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9, 뜻밖의 선물
중3 학생이 퉁퉁 부은 눈으로 울면서 교실에 들어왔다.
물어보니 엄마가 약속과 달리 아이돌 콘서트에 안 보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나는 글쓰기 공책을 살짝 옆으로 밀어놓고 이너차일드 카드를 깔고 한 장만 뽑으라 했다. 아이는 아무런 기대도 없이, 귀찮지만 해준다는 식으로, 한 장 뽑았다.
크리스탈 9번이었다. 웨이트 타로의 펜타클 카드에 해당하는 카드이다. 크리스탈 카드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다. 따뜻하고 편안한 방에는 아홉 개의 초가 켜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는 선물상자가 가득 있다. 벽난로 앞에는 엄마와 소녀가 있는데, 엄마는 흔들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소녀는 엄마 무릎에 두팔을 기대고 엎드려 있다. 아이는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듣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중3 학생에게 카드 그림이 어떠냐고 물었다.
“아이가 엎드려 울고 있잖아요!”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거울처럼.
이날 이 학생은 저녁 늦게까지 학원을 다니다가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엄마가 끊어놓았다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