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6화. 나의 아버님을 위한 헌정 시

세상에 하나뿐이었던 나의 아버님에게

by Yenny


가슴으로 품어주시던

마지막까지 “딸”이라 불러주시던

아버님의 짙은 온정에

서서히 옅어져야 할 때가 오겠지요.

눈물의 계곡에서 벗어 나와

언젠 그랬냐는 듯 언젠가는

마른 일상에 젖어 살겠지요.


아직은 ‘아버님’이라는 익숙했던 이름에 울고

“딸”이라 불러주시는 다정함이 귓가에 울려 또 울고

넓고 푸른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 같은

아버님 품의 그리움에 마지막으로 웁니다.


“마지막”이란 말에 자꾸만

눈가에 노을이 져 내립니다.


당신은 내 인생에 크나큰 바다였습니다.

문득 까마득해질 쯤에도

그 마음의 고향을 잊지 못해

찡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겠지요.


실타래를 끊어내야만 하는

그 순간이 비록 오겠지만

이 기나긴 실타래가

아직은 제 마음을 칭칭 감습니다.


야윈 몸으로 하나뿐인 아들을 키워내시며

조용히 영겁의 세월을

홀로 고독히 앓고 우셨을 우리 아버님.


세상에 이것이 사랑이구나

다시금 일깨워 준 그 이름은 바로

“아버님”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5화. 아프지만 힘차게.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