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xan Maya Jan 24. 2023

차이 왈라!

내가 좋아하는 그의 파키스탄 차이

지난해는 파키스탄에 유독 악재가 겹친 한 해 였던 것 같다. 그의 할머니나 일부 친척들이 파키스탄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뉴스로 지진, 홍수, 상상을 초월하는 무더위 등의 자연재해들을 지켜보며 슬픔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파키스탄은 무슬림식 종교와 관습이 짙게 베어있어, 오랜기간 미국이나 한국같은 탈 종교 (혹은 여러 종교의 공존에 관대한) 나라에서 살아온 그와 나에게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문화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예술, 문화들 그리고 음식들은 많은 감명을 줄 때가 많다. 특히 그는 파키스탄 음식에서 추억과 엄마의 사랑을 느끼며, 나도 그의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집밥에 매료되었다. 한국에도 집집마다 된장찌개, 김치찌개의 레시피가 다르듯, 파키스탄의 어머니들도 그 손맛이며 레시피가 모두 다를텐데, 그의 어머니는 세지 않은 간, 과하지 않은 스파이스를 사용하셔서 외국인이 내 입맛에도 찰떡일 때가 많다. 


그 중 내가 아주 사랑하는 몇 가지 파키스탄 음식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한다. 


첫째, 망고주스! 

한국에서도 망고가 꽤나 팬이 많은 과일인것 같지만, 파키스탄에서 망고는 거의 생활 과일인 것 같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망고맛 주스와는 전혀다르게 아주 묵직하고 첨가되는 설탕이 없는데도 달달한 그 맛이 너무 매력적이다. 휴스턴에 아주 유명한 망고주스 집이 하나 있는데 (아가주스; 최근에는 알파벳 주스로 이름을 바꾼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여기 들려서 망고주스 하나 입에 넣어주는 것은 나의 루틴 


둘째, 브리아니 

브리아니는 한국으로 치면 닭볶음밥 정도 될 것 같다. 약간 알싸한 매운맛에 달고기의 풍미가 있는 볶음밥으로, 난 그 맛을 아주 좋아한다. 거기에 할라피뇨 핫소스와 무가당 요거트를 살짝 더해 맛을 보면 피로가 풀리는 그야말로 엄마의 맛이 느껴지는 집밥이다. 텍사스에 도착할때 마다 그의 어머니는 나에게 "뭐가 제일 먹고싶은지" 여쭤보시는데, 그때마다 나는 외친다. "브리아니!" 브리아니를 만들때 팬에 적당히 눌은밥을 만들어 주는 것이 그의 어머니의 방식인데, 어떡볶이를 다 먹고 볶음밥을 할 때 누룽지를 위해 몇 분이고 인내하는 내 입맛에 맞지 않을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차이

영국인들이 티 문화를 인도와 파키스탄에 가져다 주었다고는 하나, 티를 외래문화라고 하기에는 차를 빼고 파키스탄을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냥 파키스탄 그 자체인 것 같다. 파키스탄 길거리에 보면 차이왈라라고 해서 매일 아침 따뜻한 차이를 팔고 있는 남성들을 볼 수 있는데, 홍차, 우유, 흑설탕의 조화가 커피 저리가라 할 정도로 중독적이다. 우리집에는 그가 매일 차이왈라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3가지의 홍차를 섞고 우유가 아닌 오트 밀크를 넣는 그의 비밀 레시피가 아주 매력적이다. 


오늘 글을 마치며 그의 어머니가 알려주신 파키스탄의 속담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한다. 사랑은 맛있는 음식을 채워주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먹방을 창조한 한국인 만큼이나 음식에 진심힌 나라가 아닌가 싶다. 혹시라도 파키스탄에 갈 일이 있으시거나, 파키스탄 친구와 함께 전통음식을 먹어볼 기회가 있으시다면 3가지는 꼭 드셔보시라! 


작가의 이전글 취향을 찾아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