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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의예니 Dec 19. 2023

덤덤해지는 순간 삶이 편해졌다.

유레카! 제2의 젊음

다 죽는다던 가망이 없다던 엄마를 살려주는 대신

나에게 수많은 무거운 책들에 왕창 깔려 질식하게 하던 시간들이 연거푸 찾아왔나 보다.

하늘의 야속함에 흙구름 섞인 한숨의 어둠을 더하고 더해 깊은 구덩이를 파고 파 들어갔던 세월이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엄마를 내 곁에 동여매어준 하늘에 감사한 하루다.


더 이상의 하늘에 대한 원망도 가셨다.

터널 속을 끝없이 채우던 흙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한다. 어리석음의 덫에서 허우적대던 무수한 세월이었다.


남들이 누리던 감사함과 기쁨에 나도 끼고 싶었다. 그들의 행복한 기준에 나도 수평을 맞추고 싶었던 나날이었다.


이제야 보인다. 그 어렵고 돌덩이로 짓누르고 무겁던 세상의 가르침이.


스스로 부딪히고 피가 철철 흐르며 닳고 문드러지던 시간들이었다. 억울함에 목에어 북받쳐 밀려온 그간의 눈물을 피스톤으로 밀어내던 시절이었다.


에매랄드 청춘을 바라보지 못했던 젊음이었다.


탁! 이제야 알겠다. 뭔지 모를 구덩이에서 나도 모르게 나와 허물을 벗고 날개를 말리고 있다.


다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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