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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xan Maya Jan 21. 2023

내사랑 다이소

다이소를 사랑하는 미국남자

난 우리 엄마 외에 다이소를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은 처음봤다. 몇 번에 데이트 이후, 그는 자기가 한국에서 정말 좋아하는 쇼핑 플레이스가 있다며 나를 데려가고 싶다고 했다. 쇼핑,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이 남자 취향이 궁금하니 한 번 따라가 보기로 했다. 위치는 강남역이라고 했다. 


아니 위아래로 까만색 티셔츠에 까만색 저그만 주구장창 입고다니는 그인데, 강남에서 쇼핑을 한다고? 위아래로 입고 있는 옷이 내가 모르는 엄청 비싼 브랜드 그런 거였나.. 의심이 가득한 마음으로 그를 따라 나섰다. 한참 걷던 중, 그는 바로 "여기"라며 해맑게 웃는다. 응? 어디? 다이소?!!


그렇다. 그는 나와함께 다이소로 향했고, 여기 모든게 다 있다며 신나게 3층으로 된 다이소를 누비고 다녔다. 얼마나 다이소를 들락날락했는데, 1층 섹션에 뭐가 있고, 2층 섹션에 뭐가 있는지 다 꿰차고 있는 것 아닌가. 살면서 다이소를 와 본 일이 몇 번인가 싶은데, 보다보니 진짜 별개 다 있기는 하다. 국내외에서 들여온 간식부터 생필품, 신기한 생활용품 등 찾아보면 유용하고 좋은 물품들이 많이 보인다. 


미국에서는 가위 하나만 사도 9-10불이 훌쩍 넘어가는데, 한국에서는 단돈 천원에서 삼천원 사이면 웬만한 견고한 물건을 살 수 있으니 그리도 좋아하는게 당연한가 싶기도 하다. 여튼 그날 그는 치약에서부터 전구, 문구용품 등 다양한 물품을 샀고 야무지게 다이소 포인트도 적립하며 뿌듯한 표정으로 쇼핑을 마쳤다. (난 다이소에 포인트가 있는지도 그날 처음 알았다.) 


그 후로 우린 다이소에 자주 데이트를 갔다. 신기한 것도 구경하고, 한국엔 이렇게 생겼는데 미국은 이렇게 생겼다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나름 재미있는 데이트 코스였던 것 같다. 만약 한국에서 미국남자와 데이트 중인 한국여성이 있다면, 다이소가 괜찮은 데이트 코스가 될 수 있다고 알려드리고 싶다 하하! (단, LA사는 남자는 이미 한인타운 다이소 여러번 가봤을 수도 있으니 참고!) 


아 참고로, 우리는 한국에서 미국 오기전 다이소 쇼핑을 꼭 의례적으로 한다. 미국에서 사면 훨씬 비싼 나무 숟가락, 가위, 다양한 주방용품 등이 훨씬 저렴하기도 하고 내구성이 있어서 사용하기 좋은 것들도 많다. 가끔 미국 가족 선물도 다이소에서 실용적인 물품으로 사는 경우들도 많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다면, 옷은 다 버리고 다이소에서 생활용품 잔뜩 구비해 가시라! (옷은 미국이 훨씬 훨씬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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