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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성 Jun 13. 2024

불 火 - 태양의 믿음

Wands 불의 비밀


신화로 읽는 4원소 : 마이너 카드 이야기


마이너(Minor) 카드 이야기는 불, 공기, 물, 흙의 4원소를 상징하는 완즈(Wands), 소드(Swords), 컵(Cups), 펜타클(Pentacles)로 이루어져 있다. 만물을 이루는 기본 요소인 네 가지 원소를 눈에 보이는 구체적 사물로 대응시켜 보여주고 있으며, 각 요소에 해당하는 카드 안에는 궁정카드와 숫자카드로 구성되어 있다. 궁정 카드는 인물 카드라고도 부르며, ‘페이지와 나이트’ 즉 ‘시종과 기사’, ‘공주와 왕자’ 혹은 ‘딸과 아들’로 표현하기도 한다. 궁정 카드의 인물들은 카드를 접하는 사람이나 주위에 있을법한 실재 인물을 가리키기도 하고, 카드를 뽑는 사람의 발전 과정이나 전문성을 보여주기도 하며 계발해야 할 시기를 가리키기도 한다. 


신화는 인간의 내면요소들을 의인화해서 보여주는 인류의 지적 자산이다. 예를 들어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는 상징적 아버지의 힘을 자신이 그 힘의 주체가 되기 위해 내면에서 여러 힘을 통합해내는 강한 에너지를 의인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마이너의 불 카드 즉 완즈는 제우스적 에너지 즉 직관과 활력, 생명력과 창조성이 번개처럼 다가오는 힘을 지팡이의 이미지로 보여준다. 



'샤프란색 옷을 입은 새벽이 온 대지 위에 퍼졌을 때 천둥을 좋아하는 제우스는 봉우리가 많은 올륌푸스의 상상봉에서 신들의 회의를 열었다. 그가 말하기 시작하자 다른 신들은 모두 귀를 기울였다.' (<일리아스> 229쪽)



그런 제우스의 머리에서 전투복장을 하고 태어난 아테나는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다. 칼 카드가 고통스러운 이미지로 그려진 것은 인간의 머리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양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칼은 지성과 논리, 분별과 언어의 상징이며 궁극적으로 지혜를 향해 간다. 칼은 냉철하고 명징한 지혜의 상징이다. 그 외에도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루어내는 아프로디테, 지상을 뒤흔들며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 등 신화 속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우리 내면의 신성한 요소들이 자극을 받으며 되살아난다. 


마이너 카드는 4원소의 성질이 우리 내면과 실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구별해서 잘 보여주며 메이저 카드처럼 원형성도 함께 담고 있다. 또한 내적 명상을 넘어서 타로 상담이나 타로 점을 볼 때에는 마이너 카드가 보여주는 놀랍고 흥미로운 우연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너 카드는 메이저 카드에 비해 더 구체화 되어 있으며 외부 사건과의 연결성을 더 잘 보여준다.



- 태양의 믿음



태양이 회의를 품으면 그 빛을 잃으리



완즈(Wands 지팡이) 카드는 4원소 중 불(火)에 해당한다. 양(+)의 성격을 띠며 남쪽 방향을 가리키고 트럼프 카드에서 클로버로 변환되었다. 완즈 카드는 목표를 두고 성취를 이루기까지의 힘,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강력하게 작동하는 원동력, 창조성, 생명력, 활력 등의 능동적인 에너지이다. 메이저 카드의 비밀을 여는 황금열쇠가 원형이라면 마이너 카드의 비밀을 여는 열쇠는 4원소이다. 여기서 내면세계에 있는 원소들을 살펴보면, 불(완즈)에 해당하는 직관, 바람(소드)에 해당하는 이성, 물(컵)에 해당하는 감정, 흙(펜타클)에 해당하는 것은 감각이다. 


우리 내면의 불은 직관적인 힘이다. 보고 느끼는 등의 감각적인 것과 반대편에 있으며, 현실 인식보다는 현실을 넘어서는 것을 좋아한다. 직관은 제우스의 번개처럼 번쩍하는 순간이며 창의성이 분출하는 에너지이다. 현실을 초월해 있기에 감각으로 알 수도 없고 머리로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직관적인 사람들은 타인에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신비하고 비현실적인 것을 즉각적으로 잘 받아들이는 힘이 있다.

 

타로의 완즈 카드들은 회의감을 태워 없애는 자기 신뢰의 힘과 뜨거운 열정으로 밀고나가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지팡이 형상으로 보여준다.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해와 달이 회의를 품는다면 그 즉시 꺼져 버릴 것이라고 외쳤다. 불은 목적을 인식하며 행동하는 에너지이기에, 회의감을 극복하고 과업을 성취한 신화 속 영웅들의 이야기가 불의 여정과 많이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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