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뿐이었던 나의 아버님에게
가슴으로 품어주시던
마지막까지 “딸”이라 불러주시던
아버님의 짙은 온정에
서서히 옅어져야 할 때가 오겠지요.
눈물의 계곡에서 벗어 나와
언젠 그랬냐는 듯 언젠가는
마른 일상에 젖어 살겠지요.
아직은 ‘아버님’이라는 익숙했던 이름에 울고
“딸”이라 불러주시는 다정함이 귓가에 울려 또 울고
넓고 푸른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 같은
아버님 품의 그리움에 마지막으로 웁니다.
“마지막”이란 말에 자꾸만
눈가에 노을이 져 내립니다.
당신은 내 인생에 크나큰 바다였습니다.
문득 까마득해질 쯤에도
그 마음의 고향을 잊지 못해
찡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겠지요.
실타래를 끊어내야만 하는
그 순간이 비록 오겠지만
이 기나긴 실타래가
아직은 제 마음을 칭칭 감습니다.
야윈 몸으로 하나뿐인 아들을 키워내시며
조용히 영겁의 세월을
홀로 고독히 앓고 우셨을 우리 아버님.
세상에 이것이 사랑이구나
다시금 일깨워 준 그 이름은 바로
“아버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