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 완즈 숫자카드
타로 마이너 숫자카드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수비학을 보겠습니다. 1,2,3,4 네 숫자의 의미를 봅디다. 뒤의 숫자들은 이 네 숫자의 조합입니다.
우선 1은 시작이고, 하나입니다. 내 마음도 하나이고 타인과도 하나 되면 갈등이 없고 편안하지요. 뭔가 일할 때도, 하나로 몰두하는 힘입니다. 초점화된 힘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영원히 1의 상태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2가 됩니다. 하나에서 둘로 나누어진 힘, 그러니까 갈등처럼 보이지요. 나와 다름, 차이, 분화입니다. 하나로 있을 때 알 수 없던 것, 보이지 않았던 것 등을 알 수 있게 되고 보이게 됩니다. 새로운 측면을 알게 되는, 진정한 앎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정반합의 원리처럼, 3이라는 숫자가 탄생합니다. 그래서 3은 결과물입니다. 최종단계 단계는 아닙니다. 3은 아름다운 홀수지요.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숫자입니다. 한곳에 머물지 않고 나아가는 숫자입니다.
4는 영역을 만듭니다. 최초의 입체라고 할까요, 피라미드를 만들려면 네 개의 점이 필요합니다. 지상에 세 개 점을 찍고 허공에 한점을 찍습니다. 이 네 번째 허공에 찍는 점을, 하늘 혹은 신의 영역, 자신의 목표로 나아가야 하는 그곳 또는 신성지점이라고 상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니까 지상의 세 점을 공중에 있는 목표지점 하나에 연결합니다. 그러면 피라미드라는 입체가 만들어지지요. 4는 아주 안정적인 숫자입니다. 그래서 4는 자신의 나라, 자신의 영역을 건설하는 에너지입니다. 이미 건설한 영역을 확고하게 유지하는 힘입니다.
그리스 신화 타로의 완즈 숫자 카드의 여정은, 황금양털을 획득하기 위한 이아손의 이야기입니다. 그리스 신화 타로 카드의 특징이 여기에 있습니다. 마이너 숫자 카드에서 한 장 한 장 신화 속 인물을 대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숫자 카드는 그 해당하는 원소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한 장의 마이너 카드를 뽑았을 때, 그 한장 뒤 숨어있는 것이 있고 앞으로 발견될 것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단계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지난 간 것을 뒤로 하고, 앞으로 오는 것을 잘 받아들이는 것, 또 잘 나아가는 것, 그런 과정으로서의 삶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이아손의 아버지인 아이손은 펠리아스는 이부형제였습니다. 크레테우스 왕과 티로 사이에서 아이손이 나오고, 왕비 티로와 포세이돈 사이에서 펠리아스가 태어났던 것입니다. 이렇게 아버지가 다른 두 아이가 성장했습니다. 그러다가 펠리아스가 왕권을 빼앗아 스스로 왕이 되고 아이손을 가둡니다. 이때 펠리아스가 “어린 아이손이 성인이 되면 왕권을 물려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이아손은 왕이 된 숙부 펠리아스의 위험으로부터 떨어져, 키론에게 보호 받으며 성장합니다. 키론은 케이론 또는 그냥 켄타우로스라고도 합니다. 지난 시간에 잠깐 나왔었는데, 네펠레와 익시온 사이에서 난 자식이라고 했지요. 어떤 전설은 프릭소스의 어머니 네펠레와, 익시온과 관계한 네펠레는 다른 존재라고도 하는데, 신화는 여러 버전이 있습니다. 이 타로 그림을 그린 저자는 같은 존재라는 신화 버전을 사용했고, 그게 상당히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키론은 신들의 자식들을 가르쳤으며 영웅들의 스승입니다.
이아손은 점점 성장하여 성인 되자, 키론이 말해줍니다. 출생의 비밀을, 신화이야기에서 출생의 비밀 이야기 많이 나오지요. 대체로 그 비밀은 왕의 자식 혹은 신의 자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면서, 진정 내가 되기 위한, 정체성을 알게 되는 씨앗 같은 것입니다. 장차 큰 나무가 되고, 자기다운 삶을 꾸려가기 위해 패권을 쥐는 시작입니다. 융의 말을 빌리면, 개성화의 과정이 시작되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이렇게 이아손은 자신이 왕이 되어야 한다는 알고, 그동안 머물렀던 동굴을 떠납니다.
이올코스로 향해 가던 이아손은 강을 만납니다. 강을 건너려 하는데, 한 노파가 나타나 자신을 업고 건너가라고 합니다. 이아손은 노파를 업고 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노파가 점점 무거워지고 짓누르는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물살까지 거셉니다. 이아손은 이상함을 느끼지만 계속 나아가고, 마침내 강을 건넙니다. 이 노파는 이아손을 시험하러 온, 또는 이아손을 도와주러 온 헤라 여신이었습니다. 시험은 곧 도와주는 것이기도 하고 벌을 주려는 것이기도 하지요.
이아손은 거센 물살 때문에 한쪽 신을 잃어버리고, 한쪽신만 신은채 이올코스에 도착합니다. 사람들이 이아손을 보고 수군대고 아주 놀라는 겁니다. 누군가는 “외짝신을 신은 사내가 나타났다”하고 외쳤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내가 나타났다는 말을 들은 펠리아스는 너무 놀랐지요. 왜냐하면 한쪽신발만 신은 사내가 나타나 왕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보니, 그 사내는 이아손이었으니 얼마나 속으로 놀랐겠어요. 이아손은 숙부 펠라에스에게 왕권을 요구합니다. 펠레아스는 “왕권을 주겠다” 고 말합니다.
“단, 콜키스에 있는 황금양털을 가져와라.”
그리하여 아르고호 원정대가 꾸려집니다. 아르고는 당대 최고의 배 잘 만드는 장인의 이름입니다. 아르고가 프릭소스의 아들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튼 아르고는 지금까지는 없던 최첨단의 배를 만듭니다. 노가 50가 달렸고, 아주 크고 튼튼하고, 신의 축복을 받는 배입니다. "아르고"는 "빠르다"라는 뜻입니다. 이 의미가 강조된 카드가 8번입니다.
‘아르고나우타이‘는 아르고호 원정대에 올랐던 동료들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제우스와 레다 사이에서 나온 쌍둥이 형제 디오스크로이인,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유일한 여성 영웅 아탈란테, 그리고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오르페우스 등이 내로라 하는 영웅들이 함께 합니다.
배의 목재도 훌륭했고, 특히 뱃머리 부분의 나무는 신성한 참나무의 일부로, 아테나 여신이 직접 가져오고, 또 말하는 예언력까지 부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대단한 준비를 하고, 아폴론신전에 제사를 드립니다. 신탁의 예언도 아주 긍정적이었습니다.
신탁은 “오십명 중 한 사람, 이드몬이라는 사람 하나를 제외하고 다 무사귀환할 거”라는 예언이었습니다. 상당히 고무적이지요. 황금양털을 지키는 용과 싸워 이긴 사람이 그동안 한명도 없었기 때문에, 펠리오스 왕은 그가 죽으라 보낸 과제인데 말입니다.
콜키스로 가는 길은 험난합니다. 여러번의 폭풍을 만나고 이상한 섬에서 이상한 사람들과 괴물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 피네우스를 만나 구해주기도 합니다.
피네우스는 트라키아의 왕이었고 예언력이 출중했던 사람인데 눈을 잃고 하르피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신들의 비밀을 인간들에게 누설했다는 이유로 벌을 받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하르피아이는 '낚아채는 여자들'이라는 뜻으로, 인간의 얼굴 새의 몸을 한, 반인반조의 괴물입니다.
천신만고 끝에 콜키스에 도착합니다. 프릭소스가 하늘을 통해 거쳐갔던 거리를 이아손은 영웅들과 함께한 배를 통해 바다를 건넜습니다. 콜키스에는 아이에테스 왕이 이방인을 죽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공주 메데이아는 아르테미스 신전 사제였고요. 메데이아는 이아손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메데이아는 매우 인간적인 왕녀로서, 아버지의 이방인 살해 정책에 '말없는 반대'로 인해 감옥에 갇혀 있었고, 메데아는 수월하게 감옥을 빠져나오고, 마침 그날이 아르고호 원정대들이 도착한 날이었으며, 이때 이아손을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고도 합니다. 여러 버전이 있는데, 공통된 것은 콜키스의 왕이 이방인 살해정책을 실시했다는 것입니다.
메데이아 이야기는 다음 시간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