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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Oct 01. 2018

내가 한다

이야기와 타로 활용 자서전 쓰기 7. 1번 마법사


111111111 × 111111111 = 12345678987654321



1에 대해 아는 것은 복잡한 마음을 이끌어주면서 현실에 대한 시각으로 바꾸어주는 것 중 하나다. - 플라톤

내 손가락과 엄지 사이에는/ 땅딸막한 펜이 놓여 있다. / 난 그것으로 땅을 파리라. (‘땅파기’ 중, <쉐이머스 히니 대표 시선집> 김성곤 옮김, 열음사)

[글쓰기 미션]
1. 괄호 안의 키워드를 넣어 한 문장 만드세요. 각 문장 안에 자신의 장점이 들어가게 쓰세요. 긍정어로 쓰세요. '나는 일을 할 때 산만하지 않다'라고 쓰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일할 때 집중력이 좋다'라고 씁니다. 장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나에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여기는 것을 쓰세요. 현재형으로 쓰세요. '나는 재능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쓰는 것이 아니라 '나는 재능이 많다'라고 씁니다. 추상적으로 쓰지 않고 구체적으로 씁니다. '나는 기술이 뛰어나다' 보다는 '나는 자전거를 고치는 기술이 뛰어나다'가 더 좋습니다.

(나)
(일)
(재능)
(기술)
(행운)
(의지)  
(적극성)



타로의 메이저 카드 1번은 마법사(The Magician)입니다. 1이라는 숫자는 마법적으로 보입니다. 1은 모든 것을 낳습니다. 수를 연구하는 철학자들은 세상 모든 사물과 우주에 1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1'은 세상 모든 것 속에 숨은 '하나'를 알아내는 것, 마음의 갈등을 '하나'로 모으는 것, 상상의 세계에 떠있는 것을 현실에 실현하고자 힘쓰는 하나 된 의지를 말합니다.


꿈꾸는 소망이 현실에서 이루어지려면, 무엇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1번 마법사는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재능을 가졌습니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무엇을 쓰고 싶습니까? 왜 쓰려고 합니까? 이러한 질문들은 나에 대한 앎의 시작이지요. '나에 대한 글쓰기'는 “나와라, 뚝딱!” 하면 원하는 게 나오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니고, “수리수리 마하수리” 주문을 외면 변신하는 마법 지팡이도 아닙니다. 글쓰기는 벽을 보고 앉아 아무것도 안 나올 것 같은 땅을 한정 없이 파야하는 지루한 노동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노동이 두렵지 않고 거뜬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번 마법사 카드를 만났을 때, 우리는 마법의 힘을 믿는 '나'를 봅니다. 원하는 대로 뚝딱 나올 것 같고 변신할 것 같습니다. 마법의 힘을 믿고 싶어 지지요. 도대체 진짜 마법이란 무엇일까요? 심지도 않은 땅에서 나무가 저절로 자라 사과를 열리게 하는 힘일까요?


마법은 이미지의 힘에서 비롯됩니다. 상상으로 빚은 이미지를 현실에서 실천해 내는 힘입니다. 상상력이라는 영어 imagination은 마법사와 관련 있습니다. image와 magi는 고대 페르시아어로 '예언자'나 '마법사'를 뜻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를 누군가 우리 눈앞에서 보여준다면 마법사처럼 여겨지고 그를 따르게 될 것 같습니다. 그가 어쩌면 나의 힘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마법의 힘은 내 안에서 찾는 것입니다. 스스로 실현해 내는 힘을 찾는 것, 그 중요한 힘과 나를 연결하는 것이 1번 마법사의 핵심입니다. 나보다 더 위대한 힘과 나를 연결하는 것을 채널링(channeling)이라고 하지요. 마음의 채널을 원하는 것에 맞추는 것이 마법사의 손짓입니다.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의 1번 마법사는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손짓으로 우뚝 서 있습니다. 마치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하는 것 같습니다. 장미와 백합이 만발한 이 정원이 그의 작업실인 것 같습니다. 작업 테이블에는 4원소를 의미하는 네 가지 물건이 놓여 있고요. 그리스 신화 타로의 마법사는 십자로의 갈림길 중앙에 서 있어요. 헤르메스Hermes입니다. 여행하기 좋은 짧은 겉옷을 걸치고요. 앞에는 카두세우스caduceus와 칼과 컵, 펜타클이 있어요. 두 팔은 위와 아래로 죽 뻗고 있습니다. 그가 서 있는 뒤편에는 두 개의 길이 멀리까지 뻗어 있습니다. 헤르메스는 여행자를 안내합니다. 과연 그는 어느 길로 안내할까요?


카두세우스라는 마법 지팡이는 날개 달린 막대기에 두 마리 뱀이 교차하며 얽혀 있는 모양입니다. 카두세우스는 헤르메스의 분신과도 같습니다. 카두세우스는 '의사소통'과 '지혜와 평화의 상징입니다. 날개는 근면과 노력의 상징'이며 '막대기는 흙, 날개는 공기, 뱀은 불과 물'에 대응되어 4원소의 총합을 의미합니다. 헤르메스는 신의 의사를 전하는 메신저이면서 여행자들의 안내자, 행운의 신입니다. 그는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예기치 못한 행운을 선물로 줍니다. 헤르메스가 주는 선물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는 정신'이며 '기호를 만들어내고 또한 깨뜨리는 정신'입니다. '무엇보다 경계들을 통로로서 열어가는 해석의 정신'입니다. 헤르메스는 '해석의 기술(hermeneuein)'이라는 동사와 관련 있습니다. 지나온 삶을 돌아볼 때 어떤 사건과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 일들이 무엇과 연관되며 원인과 결과, 의미를 해석해내는 기술이 있다면 그것은 헤르메스의 도움일 것입니다. 그는 신과 인간의 세계뿐만 아니라 하계까지도 드나들 수 있는, 경계를 넘나드는 메신저입니다.(인용 부분, 최정은 <트릭스터 영원한 방랑자> p201~355에서)



델로스 섬에 있는 헤르메스 신전



헤르메스는 주로 십자로에 있습니다. 선택의 문제라서, 네 가지 물건 중 어떤 것을 고를지, 이 순간 나의 재능을 어떻게 사용할지, 생각을 어떤 방향으로 할지까지도 우리는 선택합니다. 그래서 겸허한 마음으로 헤르메스의 선물을 받아들이지만, 믿고 의지할 만한 신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는 우리를 속일 수도, 배신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가 볼 수 없지만 내면에서 우리를 돌봐주는 무의식의 힘'이기 때문에 우리를 헷갈리게 합니다. 상징의 의미가 하나가 아니듯이 그는 여러 가지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는 '삶에서 가장 어려운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 지혜를 주고 안내를 해줍니다. 삶의 패턴이 어떻게 펼쳐질지 우리는 모릅니다. 다만 기억합니다. 1번 마법사 카드를 만났을 때는 '아직 계발되지 않은 능력새로운 기회를 맞아 분출하는 시기'라는 것을요. (인용 부분, 리즈 그린 외 <그리스 신화 타로 해석 사전> p26~28에서)



헤르메스는 제우스와 마이아 사이에서 태어난다. 마이아는 '산파 혹은 '할머니'라는 뜻으로 겸손한 님프였다. 헤르메스는 태어나자마자 아폴론의 소떼를 훔치기 위해 요람을 떠난다. 어머니의 동굴을 나왔을 때 맨 먼저 만난 것은 거북이였다. "너는 행운의 징표를 얻었구나! 어디서 그런 즐거운 장난감을 얻었니? 때가 오면 아름답게 노래하겠구나" 거북이를 가지고 악기를 만든다. '헤르메스는 수금을 발명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다음으로 그는 아폴론의 소를 훔친다. 오십 마리의 소들을 뒤로 몰고 간다. 가는 방향을 반대쪽으로 속이는 것이다. 감쪽같이 소떼를 훔친 뒤 집에 돌아온 그는 수금을 안고 다시 요람에 누워 아기처럼 놀았다. 어머니 마이아가 눈치채고 야단을 쳐도, 아폴론이 와서 소떼의 행방을 물어도 헤르메스는 시치미를 뚝 뗀다. "젖을 먹는 갓난아기가 어떻게 소를 훔치나요? 저는 죄가 없답니다. 맹세할 수 있어요."  


계속 거짓말로 둘러대는바람에 결국 아버지 제우스 앞에까지 가게 된다. 너무나도 능청맞게 거짓말을 잘하는 헤르메스를 제우스는 아주 사랑스럽게 여겼고 믿음을 가졌다. 아폴론도 웃었다. 그것은 '신들의 놀이'였다. 이윽고 헤르메스는 다른 신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꼈고,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걸 파악한다. 그는 훔친 소들을 돌려주고 수금을 켜는데, 그러자 아폴론은 '경이로운 음색'과 '감미로운 열망'에 사로잡힌다. 헤르메스는 아폴론과 거래를 한다. (카를 케레니 <그리스 신화> p287~311 참고)



헤르메스의 손에 의해 수금이 된 거북이. 그리스 신전에는 지금도 거북이가 있다




마더피스 타로의 1번 마법사는 표범 가죽 옷을 걸친 여인이 나옵니다. 가죽 옷 뒤에 감춰진 여인의 알몸에서는 태양처럼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옵니다. 알몸의 손과 발은 각각 다르게 일을 합니다. 왼손에는 불을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왼발은 땅과, 오른발은 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기 다른 일 네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어요. 마르세유 타로의 1번 마법사는 테이블 위에 여러 가지 다양한 도구를 두고 양손을 따로 사용합니다. 왼손은 지팡이를 돌리고 오른손은 동전을 떨어뜨립니다. 속임수를 잘 쓸 것 같습니다. 또한 이들은 손과 발을 동시에 해내는 고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너차일드 카드의 1번 마법사는 알라딘과 요술램프 이야기의 한 장면을 응용해서 보여줍니다. 양탄자 위에 한 소녀가 지팡이와 칼과 크리스탈과 램프를 놓고, 램프의 요정을 부르고 있는데 방에는 책들이 꽂힌 책장과 새 한 마리가 열린 창문 위에 앉아 있습니다. 램프에서 뭉게뭉게 연기가 일더니 지니가 나옵니다.



옛날에 알라딘이라는 소년이 있었다. 그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친구들과 놀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다가왔다. "이름이 뭐니? 나이는?" 알라딘이 대답하자, 남자는 자기가 외국에 나가 있던 삼촌이라고 했다. 남자는 알라딘을 데리고 다니며 맛있는 음식과 멋진 옷을 사주었고, 이튿날은 더 멋진 곳을 안내하겠다며 길을 떠났다. 마을을 지나 한참 더 가니 두 산맥 사이로 난 좁은 골짜기가 보였다. 남자는 알라딘에게 나무를 구해오게 하고 모닥불을 피웠고, 불 위에서 주문을 외웠다. 그는 마법사였다. 땅이 흔들리더니 손잡이가 달린 돌문이 드러났다. "알라딘, 가서 램프를 가져와라. 다른 보물은 손대지 말고. 문제가 생기면 이 반지를 사용해라. 행운을 빈다.” 마법사는 램프를 가져오면 램프만 받고 소년은 죽일 계획이었다.


"여기 램프를 찾았어요. 저부터 꺼내 주세요." 알라딘이 말하자, 마법사는 문을 쾅 닫아버렸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알라딘은 두 손을 잡고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고민했다. 그때 커다란 존재가 나타났다. "반지의 요정입니다. 주인님, 무엇을 원하십니까?" 알라딘은 집으로 가기를 원했고, 소원은 즉시 이루어졌다. 알라딘과 어머니는 먹을 게 필요해서 램프를 팔기로 했다. 램프를 닦는데 커다란 존재가 나타났다. 램프의 요정, 지니였다. "주인님, 무엇을 원하십니까?"


그들은 지니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 얼마 뒤 알라딘은 공주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었다.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지니에게 멋진 궁전을 짓게 했고 덕분에 알라딘은 공주와 결혼하였다. 어느 날이었다. 알라딘은 사냥을 가고, 그 사이 사악한 마법사는 새 램프를 가지고 가서 마법 램프와 바꿨다. 마법사는 램프에서 지니를 불러내 궁전과 공주를 아주 먼 곳으로 옮겨버렸다.


궁전과 공주가 깜쪽같이 사라지자 임금님은 몹시 화가 났고, 알라딘은 위기에 처한다. 막막함 속에서 알라딘이 고민하는데 그때 반지가 눈에 들어온다. 알라딘은 반지의 요정을 불러내 공주와 궁전을 되가져오라고 한다. 그런데 반지의 요정은 "그것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라고 한다. 하지만 공주가 있는 궁전으로 데려다줄 수는 있었다. 알라딘은 드디어 공주와 만나고, 둘이 합심하여 사악한 마법사를 속이고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산다.




리처드 버튼 원작 박혜원 글 베로니크 듀크레 그림 <알라딘과 요술 램프> 웅진다책. 알라딘이 지하에 갇혔을 때 반지의 요정을 만나는 장면.  다빈치의 천지창조가 연상된다




반지의 요정은 우리가 했던 약속을 기억하게 합니다. 잊지 말라고 말합니다. 램프의 요정인 지니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부분, 중심적인 부분, 천재적인 재능과 연결하는 에너지를 인격적으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천재’라는 뜻의 ‘지니어스 genius는 지니genie와 관련 있습니다. 약속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당신의 지니를 부르세요.




[글쓰기 미션]
1. 어렸을 때 나는 어떤 재능을 보였었나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추측해서 써보세요. 어차피 기억은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2. 지난 1년간 꼬박 한 가지를 꾸준히 규칙적으로 한 것은 무엇입니까?

3. 나를 나무에 빗댄다면, '나'라는 나무에 달린 열매는 무엇입니까? 앞으로 맺고 싶은 열매는 어떤 건가요? 그 열매를 맺기 위해 지금 나는 어떤 자양분을 공급해야 할까요?

4. 글쓰기에 들어가는 기도문을 만들어보세요. 기도는 약속을 상기시키며 마음의 채널을 원하는 곳에 맞추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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