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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Jan 20. 2019

운명이라는 이름의 수레바퀴

이야기와 타로 활용 자서전 쓰기 17.  10번 운명의 수레바퀴


목마가 돌기 시작했고, 나는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피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 아이들은 모두 다 공짜로 한번 더 타기 위해 황금의 링을 잡으려 하고 있었다. …… 아이들이 황금의 링을 잡으려고 할 때는 아무 말도 하면 안 된다. 그러다가 떨어져도 할 수 없다.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글쓰기 미션] 괄호 안의 키워드를 넣어 문장을 만드세요.

(운명)
(기회)
(순환)
(타이밍)
(삶의 전환)
(원인과 결과)
(주기적인 변화)



10은 완성과 경계의 수입니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1은 근원, 2는 이중성, 3은 성스러움, 4는 지상의 수'로 보았는데요. 네 숫자를 더한 값이 10(=1+2+3+4)이 되기에 10을 완벽한 수로 보았습니다. 모든 것을 포함한 완성의 수이면서 또 다른 주기의 시작을 알리는 경계로 보았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데메테르는 딸 페르세포네(2번 고위여사제 참조)를 열흘째 되는 날에 찾습니다. 북유럽 신화의 오딘(9번 은둔자 참고)도 생명의 나무에 매달려 있다가 열흘째 되는 날에 인류의 지혜를 얻습니다. 텔레마코스(5번 교황 카드 참고)의 아버지 오디세우스는 10년 만에 트로이를 함락했고, 또 10년에 걸친 여행 끝에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10은 손가락 열 개로, 히브리어 알파벳의 10번째 'Jod'로 표현되며 이 문자는 ‘손’이라는 뜻이 있답니다. 로마 문자의 10은 ‘X’이며 이 문자는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크리스마스를 X-마스라고 하지요. 유대 신비 종교인 카발라에서는 1에서 10까지의 수학적 원형을, 우주의 창조 과정에 대한 지혜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신성한 도구로 생각했답니다. 이 카발라의 열 가지 측면들은 천상에서 지상으로 이어지는 통로와 보이지 않는 신성한 것이 보이는 것으로 실현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과학에서는 ‘모든 것의 이론’이라 불리는 물리학이 있습니다. ‘끈 이론’이라고 하는데 이 이론에도 10이 등장합니다. 길이와 폭과 넓이라는 공간의 3차원성은 그 각각은 3차원으로 또 이루어져 있으며, 이에 더하여 시간 차원이 하나 더 추가되면 10차원이 됩니다. 수와 관련된 의미는 숫자가 커질수록 주기를 그리는 폭이 커지고 의미 역시 복잡하고 다층적이 됩니다. 삶의 변화 주기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복잡해지며 다양한 무늬를 그리게 됩니다. 삶은 개개인이 베틀 앞에 앉아 시간의 나날들을 직조해 나가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무늬의 패턴과 주기를 형성하는 커다란 천이 됩니다.


팥쥐와 콩쥐가 베 짜는 장면 (김선진 그림 김순정 글 <콩쥐팥쥐> 을파소)



우리는 반복된 삶을 살며 이따금씩 변화를 겪습니다. 변화행운일 때도 있고 불행일 때도 있지요. 행운인 줄 알았는데 불행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고 불행이었던 것이 행운으로 변주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변화는 숙제를 던져주기도 하는데, 받은 숙제를 하지 않으면 한 바퀴 회전한 뒤에 또 옵니다. 더 커져서 오지요. 하기 싫거나 두렵거나 바쁘거나 어떤 이유로 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 또 옵니다. 전보다 더 커져서 오지요.


주기적으로 오는 행운이나 불행 혹은 숙제 같은 것은 신의 가면처럼 모양과 색깔이 달라져서 오기에 처음에는 다르다고 느끼지만 나중에는 같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뒤늦은 깨달음, 지금 알게 된 것을 과거에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 이런 식의 앎도 운명의 한 섭리일지 모릅니다. 뒤늦더라도 조금씩 자신의 운명을 알아가는 것이 자신을 더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 연금술일지 모릅니다.


각기 다른 삶의 운명을 돌리는 것은 누구일까요? 세상과 '나'를 창조한 , '그분'일까요? 그분은 태어날 때 운명을 점지해주는 삼신할미 같은 존재일까요? 아니면 어떤 더 강력한 에너지일까요? '나'란 존재의 유전자 정보를 거슬러 올라가고 올라가고 아주 많이 올라가야 만나는 조상님일까요? 나도 기억할 수 없는 전생의 일까요? 아니면 나도 모르게 하는 그 모든 것의 근원인 무의식의 중심일까요? 도대체 그분은 '나'의 몸 밖에 있을까요 안에 있을까요? 혹시 지구의 중심인 에 있을까요? 땅 속에 있다가 불쑥 나타나서 놀라게 하고 무섭게도 했다가 선물을 주는 도깨비나 난쟁이 같은 존재일까요? 운명은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 걸까요? 이와 관련한 수많은 질문과 상상 끝에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모이라 (또는 모이라이 Moirai)'라는 운명의 여신들을 만납니다.


'모이라 moira'는 '부분'이라는 뜻입니다. '차오르고 충만해지고 기울어지는' 달의 세 부분처럼,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변화처럼, 셋이면서 하나이기도 한 이들 '모이라'들은 클로토 Klotho, 라케시스 Lachesis, 아트로포스 Atropos입니다. 나이가 젊은 클로토는 물레에서 실을 잣습니다. 성숙한 여인인 라케시스는 실의 길이를 재고요, 노파인 아트로포스는 손에 가위를 들고 있습니다. 모이라이는 우리 '인생의 세 가지 단계'를 상징합니다. 동굴에서 지내며 황금 바퀴처럼 생긴 커다란 물레를 돌립니다. 인간 '삶의 나날들을 실로 만들어'냅니다. (카를 케레니 <그리스 신화>, 줄리엣 샤먼 버크<그리스신화타로해석사전> 참고)


수많은 날들 중에서 단 '하루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날'이지요. '피할 수 없는 어느 날'에 아트로포스는 실을 자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죽음을 연습합니다. '작은 죽음'이라 불리는 '잠'을 매일 밤마다 잠으로써 죽음을 연습합니다. 작은 죽음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아누비스나 오시리스를 만나고 또 망각의 강을 건너 아침에 다시 태어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탄생과 성장과 죽음. 이런 매일의 순환하는 경험은 '나'의 내면 속에 한 권의 으로 기록되고 있을 것입니다. 나의 의식은 모르지만, 나의 머리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을 잊어버리지만, 미스터리한 이야기와 수많은 사건들의 원인과 결과를 나는 기억 못 할지라도 분명 '나'의 어딘가에 기록되어 있을 것입니다. 가슴이나 심장 또는 '나'의 전체 혹은 그 어딘가에.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한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건가? (파스칼 메르시어 <리스본행 야간열차>)




웨이트 타로의 10번 운명의 수레바퀴(X. The Wheel of Fortune)에는 가운데 커다란 바퀴가 있습니다. 세 개의 원으로 이루어진 바퀴이며, 이 바퀴의 표면에는 세 동물이, 바퀴의 안쪽에는 문자와 기호들이 쓰여 있습니다. 바퀴 맨 위에는 칼을 든 스핑크스, 왼쪽에는 세트, 오른쪽에는 아누비스가 있습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지키는 스핑크스는 파라오를 수호하는 역할을 하며 수수께끼 같은 삶에서의 승리를 상징(7번 전차 참조)합니다. 칼을 든 스핑크스는 분별력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듯합니다. 인간의 지성과 언어가 얼마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지, 과연 삶의 표피적인 부분과 중심을 얼마나 잘 분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왼쪽에 있는 뱀은 아래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뱀은 형 오시리스 Osiris를 죽이고 왕이 되려 했던 이집트의 사악한 왕 세트 Seth를 가리킵니다. 뱀을 티폰 Typhon으로 보기도 합니다. 여기서 뱀은 지혜와 치유, 창조의 에너지를 상징하면서 또한 실패와 악에 대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바퀴 표면의 오른쪽에 있는 동물은 사자(死者)를 오시리스에게 인도하는 이집트의 아누비스 Anubis입니다.


옛날 옛날에 오시리스와 이시스가 이집트를 다스리고 있었다.  어느 날 오시리스가 세계 여행을 떠났다. 그러자 동생 세트는 자신이 왕이 되려고 마음먹었다. 오시리스가 여행에서 돌아오자 세트는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 잔치판 한가운데는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관이 하나 놓여 있었다. 초대받은 신들이 하나같이 감탄하며 부러워했다. 세트가 말했다. "이 관이 몸에 딱 맞는 신에게 선물로 드리지요!" 너나 할 것 없이 신들이 관에 누워보았지만 맞지 않았다. 오시리스 몸에 딱 맞게 제작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오시리스가 관에 누웠다. "딱 들어맞는구려. 이 관은 내 것.."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세트는 관 뚜껑을 꽝, 닫아버렸다. 관은 나일강에 던져졌다. 이시스가 그 소식을 듣고 나일 강에 가서 오시리스를 찾았으나 이미 죽은 상태였다. 남편을 잃은 이시스는 슬픔에 빠져 운다. 그녀의 슬픔은 나일강의 풍요를 거두고 강물도 말라버리게 했다. 이시스가 남편의 시신을 미라로 만들자 강물이 되살아나고 오시리스도 되살아난다. 이로써 오시리스는 부활의 신이 된다.



바퀴 안에는 히브리어 문자, 라틴어 문자, 연금술 기호가 있어요. 우선 가장 바깥쪽의 바퀴 표면을 들어가면 안쪽에 י ה ך ה와 TARO가 있습니다.  י ה ך ה ('요드 헤 바브 헤 '라고,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읽습니다. YHVH라고도 씁니다) 이는 하느님의 이름을 의미합니다.


히브리어 문자 사이사이에 TARO 가 쓰여 있는데 이것은 다음과 같이 조합해 볼 수 있습니다. 타로 TAROT 카드를 의미하는 TARO, 유대 경전을 의미하는 TORA (TORA는 웨이트 카드 2번 고위여사제의 팔에 감추어져 있었지요), 운명의 수레바퀴에서의 '바퀴'를 의미하는 ROTA, 또 '말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ORAT (영어의 orat는 '연설가'라는 뜻입니다). ATOR 아토르는 이집트의 생명의 여신입니다. (영어의 ator 도 뭔가를 '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더 안쪽의 바퀴를 들어가 보면 연금술 기호가 있습니다. 수은, 유황, 물, 소금을 기호로 표현되어 있어요. 연금술은 더 상위의 가치로 만들기 위한 훈련과 과정, 황금처럼 귀한 것에 대한 비밀스러운 학문이었습니다.


카드의 네 모퉁이에는 날개를 단 네 존재가 있습니다. 모두 책을 보고 있어요. 이들은 사복음서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을 기록한 저술가들이며 사원소를 상징합니다. 천사(마태)는 공기를, 사자(마가,마르코)는 불을, 황소(루가)는 흙을, 독수리(요한)는 물을 상징합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그동안 살아오면서 사원소의 조합으로 만들어낸 생각과 열정과 감각과 감정 들의 다양한 경험들을 보라고 일깨워줍니다.


책은 그동안 살아온 삶의 체험이며 각 사람마다의 심연에 존재합니다. 이제 내면의 기록서를 볼 때입니다. 내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돌아보고 기록합니다. 나를 둘러싼 주변 관계가 이해되고 삶의 의미를 찾습니다.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경험들이 선명해지고 감사하게 됩니다. 실패의 체험이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내 작은 머리로는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섭리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삶에 대한 깊은 신뢰감이 되살아납니다. 그것이 나의 개성이라는 것, 정체성이며 비밀스러운 '나'의 이름임을 알게 됩니다.



우연히 왕이 비밀스러운 이름을 듣게 되고 왕비는 문제를 해결한다. (스베틀라나 우슈코바 그림, 이상교 글,  <톰팃톳>  시공주니어)


옛날에 엄마와 딸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파이를 다섯 개 구웠는데 너무 딱딱했다. 엄마가 딸에게 말했다. "찬장에 넣어두렴. 좀 놔두면 파이가 다시 돌아올 거야.” 좀 놔두면 파이가 부드러워질 거라는 말을, 딸은 파이가 다시 생긴다는 말로 잘못 알아들었다. 딸은 파이 다섯 개를 다 먹어치웠다. 이 일을 안 엄마는 물레를 돌리며 노래를 했다. “우리 딸은 파이를 하루에 다섯 개나 먹네.” 왕이 지나가던 길에 노래를 듣고 다시 불러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노랫말을 바꾸었다. “우리 딸은 실을 하루에 다섯 타래나 잣는다네.”


왕은 딸과 결혼하기로 했다. "일 년 중 열한 달은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즐겁게 지낼 거요. 마지막 한 달은 하루에 다섯 타래씩 실을 날마다 자아 주기만 하면 된다오. 하지만 그렇게 못하면 죽게 될 게요.” 왕비가 된 딸은 궁궐에서 잘 지냈다. 시간이 흘러 열한 번째 달이 지나자 왕은 왕비를 물레가 있는 방으로 데리고 갔다. “매일 다섯 타래씩 실을 자아야 하오. 못하면 죽게 될 게요.”


혼자 남은 왕비는 엉엉 울었다. 그때 작은 동물이 나타났다. “걱정 마. 내가 매일 실을 자아 줄게. 대신 내 이름을 알아맞혀야 해. 한 달 동안 하루 세 번씩 기회를 줄게. 못 맞히면, 넌 나랑 결혼해야 한다.” 왕비는 이름쯤이야 금방 맞힐 것 같아 약속을 했다. 이때부터 날마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 왕은 실을 자을 재료를 방에 넣어주고 문을 잠그고 가면, 작은동물이 와서 재료를 가져갔다가 저녁에 다섯 타래의 실을 가져오고, 왕비는 이 동물의 이름을 맞히려 세상의 온갖 이름을 다 불러보지만 번번이 틀리고 만다.


마지막 날이 되었다. 왕비는 이날도 이름을 맞히지 못할까 봐 걱정이 태산이었다. 식탁 앞에 앉았는데, 갑자기 왕이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 숲에 갔다가 우연히 괴상한 동물을 봤지 뭐요. 혼자 물레를 돌리며 노래를 부르더군. 아무도 자기 이름을 모를 거라면서 자기 이름으로 노래를 하더군." 왕비는 작은동물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저녁이 되자 작은 동물이 왔다. “내 이름을 맞혀봐.” 왕비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다른 이름을 두 번 댔다. 작은 동물이 말했다. "이제 끝이야. 한번 남았어. 이번에도 못 맞히면 나랑 결혼해야 해.” 작은 동물이 신이 나서 좋아하고, 왕비는 조용히 일어났다. 그러고는 큰 소리로 이름을 노래했다. “네 이름은 톰팃톳, 톰팃톳, 톰. 팃. 톳.” 그러자 작은 동물은 깜짝 놀라더니 순식간에 도망갔고, 그 뒤로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스베틀라나 우슈코바 그림, 이상교 글, <톰팃톳> 시공주니어 참고)




마더피스 타로 메이저 10번 운명의 수레바퀴



마더피스 타로의 운명의 수레바퀴는 점성학적 영향과 주기적인 변화에 대해 주목하라고 말합니다. 왼쪽 동그라미 표시는 상승궁(ascendent)이며 양자리입니다. 이어서 오른쪽 화살표 방향으로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사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가 옵니다. 운명의 수레바퀴의 시기는 '익숙했던 삶에서 우리를 끌어내어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 줄 때'를 말합니다. (인용부호는 해설서 참고) 각 별자리에 대한 설명은 필자의 글 25화 '지금 어느 별자리 시기를 지나고 있을까'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글쓰기 미션]

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때는 언제입니까? 어떤 일이 있었나요? 그 일이 생긴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변화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당신은 어떻게  변화했습니까? 그 일을 통해 배운 것은 무엇입니까?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한 장면. 라틴어 교사 그레고리우스는 빨간 외투 속의 작은 책을 통해  다른 삶의 주기에 접어든다. 우연은 운명처럼 그의 삶을 변화시킨다.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한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건가?"……

남아 있는 부분은 의미가 아주 큽니다.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해도 우리 삶에 색깔을 입혀주고 멜로디를 주는 건 바로 그 부분입니다. 그 나머지 부분이 어떻게 구현되는가에 따라 자기 삶이 만족스럽거나 진실하게 흘러가겠지요. 하지만 …… 우리 인간의 불행은 대개 감정과 판타지를 언어로 잘 다루지 못하거나 그것들을 말로 표현할 용기를 갖지 못하는 데서 옵니다. …… 우리 내면에서 요구하는 모든 삶을 다 살아낼 수 없습니다. ……

"나머지 부분은 당신의 판타지를 놓아두는 공간이다."

(파스칼 메르시어 <리스본행 야간열차> 들녘 p57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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