지 않을거라면, 미리 미리 새로운 점을 찍을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자신의 선택이고 지속적인 자기계발의 산물이다.


점점 이제 더 잘 보인다.


팩트는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기술사를 취득해 감리를 경험해 본다면,

왠만한 대기업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연봉을 올리는 것 보다 업무강도나 급여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감리는 퇴직하고 가는 것으로 생각해서 인지 젊은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래도 충분하니까 감리는 그렇게 해도 충분한 것 같다.


미리 준비해서 시작할 시점만 조절한다면 더 여유있고 자신있는 도전이 즐거울 수 있다.


여유있는 사람은 더 자신있는 법이니까.




저 멀리 보이는 여의도, 근처 용산의 발전은 정말 화려하다 못해 급박하다.


어제는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매콤한 쌀국수가 먹고 싶어,

숙대로 가는 횡단보도 건너편에 있는 작은 베트남 음식점을 찾았다.

테이블은 4개? 5개 정도인 듯한 작은 식당은 아무도 손님이 없었다.

비오는 창밖을 보면서 타이거 맥주를 시키고, 혼자 냉큼 벌컥 한 모금을 삼켰다.


동남아에 여행 온 듯한 멋진 기분이다.

휴일에 공부를 하고 가족과 떨어져는 있지만, 이 기분으로라도 혼자있음을 달래야 겠다.




이제 기차가 올 시간인가 보다.


시끄럽고 사람많은 서울역 커피숍에서 힘겹게 찾은 작은 의자를 비집고 나와,


플랫폼으로 향해본다.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다음 주도 같은 여정으로 휴일을 보낸다.


똑같은 휴일의 반복에 조금은 안타깝지만,

이제 큰 산을 넘어놓고 새로운 질주를 할 날을 기대해 본다.


살아있음을 느낀 한 주였다.


미국으로 출장간 후배들이 보고 싶다며 전화를 주었다.

잠시 하늘을 바라보다가 생각나서 연락했다던 예전 동료팀장,

까불기는 하지만 항상 자신감 넘치는 후배들.

모두가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도 너희들에게 고마운 사람이고 싶다.


요런 재미에 사는 것도 즐거운가 보다.




이전 09화5장. 몰입의 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