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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Dec 14. 2018

승리를 향한 삶의 운전대를 누가 잡고 있는가

이야기와 타로 활용 자서전 쓰기14.  7번 전차



"적어도 한 가지만은 명심하여 아비의 말을 들어야 한다. 채찍질은 삼가고 고삐를 꼭 쥐고 있어야 한다. 말들은 멋대로 달리므로 제어하기가 어렵다." - 볼핀치의 '파에톤'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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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일事)
(목표)
(성취)
(성공)
(균형)
(여행)



타로의 메이저 아르카나 7번 전차(The Chariot) 카드는 원하는 곳을 향해 움직이며 이동하는 삶, 승리와 목표를 향해 달리는 삶에 대한 은유입니다. 일반적으로 전차는 두 마리의 말이 끄는 이륜마차로 표현되며 세 가지 구성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전차와 전차를 모는 사람, 전차 앞의 동물이 그것입니다.


전차는 인간의 을, 전차를 모는 사람자아 및 사고를, 전차를 끄는 동물생명력성향을 의미합니다. 타고난 본성과 성격을 담은 몸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겪는 매일의 연속된 과정을 삶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목적에 의해 무언가를 선택하고 주체적으로 운전대를 잡고 나아가는 경험의 과정이지요. 이때 '나'가 적극적인 의지로 선택하며 나아가는지 혹은 때때로 간이역을 거치며 천천히 나아가는지,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지는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목적을 가지고 여행하는 전차는 오늘날의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택시나 버스, 트럭, 기차나 지하철, 배 혹은 비행기처럼 여행의 목적에 따라 차의 종류가 달라지듯 전차의 성향 역시 달라집니다. 전차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은 앞에 있는 동물에 의해서입니다. 천사들이 끄는 전차는 영원을 나타내고, 검은 황소는 죽음, 코끼리는 명성을, 백마는 태양의 속성고양이가 이끄는 여신의 전차는 달의 속성을 보여줍니다. (잭 트레시더 <상징 이야기>, 진 쿠퍼 <그림으로 보는 세계 문화 상징 사전>)


그리스 신화 타로의 전차 카드에는 아레스가 등장합니다. 아레스는 전쟁의 신입니다. 아테나도 전쟁의 신이지만, 아테나가 지혜와 전략으로 하는 전쟁이라면 아레스는 몸으로 하는 전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아레스는 머리보다는 근육질의 몸을 무기로 삼고 전쟁 자체를 즐기는 신입니다. 그는 움직일 때마다 아들(혹은 시종)인 데이모스(두려움)와 포보스(공포)를 거느립니다. 전쟁은 두려움과 공포로 가득하지요. 두려움과 공포가 크면 클수록 전리품도 큽니다.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고 쟁취한 승리는 더 큰 성장을 가져옵니다. 이렇게 얻은 강한 의지와 용기는 황금 사과만큼이나 아름답고 중요한 전리품이지요. 아레스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연인입니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 데이모스와 포보스도 있지만, 하르모니아(조화)도 있습니다. 이로써 전쟁과 사랑 사이에 조화로운 균형이 생겨납니다. 우리는 전차 카드에 이르러 삶은 갈등과 투쟁을 통해 사랑과 조화에 이르는 게 된다는 것을, 그리하여 '나'는 두려움과 공포를 지나 거친 야성의 세계와도 같은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고 승리하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스 석관 벽에 그려진 전차
그리스 박물관에 전시된 전차 부조
그리스 화병에 그려진 전차



웨이트 타로 카드의 전차에도 영웅이 등장합니다. 이 영웅은 아프로디테를 연인으로 둔 아레스이며, 수수께끼를 풀어 스핑크스를 죽게 한 오이디푸스이며 또 아버지 제우스의 태양 마차를 몰게 해 달라고 조르는 파에톤이기도 하며, 살생 없이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우루크의 어린 왕자 루갈반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바로 당신입니다. 우리의 영웅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영웅적이었던 삶은 지금 삶과 단절되어 있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요. 분명 영웅적으로 삶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는데도 마치 남의 일처럼 말입니다. 그 승리와 연결되어 있지만 단절된 것 같은 느낌은 7이라는 숫자의 의미와도 관련 있습니다. 7은 연결과 단절의 수입니다.


1×2×3×4×5×6×7 = 7×8×9×10 : 7이 왼쪽의 끝과 오른쪽의 시작에 위치함으로써 연결 역할을 하고,

1×2×3×4×5×6    =   8×9×10 : 7이 왼쪽과 오른쪽 양쪽에 없음으로써 단절된 느낌.


삶에서 7은 아주 많습니다. 일주일을 비롯해 무지개색, 7음계, 7년 주기(0-7-14-21-28-35-42-49-), 7개 차크라, 아폴론의 리라 일곱 줄, 아스텍인의 일곱 개의 입문 동굴, 중세 7교과목(더 큰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사다리), 납을 금으로 변환시키는 연금술 과정의 일곱 금속, 이슬람 순례자의 카바신전 7바퀴 돌기, 신의 7가지 속성, 성령의 7개 선물, 7가지 성사, 7가지 큰 죄, 일본의 7복신七福神 등 7에 관한 상징은 매우 많습니다. 우리는 메이저 아르카나의 일곱 번째 카드에 이르러 하나의 주기가 형성됨을 봅니다. 일주일과 같은 하나의 주기가 끝나면서 동시에 새로운 주기의 시작이기도 한 과도기적 성격 안에서 우리는 전차의 의미를 살펴봅니다.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의 7번 전차. 앞에 있는 여섯장의 카드가 상징적으로 모두 담겨 있다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해리가 경기에서 승리를 의미하는 '스니치'를 입에 넣었다가 손바닥에 뱉어놓는다. 전차 카드에는 황금색 공에 파란색 날개로 표현되어 있다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의 전차 카드에는 메이저 1번부터 6번까지의 카드가 상징적으로 다 들어있습니다. 전사가 들고 있는 마법봉은 1번 마법사를, 전사의 양쪽 어깨에 있는 달과 스핑크스의 색깔은 2번 고위여사제를, 머리 위의 별들, 왕관 및 초록색의 자연은 3번 여황제를, 돌처럼 딱딱한 전차의 사각형과 뒤에 있는 성곽들은 4번 황제를 상징합니다. 5번 교황은 전사가 입고 있는 옷과 꼬리 내린 스핑크스의 엎드린 자세로 표현되고 있어요. 그가 입은 옷은 제사장의 복장입니다. 가슴과 허리띠와 팔 소매를 통해 그가 대제사장의 옷과 장식물을 취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이집트의 사제들이 허리 아래에 두르던 '에봇'을 하고, 유대교 사제들이 신의 뜻을 물을 때 사용하는 물건인 '우림과 툼밈'을 가슴에 달고 있어요. 6번 연인은 전차에 장식된 빨간색 팽이처럼 생긴 '링감과 요니'로써 여성성과 남성성의 통합을 보여줍니다. 메이저 아르카나의 여정은 0번 바보의 여행 과정을 보여주는데, 전차는 지금까지 지나온 카드들 즉 지금까지의 원형적 경험을 다 싣고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아의 신화' 여행 끝에서 보물을 찾는 산티아고 (파올로 코엘료 <연금술사> 표지 사진)


산티아고는 경탄을 감출 수 없었다. 어제 강렬한 광채로 그를 사로잡았던 바로 그것이었다. 노인은 겉옷 속에 보석이 박힌 금으로 된 묵직한 흉패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 “자, 이걸 받게나.” 노인은 금으로 된 흉패 한가운데 박혀 있던 흰색과 검은색의 보석을 하나씩 빼냈다 “우림과 툼밈이라네. 검은 것은 ‘예’를 뜻하고 하얀 것은 ‘아니오’를 뜻하지. 표지들을 식별하기 어려울 때 도움이 될 걸세. 하지만 언제나 분명한 질문이어야 하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자네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하게. …… 만물이 다 한가지라는 것을 명심하게. 또한 표지가 말하는 것을 잊지 말게. 특히 자아의 신화의 끝까지 멈추지 말고 가야해.” (파올로 코엘료 <연금술사> 문학동네 p59~60)



그런데 전차를 달리게 하는 것은 누구일까요? 전사일까요 스핑크스일까요? 전사는 스핑크스를 잡고 있지 않습니다. 고삐가 없습니다. 또한 전사의 몸은 돌처럼 생긴 마차에 붙박여있습니다. 사각의 전차 틀 자체가 그의 다리인 것처럼 보입니다. 빠져나올 수 없는 저 돌의 전차는 4번 황제의 의미이면서 동시에 카르마 혹은 집단무의식, 유전자 속에 든 정보,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오래된 습성 등을 상징합니다. 돌아보면 영웅적으로 이루어낸 어떠한 일들이 과연 '나' 개인의 힘으로만 이룰 수 있었까 싶습니다. 저 너머 '나'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힘이 있는 것을 어렴풋이 느낍니다.


우리는 어느 시점에서 의지적으로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사실은 내 삶을 이끄는 것은 '나'가 아니라 다른 어떤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눈을 찌르기 직전에 그것을 깨달았겠지요. 오이디푸스가 눈을 찌르고 암흑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스스로 내면의 지혜를 찾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흑백의 스핑크스를 통해 신화 속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스핑크스는 여행자에게 수수께끼를 냅니다. "아침에는 네 발로 걷고 낮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동물은 무엇인가?" 오이디푸스가 "인간"임을 말하자 스핑크스는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지요. 오이디푸스는 영웅이 됩니다. 왕위에 오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생의 지도 위의 한 점, 운명이라는 커다란 힘의 일부분임을 나중에 깨닫게 되지요. 운명에 저항하고 사명감을 인지하고 지혜를 수용하는 상징이 오이디푸스라면, 스핑크스는 질문을 던지고 과감히 뛰어내리기도 하는 내면의 괴물 같은 힘입니다. 우리 삶이 수수께끼처럼 풀기 어려울 때 스핑크스는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스핑크스는 지금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요?


전차를 이끄는 것은 인간의 의지보다 운명이나 무의식, 자기 안의 본성, 신, 우주 에너지 등일지도 모릅니다. 만약에 내면 성찰 도구로 이 전차 카드를 만났다면, 내가 진정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깊이 숙고해볼 만합니다. 그 무엇이 되었든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온전히 지금 여기에서 행복을 맛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목표에 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길을 달리는 지도 중요하지요. 삶의 운전대를 누가 잡고 있는지, 정말 내가 잘 잡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달리면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얻었는지, 하늘의 별빛은 어땠는지 뺨에 닿는 바람의 촉감은 어땠는지 경험 그 자체를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집트 신화의 '하늘의 신'인 '누트' 여신이 세상을 감싸고 보호하고 있다. 에리히 노이만 <위대한 어머니 여신> 살림 p345


마더피스 타로의 전차에는 하늘의 여신과 아마존의 여전사가 나옵니다. 이집트 신화의 하늘의 여신 누트(Nut)가 초록색 지구를 감싸고 있는데 몸에는 별자리 중 게자리(Cancer)가 있어요. 게자리는 보호하는 힘이 강한 별자리입니다. 여신이 보호하는 전차는 날개 달린 두 마리 염소가 끌고 있어요. 염소 한 마리는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고 다른 한 마리는 땅을 보고 있는데 이는 흑백의 스핑크스처럼 양극단 사이의 균형을 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차의 바퀴 옆에는 고르곤의 방패를 달았는데 이는 부정한 것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경고의 메시지이고요. 전사는 오른손에는 양날 도끼를 들고, 왼손에는 사과를 들었습니다. 나비 모양을 한 양날 도끼는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하는 것처럼 내면의 변형을 상징합니다. 전사로 살아가는 우리는 여신의 보호력 속에 있으며 획득한 과일을 들고 다음 단계로 나아갑니다. (Karen Vogel <Motherpeace Tarot Guidebook> 참고)


크레타의 고고학 박물관에 있는 양날도끼. 양날도끼는 변형의 상징



옛날 옛날 한 오천 년 전쯤에 우루크라는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에는 많은 신들이 있었다. 하늘의 신, 태양신, 달의 신, 대지의 신 등 그중 전쟁과 사랑의 여신인 이나나의 보살핌을 받으며 나라는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어느 날 왕은 이웃 나라 아라타를 정복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라타에는 아름다운 돌들이 많고 뛰어난 기술의 석공들과 청금석 등의 보석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왕과 왕자들은 군대를 이끌고 전쟁에 나섰다. 그 속에 어린 왕자 루갈반다도 있었다.


전쟁에 나선 왕의 군대. 웅장한 자연 앞에서 작고 초라한 모습이다. (<루갈반다> p19)


깊은 산속을 행군하던 중 루갈반다는 갑자기 쓰러진다. 형들은 그를 동굴에 두고 행군을 계속해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앓던 루갈반다는 다행히도 며칠 뒤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깊은 숲에서 길을 찾지 못해 헤매던 중 커다랗고 무시무시한 괴물 새를 보게 되었다. 그는 용기를 내어 새의 둥지로 갔다. 혼자 있는 아기새에게 먹이를 주고 둥지를 예쁘고 성스럽게 꾸몄다. 그걸 본 어미 새는 그에게 "보답을 하겠노라. 원하는 걸 말하라"고 한다. 루갈반다는 전쟁 영웅도, 엄청난 재산도 원하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달리는 것뿐입니다. 계속 달려도 결코 지치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결코 약해지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햇빛처럼 춤을 추고, 불꽃처럼 뛰어오르고, 번개처럼 달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고 싶습니다."

 

괴물 새는 소원을 들어주었다. 루갈반다는 그 힘으로 왕과 형들이 있는 군대로 갈 수 있었다. 우루크의 군대는 아라타를 정복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다. 신의 음성도 들리지 않았고 신의 보호력도 기대할 수 없었다. 왕이 이나나 여신의 신전에 갈 병사를 찾았으나 아무도 가려하지 않았다. 그때 루갈반다가 자신이 다녀오겠다고 나섰다. 루갈반다는 햇빛처럼 춤을 추고 불꽃처럼 뛰어오르고 번개처럼 달려 신전으로 갔고 이나나 여신의 말을 들었다. 루갈반다는 다시 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여신의 말을 전했다. 


"기름진 땅과 크고 작은 물고기가 노니는 강을 찾아야 합니다. 강 옆에 있는 버드나무로 물통을 만들고요. 강에서 가장 큰 물고기를 신들께 바치면 아라타를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라타를 부수면 안 됩니다. 아라타의 보석들과 석공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것입니다."


우루크의 왕은 그대로 따랐다. 전쟁은 끝나고 평화가 왔다. 루갈반다는 나중에 왕이 되었고, 또 나중에 영웅 길가메시를 낳았다고 한다. (캐시 핸더슨 글 제인 레이 그림 <전쟁을 승리로 이끈 우루크의 영웅 루갈반다> 비룡소)


왕으로부터 깃발을 건네받는 루갈반다 (<루갈반다> p63)



[글쓰기 미션]

1. 당신 삶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구체적으로 답하세요.

2. 당신에게 던져진 삶의 수수께끼는 무엇입니까? 풀리지 않는 그것은 무엇입니까?

3. 승리의 기쁨, 행복의 맛을 오래 지속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4. 다음 문장에 이어서 써보세요.

내가 하는 일은



그러나 전쟁터에서 우리는 문득, 살아 있음의 체험 안으로 한 발 물러서게 됩니다. 삶은 고뇌로운 것, 고통스러운 것, 그리고 무서운 것이다…… . 그러나 나는 살아 있다…… . 전쟁은 이런 경험을 느끼게 합니다. (조셉 캠벨 <신화의 힘> 21세기북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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