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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xan Maya Jan 20. 2023

우리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10,000km가 떨어진 곳에서 살던 우리, 연인으로 부부로 그렇게..

2022년 9월, 나는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마쳤다. 연애 좀 하라고 잔소리를 듣던 내가 그를 만난지 1년여만에 결혼을 결심했고, 미국에서 날라온 그의 부모님과 우리 부모님의 상견례까지 초스피드로 그렇게 혼인신고까지 휘리릭 마쳤다. 결심히 한 번 서면 빠르게 헤치우는 내 성격에 맞는 스피드였기도 했지만, 나라, 인종, 언어 모든 것이 다른 그와 한 평생 살겠다고 그렇게 빠른시간 결정을 한 내가 내 스스로도 의아하기도 했다. 정말 뭐에 씌인것처럼, 결혼은 그렇게 하는가보다. 


글을쓰는 지금으로부터 1년 6개월 전, 우리는 강남역에서 처음 만났다. 미국사람이 그와 한국사람인 어쩌다 회사에서 같은 프로젝트를 하게되었고, 그는 6개월 동안 한국에서 체류 해야만 했었다. 그가 한국으로 오는 날부터 쉽지가 않았다. 그는 PCR 테스트에서 양성이 나와, 비행스케줄 변경을 두차례나 한 뒤, 40여시간이 훌쩍 뛰어넘는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에 도착했다. 그렇게도 오는 길이 고생스러웠으니, 밥이라도 잘 먹여야지라는 생각에 그에게 문자를 했다. 

"저녁 같이 먹을래요? 한국 음식 중에 알고 있거나 먹고 싶은거 있어요?" 

당연히 삼겹살, 치킨, 코리안 BBQ 중에 하나겠거니 생각하고 그의 호텔 근처인 강남역 쪽 레스토랑을 검색해 보던 나에게 정말 예상치 못할만한 문자가 왔다. 

"곱창!" 

뭐지? 내가 잘못봤나.. 곱창이라..아니다. 다시봐도 곱창이다. 30여년 뼛속까지 한국인이지만, 곱창, 닭발, 그리고 물에빠진 고기들 일체를 잘 먹지 못하는 나에게 난이도 상 음식이 답장으로 왔다. 어쩔수 없지 뭐..40시간 공항에서 대기하고 비행한 사람한테 나 못 먹으니 다른 걸 먹자고는 할 수 없으니. 


실제로 만난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곱창집에 들어가자 말자 자신있게 "테라"를 주문하고, 매운 곱창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먹는 그를 보면서, 내가 지금 회사 과장님과 앉아 있는건지, 텍사스에서 날아온 수염 덥수룩하고 덩치 큰 미국인과 앉아있는건지 점점 헷갈리기 시작했다. 영어로 대화하는 것 이외에 이 모든 상황은 40대 초중반 아저씨 취향이었다고나 할까.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검색으로 겨우겨우 데리고간 곱창집은 본인이 한국에서 먹어 본 곱창 중에 제일 맛이 없었다고한다.ㅎ) 


이렇게 우당탕한 첫 만남으로 그와 나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첫 시작은 호감과 비호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름에서 오는 호기심과 신기함이 결합된 그런 감정에 가까웠던 것 같지만, 이 다름들 속에서도 서로가 공감하는 가치가 일치하고 대화가 이어졌던 나의 경험들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사건을 받아드리는 다른 관점들 때문에 생겨난 다툼들, 그것을 화해해 가는 과정, 가족과 가족간의 결합, 어색했던 상견례, 친구들과의 만남들 등, 그와 만나며 내가 겪어왔던 과정을들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갈 그리고 거치고 있는 분들과도 함께 용기와 위로도 함께 드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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