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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달빛으로 지은 시

보름달이 수놓은 하늘을 보며

by Yenny

나는야 나그네

어영차 어영차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달을 향해 노를 저어가지

달이 차오를 때까지.


앞으로 잘 나아가지 않더라도

안간힘을 다해

차오르는 달을 기다리며

구름을 벗삼아

기나긴 세월을 헤쳐나가지.


오늘도 외로이 노를 저으며

저 머나먼 달을 향해

소원의 피리를 끊임없이 불어대지.


마침내 달이 차올랐으나

내 소원이 보이지 않더라도

또 다음 날의 차오름을 기다리며

잠시 놓았던 노를 잡고 다시 머나먼 항해를 시작하지.


끊임없이 망망대해의 구름 속에

노를 젓다 눈물로 달빛을 적시고

저 머나먼 하늘에

오늘도 발을 담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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