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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Dec 23. 2018

야성과 불굴의 의지

이야기와 타로 활용 자서전 쓰기15.  8번 힘



"전 곰이 되고 싶어요! 곰이요, 꼭 곰이 되고 싶어요!"
:
"네가 곰의 영혼을 갖고 있다면, 세 가지 시련도 쉽게 견뎌 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두 산 사이에 있는 해협을 건너야 한다. 그리고 삼일 낮과 삼일 밤 동안, 혹독한 '북풍'과 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독'과 마주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견뎌내야만 하느니라."
(벤트 할러 원작 <곰이 되고 싶어요> 문학동네 p76~77)



[글쓰기 미션] 다음 괄호 안의 키워드를 넣어 문장을 만드세요.

(새로운 출발)
(인내와 극복)
(불굴의 의지)
(동물적 본능)
(조용한 용기)
(자기 신뢰감)
(다듬어지지 않은 성품)
(내가 모르는 나의 능력)
(일곱 가지 감정을 넘어)
(교감하고 해방시키기)



이제 타로의 대비밀 카드 여덟 번째에 이르렀습니다. 8번 힘(Strength)입니다. 7번 전차의 힘과는 달리 8번의 힘은 부드럽고 수용적인 힘, 맹수를 다룰 수 있는 힘입니다. 쉬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적인 힘과 그 야성과 교감하고 해방시키는 힘에 대해 말합니다. 이 야성적인 힘은 일반적으로 동물의 왕인 사자로 표현되며 때로 용이나 다른 동물로도 표현되고는 합니다. 


깨달음을 강조하는 도마복음에도 '사자'가 나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에게 먹힘을 당하는 사자는 행복합니다. 그 사자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자에게 먹힘을 당하는 사람은 불행합니다. 그 사자도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은 '사자됨'과 '사람됨'이라는 두 가지 상호관계 속에서 사자의 속성인, 우리 속에 있는 야수성 즉 정욕, 무지, 탐욕 등을 극복하기를 당부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내면의 야수성을 대면하고 극복하지 않으면, 야수성에 잡아먹히게 되면 우리가 가진 인성이나 신성을 발현할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오강남 풀이 '도마복음 제7절' <또 다른 예수> 예담)


그리스 신화에 신성과 인성을 갖춘 존재가 있습니다. 그는 맹수와도 같은 엄청난 힘을 가진 존재입니다. 바로 '헤라의 영광'이란 뜻의 '헤라클레스(Heracles)'입니다. 헤라클레스는 헤라로부터 온갖 미움과 저주를 받았는데 말입니다.



히드라를 처치하는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인간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났다. 헤라는 태어난 아기를 죽이기 위해 뱀 두 마리를 보내지만, 아기 헤라클레스는 뱀을 손으로 간단히 죽여버렸다. 헤라는 이후 그를 광기에 휩싸이게 하고, 헤라클레스는 미친 상태에서 아내와 자식들을 죽이고 만다. 그는 신들에게 죗값을 치르게 해 달라고 간청하고, 그에 따른 죗값으로 '12 난사'를 치르게 된다. 겁 많고 사악한 왕인 에우리스테우스의 하인이 되어 12년 동안 '12가지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이다. 


그가 한 일들은, 잔인하고 무지막지한 힘을 가진 네메아의 사자를 맨손으로 죽인 것, 머리가 하나 잘리면 두 개의 머리가 생기는 괴물 히드라를 처치한 것, 3천 마리의 소를 키우면서 30년 동안 청소하지 않은 마구간을 두 강물을 끌어들여 씻어낸 것, 용이 지키고 있는 황금사과를 아틀라스에게 부탁해서 가져온 것, 뱀 꼬리에 머리가 세 개 달린 하데스의 개 케르베로스를 데려온 것 등이다. 그의 광기는 쉬 누그러지지 않아 어느 날 친구를 죽이게 된다. 그로 인해 그는 3년 간 여왕 옴팔레의 노예로 있게 된다. 이 시절 헤라클레스는 다소 부드러워진다. 여왕 옴팔레는 헤라클레스처럼 사자 모피를 두르고, 헤라클레스는 여자 옷을 입으며 시녀들과 실을 잣고 바느질을 했다.


헤라클레스가 첫 번째로 한 네메아의 사자 죽이기는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우선 사자의 거죽이 강철처럼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헤라클레스는 사자와 싸우는데 화살도 칼도 방망이도 아무 소용이 없자 맨손으로 목을 졸라 죽입니다. 사자가 그의 손가락을 물어뜯어도 그는 악착같이 아픔을 참으며 사자를 죽입니다. 엄청난 인내심이지요. 그러고 나서 사자의 발톱으로 가죽을 벗깁니다. 이때부터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존재감을 사자 가죽으로 표현합니다. 사자를 정복한 헤라클레스는 사자의 힘을 소유하게 된 것이지요. 또한 '옴팔레'라는 뜻은 우리 몸의 탯줄이 있던 자리 '배꼽'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중심', '근원'이라는 의미도 지닙니다. 헤라클레스가 옴팔레와 함께 했다는 것은 자신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 자연스런 자신의 본성에 따르는 삶이 필요함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자 가죽을 둘러쓴 헤라클레스가 '여성성'과 '변환'을 상징하는 그릇 안에 들어 있다. <위대한 어머니 여신> p464




웨이트 카드의 메이저 8번 힘 카드에는 수사자를 부드럽게 다루는 여인이 나옵니다. 여인은 편안한 옷차림을 하고 꽃과 푸른 나뭇잎으로 만든 띠를 머리와 허리에 둘렀습니다. 자연 위에 우뚝 서 있는 여인과 사자는 헤라클레스 내면의 여성성과 남성성의 상징으로 볼 수 있어요. 사자는 7번 전차에서 보았던 아레스의 공격성 못지않게 거친 야성잔인성을 가졌지만, 동물의 왕이라는 점에서 특별함을 가집니다. 사자는 열정이나 열광처럼 격렬한 감정, 흥분, 불굴의 정신력, 활력 및 생명력, 본성의 가장 강한 면을 보여줍니다. 


야수성을 어루만지는 여인의 머리에는 옆으로 누운 8자, 무한대 기호(lemniscate)가 떠 있습니다. 메이저 1번 마법사의 머리에도 있었지요. 무한대 기호의 의미는 마주하는 두 개의 원 사이의 순환을 통해 주기적으로 창조되고 유지되며 또 해체되기도 하는 등의 주기적 재생의 의미를 보여줍니다. 8은 4원소가 서로 만나며 창조하는 원리를 표현합니다. 이집트 창조 신화에 ‘나는 하나로 변한 것, 나는 둘이 으로 변한 것, 나는 넷이 여덟으로 변한 것, 그다음에 나는 다시 하나가 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8은 순환과 주기적 재생, 창조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이클 슈나이더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경문사 p269)


8번의 힘 카드는 사자의 속성을 담고 있지만 사자 카드는 아닙니다. 여성 마법사 카드라 하겠습니다. 진정한 마법의 힘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억압하고 길들이고 복종시키는 힘이 아니라, 얼굴을 마주하며 교감하고 따스함이 담긴 조용하고 강력한 힘입니다. 더 높은 차원의 힘입니다. 무시무시한 야수를 아름다운 왕자로 변모시키는 힘입니다.



옛날에 '포춘'이란 이름의 부유한 상인이 있었다. 포춘 씨는 화려한 저택에서 세 딸과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불행이 닥쳤다. 창고에 있던 물건들이 불에 타 몽땅 사라지고 물건을 싣고 오던 배는 폭풍에 가라앉고만 것이다. 그는 세 딸과 함께 외딴 시골의 오두막으로 옮겨가야 했다. 지루하고 힘겨운 생활을 하던 어느 겨울날 편지 한 통이 날아왔다. 편지에는 가라앉은 줄 알았던 배가 항구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그는 딸들에게 물었다.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이냐?" 첫째와 둘째는 "비단"과 "진주"라고 말했고 마음씨 착한 막내딸 ''은 "장미"를 원했다. 그는 기쁜 마음에 도시로 힘차게 달려갔지만 물건들은 빚쟁이들에게 다 넘어가고 빈손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다시 오두막 집으로 향하던 중 그는 울창한 숲을 지나게 되었다. 숲 속에는 아름답고 멋진 성이 있었다. 성에는 사람 하나 없었지만 식탁에는 진수성찬이, 침대에는 갈아입을 옷이 마련되어 있었다. 


하룻밤을 보낸 포춘 씨가 다음 날 성을 나설 때 아름다운 장미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막내 벨의 말이 떠올라 장미 한 송이를 꺾었다. 그 순간, 아주 끔찍하게 생간 야수가 나타났다. 야수는 장미를 꺾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했다. 포춘 씨 자신의 목숨을 내놓든지 딸을 하나 주든지 하라는 것이다. 야수는 그에게 보석을 담은 선물 상자를 주며 집으로 돌려보냈다. 포춘 씨의 말을 들은 막내딸 벨은 자신이 야수에게 가겠다고 한다. 야수의 성에 온 벨은 감옥에 갇혀 지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정성 들여 준비된 '벨의 방'을 보았다. 벨은 아름다운 방들과 정원들을 둘러보며 홀로 지내다가, 저녁 9시가 되면 나타나는 야수와 함께 식사를 했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며 차츰 가까워지는데야수는 매일 저녁 말했다. "나와 결혼해 주세요." 벨은 야수에게서 우정을 느끼지만 사랑을 느낄 순 없어서 번번이 거절했다. 


어느 날 벨은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아버지를 보고 오게 해달라고 했다. 그녀는 거울을 통해 아버지와 언니들을 볼 수 있었다. 야수는 벨을 보내주었다. "반지를 베개 위에 올려놓으면 돌아올 수 있어요. 일주일입니다. 약속을 지켜주세요. 당신이 돌아오지 않으면 나는 슬퍼서 죽을 수도 있어요." 벨은 아버지와 언니들을 만나 좋았지만, 언니들은 행복하게 사는 벨을 보고 질투가 났다. 그래서 벨이 약속시간에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일주일이 훌쩍 지나고 열흘째 되던 날 밤, 벨은 거울을 보았다죽어가는 야수가 보였다. 깜짝 놀란 벨은 야수에게 달려가고, 자신이 야수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벨이 흘린 눈물이 떨어져 야수에게 닿았다. 그러자 저주가 풀린다. 야수는 왕자로 돌아온다. 그는 오래전 왕자의 성에 찾아온 한 노파를 나쁘게 대하는 바람에 저주에 걸렸던 것이다. 눈물에 담긴 진실성이 저주를 풀었다. (맥스 아일렌버그 글, 안젤라 배럿 그림 <미녀와 야수> 비룡소 참고)



맥스 아일렌버그 글, 안젤라 배럿 그림 <미녀와 야수> 비룡소



마더피스 타로의 메이저 힘 카드는 11번입니다. 힘 카드와 정의 카드는 때때로 순서가 바뀌기도 합니다. 마더피스 타로의 메이저 11번 힘 카드에는 켈트 신화의 브리짓 여신이 등장합니다. 여신은 푸른 초원에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자세로 앉아 있어요. 그녀는 동물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편안할 뿐만 아니라 서로 신뢰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뱀과 새와 너구리와 늑대와 사자, 거미와 토끼 등 열두 마리 동물들이 함께 합니다. 여신은 오른손으로는 하얀 토끼를 쓰다듬고 왼손으로는 뭔가 빛 덩어리 같은 것을 들고 있어요. 그녀의 손끝에서 생명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지금 또 하나의 생명체를 창조해내고 있습니다. 열세 번째 동물이 창조되는 순간입니다. 여신은 우리에게 내면에서 생성되어 나오는 욕망, 불 같은 힘, 마법 같은 힘을 손에 있는 작은 태양빛 에너지로 보여줍니다. 




[글쓰기 미션]

1. 일곱 가지 감정, '희(기쁨)-노(노여움)-애(슬픔)-락(즐거움)-애(사랑)-오(미움)-욕(욕심)' 중에서 '나'를 가장 크게 성장시켰던 것은 무엇인가요?

2. '나의 가장 강한 면'이 드러날 때는 언제였나요? 그때를 떠올리며 써보세요. 색깔이 보이고 냄새가 나며 촉감이 느껴지고 소리가 들리게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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