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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Sep 20. 2018

다양한 경우의 수

이야기와 타로 활용 자서전 쓰기 5

어떤 수(數)를 좋아하시나요?


우리는 어떤 수는 좋아하고 어떤 수는 싫어합니다. '운수(運數) 좋은 날'의 수도 어쩌면 행복을 부르는 어떤 숫자가 아닐까요? 숫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숫자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여기는 학문을 수비학(數秘學)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수학과는 조금 달라 보이지요. 옛날 사람들도 저처럼 수(數)를 특별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아주 먼 옛날 원시적인 사회에서는, 그러니까 아주 근원적인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때 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수를 알고 계산하기까지 하는 사람은 특별한 힘을 지닌 사람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잭 트레시더(<상징이야기> , 도솔, 2007, p228)에 따르면 옛날 사랍들에게 수는 '신이 부과한 질서의 상징이며 우주의 조화를 알아내는 암호 열쇠'였습니다. 인도에서는 수의 연구가 '창조의 원리와 시공간의 법칙의 비밀'에 다가가는 학문으로 믿었고요. '아스텍인들은 각 기본수에 신과 성질, 방향, 색깔 하나씩을 할당'했는데 그 이유는 '수는 신들이 세계를 통제하는 수단이었으므로 각 숫자에는 특정한 의미가 딸려 있다'는 겁니다.


기원전 580년 경, 당시로써는 아주 앞선, 심오한 지식을 탐구할 두 사람이 태어납니다. 인도에서 고타마 싯달타가, 그리스에서 피타고라스가 탄생합니다. 싯달타가 인간 고뇌의 근원과 해탈을 연구할 때 피타고라스는 수를 연구합니다. 싯달타가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때 피타고라스는 "모든 것은 수로 통한다"고 외칩니다. 


한마디로 수는 인간과 신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학문적 도구였던 것입니다. 철학이었지요. 철학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그리스의 철학자 피타고라스(기원전 580~500)입니다. 그는 어느 날 "당신은 지혜로운가?"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는, "나는 지혜롭지는 않지만, 지혜를 사랑한다"고 답합니다. 이때 '필로소피(philosophy 철학)란 단어가 만들어집니다. 피타고라스는 '홀수와 짝수의 상호작용 속에서',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 '직선과 곡선' 등 상반된 것들의 활동으로 이루어진 세상 만물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피타고라스는 말했습니다. "모든 것은 수로 통한다."고요. 그 뒤 플라톤은 아카데미에서 '수학을 필로소피아(philosophia)의 필수과목'으로 정합니다. '필로소피아'는  '지혜에 대한 사랑', '영혼을 진리로 고양시키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인도의 수학자이자 교수, 기하학의 대가이며 디자이너이기도 한 마이클 슈나이더(<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경문사, 2015)는 '수학은 전체적인 것이지만'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학에 대한 접근 방법을 세 가지로 나눠 설명해줍니다. 


첫 번째 접근 방법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으로  '세속적 수학'입니다. 세속적 수학은 계산을 잘 하게 해 양적인 측면에서 유용하지만 '수학에 다른 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게 돼 '잠재적 지혜에 둔감하게 만든다'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 접근 방법은, '철학적 수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징 수학'입니다. 그래서 '수학자와 과학자는 패턴을 우주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서로 간주하고 연구'한다고 합니다. '자연은 기하학적 문자로 쓰여진 책'에 비유할 수 있고요. 마이클 슈나이더는 이해를 돕기 위해 1611년에 쓴 갈릴레이의 글을 인용합니다.


철학은 이 웅장한 책 -즉, 우주-에 쓰여진다. 이 책은 우리 시야 앞에 항상 펼쳐진 채 서 있지만, 그 언어를 이해하고 그 언어를 쓴 문자를 해석하는 법을 먼저 배우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수학의 언어로 쓰여져 있으며, 그 문자는 삼각형, 원 및 그 밖의 기하학적 도형이다. 이것들이 없다면 인간의 힘으로는 한 단어도 이해할 수 없으며, 이것들이 없다면 우리는 캄캄한 미로 속에서 방황할 것이다.


세 번째 접근 방법은 '신성한 수학'입니다. 신성이라는 말은 너무 추상적이라 어렵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알기라도 한 듯 마이클 슈나이더는 '일단 이 단어를 읽었다면, 이 단어들은 더 이상 종이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그 신성은 우리의 '인식 속에 존재'한다고, '신성한 공간은 우리 속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성함의 원천을 수와 기하학과 신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탐구합니다. 


어떠한 수학이든 수학은 어렵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이야기와 타로와 글쓰기를 통해 우리 자신을 탐구할 뿐입니다. 운이 좋으면 그 과정에서 수의 상징적 의미도 조금 알 수 있겠지요.



비룡소 난 책읽기가 좋아 2단계 <수학은 너무 어려워>  베아트리스 루에 글 로지 그림



그러니 일단, 간단하고 쉬운 산수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습니다. 피타고라스의 말대로 모든 것이 수로 이루어져 있다면, 만약 그 말이 맞다면 인간 역시 수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면 과연 '나'는 무슨 수일까? 숫자를 연구해 온 사람들 말에 의하면 사람마다 고유의 숫자가 배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애리언에 따르면 "외부 세계 속의 표현 즉 재능, 소질, 자원을 보여주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알 수 있는 숫자가 있는 데 그것을 '성격수'라고 하고요. 자신의 "본성 가운데 가장 깊은 핵심을 드러내"주는 숫자가 있는데 그것을 '영혼수'라고 합니다. 레이첼 폴락의 <타로 100배 즐기기> p166~167를 참고해서 말씀드립니다.


성격수와 영혼수를 아는 방법은 '더하기'입니다. 자신의 생년월일을 다 더한 뒤, 더한 값에서 숫자 하나씩을 각각 더합니다. 숫자를 하나씩 각각 더하는 것을 '환원'이라고 합니다. 나온 수가 22보다 크면 환원을 한번 더 합니다. 왜 '22'냐 하면, 원형적 상징을 담은 메이저 카드가 22장이기 때문입니다. 더해서 나온 수가 한 자릿수이면 영혼수와 성격수를 겸하고, 두 자릿수이면 다시 환원합니다. 이때 22 이내이면 이 두 자릿수가 성격수이고, 22보다 크면 한번 더 환원하여 성격수를 찾습니다. 


다양한 경우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경우의 수. 

옛날 옛날 어떤 가난한 집에 경우라는 아이가 태어납니다. 아기는 달도 채우지 못한 칠삭둥이였고, 조그맣고 건강도 좋지 않았어요. 네 살 때는 천연두를 앓아 시력도 안 좋았고요. 여섯 살이 되던 해 경우는 인생의 결정적인 장면을 목격합니다. 마침 지구를 지나가던 혜성을 본 거예요. 경우는 이 대혜성을 목격하고, 그 별빛의 세례를 받은 뒤 천문학을 사랑하게 됩니다. 평생 동안 온 힘을 다해 연구한 경우는, “기하학에는 두 가지 보물이 있다. 하나는 피타고라스 정리이고, 다른 하나는 직선을 황금비로 나누는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가 실행한 사랑의 힘은 살아있을 때는 물론이고 죽은 뒤에 후손들에게 남게 되지요. 그의 이름은 학문의 전당에, 새로 발견된 소행성에, 하늘로 쏘아 올리는 발사 기지에, 외계행성을 찾는 나사의 프로젝트에 남아 있습니다. 훗날 칼 세이건이라는 과학자는 그를 가리켜 "최후의 점성술사이자 최초의 천문학자"라고 합니다. 그는 점성술사이며 천문학자, 수학자, 물리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소설가이기도 했습니다. 최초의 공상과학 소설이라 할 만한 <꿈>을 썼어요. 한 소년이 수호신의 도움을 받아 달로 이동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총에서 발사되는 총알처럼 엄청난 힘으로 발사되어 산과 바다 위를 가볍게 날아 지나간다.” “어떤 것들은 낙타의 다리보다 훨씬 긴 다리를 이용했고, 어떤 것들은 날개에 의지했으며, 어떤 것들은 썰물을 따라 움직였다. 이동 전에 며칠 정도 여유가 생기면 그들은 동굴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대부분이 다이빙을 할 줄 알았고 전부 숨을 천천히 쉬었기 때문에 물속 바닥에서 오래 머물 수 있었다.” (<수의 비밀, 세상의 비밀 코드를 찾는 괴짜 탐험가들> 피터 벤틀리 지음 신향균 옮김 경문사  75쪽에서)


이 첫 번째 경우가 독일의 수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입니다. 그는 1571년 12월 27일에 태어났고 1630년 11월 15일에 사망합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하늘에서 유성우가 내렸다고 해요. 케플러는 어떤 성격수와 영혼수를 가졌는지 궁금합니다. 


그의 생년월일을 세로로, 보기 좋게 연도를 가장 아래로 해서 세 줄로 쓰고 더합니다. 세로로 놓고 더합니다. 가로로 나열해서 더하면 결과 값이 달라질 때도 있습니다.


         12월 

         27일 

  + 1571년    

     1610


더해서 나온 수 1610을 숫자 하나씩을 각각 더합니다. 

⇒ 1+6+1+0 = 

나온 결과 값이 한 자릿수이므로 이 숫자가 성격수와 영혼수를 겸합니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8이 영혼수이면서 성격수로, 타로에서 8번 힘 카드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 경우. 

옛날 옛날 임금님이 사는 궁궐에 경우라는 아이가 태어납니다. 온 백성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아기이지만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는 큰 슬픔을 겪습니다. 경우는 슬픔과 분노 속에서 자라지만, 그 힘을 맹수를 다루는 힘으로 승화시킵니다. 왕위에 오른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성대한 행차를 통해 백성들에게 상기시킵니다. 그는 창의적인 힘을 발휘하여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성을 축조합니다. 벽돌 한 장 한 장에 아름다움을 새기듯이 짓습니다. 한 신하가 묻습니다. "튼튼하게 지으면 될 뿐인 성을 왜 이토록 아름답게 짓는지"를. 그러자 그가 말합니다. "아름다움이 이긴다."  


이 두 번째 경우가 이산, 조선 22대 왕 정조입니다. 그는 암담했던 조선 후기에 별처럼 떠오른 군주였어요. 새로운 힘으로 조선을 부흥시키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지요. 뱃사람들에게 길잡이별이 되어주듯 그는 스스로 빛을 낼 줄 알았고 소외된 지식인들에게 그 빛을 선사했습니다. 그는 1752년 10월 28일(양력. 음력은 양력으로 변환해서 계산합니다)에 태어나 1800년 8월 18일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납니다. 별빛이 사그라들듯 이후 조선은 다시 암흑 속으로 치닫게 되지요.


정조 임금의 영혼수와 성격수를 계산해 봅시다.  

         10월

         28일 

 +  1752년    

     1790  

⇒ 1+7+9+0 = 17

나온 수가 22 이내의 숫자이므로 17이 성격수로 타로에서 17번 별 카드에 해당합니다.

17을 한번 더 환원하여 영혼수를 찾습니다.  

⇒  1+7 = 8 

8이 영혼수가 됩니다. 정조 임금은 8을 영혼수로, 17을 성격수로 가졌던 것입니다.





세 번째 경우. 

한 가난한 부부가 살았습니다. 부부는 훗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엄청난 경우를 낳지만, 아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답니다. 경우가 두 살이 되던 해, 아빠는 "담배 사러 간다"는 말을 하고 나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경우는 어머니와 잘 살아갑니다. 하지만 아빠의 말은 미스터리하게 귀에 남습니다. 엄마로부터 들은 어느 소녀의 죽음도 슬픈 미스터리였습니다. 귓병이 생깁니다. 귓병을 치료하기 위한 악전고투는 끔찍한 공포가 되어 어른이 돼서도 잊히지 않았고, 자전적 글쓰기 책에도 기록됩니다. 글쓰기 재능을 본 엄마는 그의 삶에 중심을 잡아줄 말을 합니다. 만화책의 내용을 모방한 글을 보고, "기왕이면 네 얘기를 써봐라, 스티브." 그는 삶의 깊은 곳에 내재된 미스터리를 공포와 스릴러의 장르로 풀어내고 특히 이야기성이 풍부한 작가로 사랑받게 됩니다.


이 세 번째 경우는 바로 미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음악가이자 칼럼니스터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진 스티븐 킹입니다. 그는 1947년 9월 21일에 태어났습니다. 그의 성격수와 영혼수를 알아보면,


          9월

        21일

 + 1947년  

    1977    

⇒ 1+9+7+7=24

22보다 크니까 환원시킵니다.

⇒  2+4=6 

6이 성격수이자 영혼수이며 타로에서 6번 연인 카드입니다.





네 번째 경우는 네덜란드의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 (1898.6.17~1972.3.27)입니다. 그는 <천사와 악마>, <그림 그리는 손>, <도마뱀> 등 평면과 입체, 가상과 현실을 동시에 표현하거나 기하학과 수학적 패턴을 이용하여 공간을 꽉 채우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한 예술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며 다양한 해석을 낳았습니다. 천문학에도 영감을 주었는데 1985년에는 그를 기리기 위해 어느 소행성에 '4444 에셔'라 이름을 붙입니다. 이름 앞에 붙은 4를 네 번 거듭 적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에셔의 영혼수는 4인데요, 이것은 단순한 우연일까요.


            6월

          17일

    + 1898년   

       1921  

⇒ 1+9+2+1 = 13 

13이 성격수입니다. 타로에서 13번 죽음카드. 죽음 카드는 변환의 카드입니다. 한마디로 그 분야에서 끝내주는 종결자. 영혼수를 찾기 위해 다시 환원합니다.

⇒ 1+3 = 4

4가 영혼수입니다. 타로에서 4번 황제 카드에 해당.






같은 방법으로 연(年)도 카드도 알 수 있습니다. 연도 카드는 태어난 해 대신 알고 싶은 해를 적습니다. 만약 스티븐 킹이 2018년의 연도 카드를 알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계산하면 됩니다.

          9월

        21일

 + 2018년  

    2048  

⇒ 2+0+4+8 = 14

2018년의 연도 카드는 14번 절제 카드. 절제 카드는 천사카드라고도 합니다. 그에게 2018년은 고요한 역동의 시간과 신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며 천상과 지상을 황금비율로 조화, 수호신의 특별한 보살핌을 받고 있는 해일지도 모릅니다.




말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이야기로다. - 스티븐 킹




당신은 어떤 수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글쓰기 미션 1] 당신의 성격수와 영혼수는 무엇인가요?
- 나의 성격수는 
- 나의 영혼수는

[글쓰기 미션 2] 연도 카드를 알아내세요. 가장 힘들었던 시기와 가장 행복했던 시기의 해를 연도 카드로 계산해보세요.
- 2018년 나의 연도 카드는
- 내가 가장 힘들었던 때는
-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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