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10년 뒤에, 아이들과 가족과 함께 다시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지난 가을 우리는 한 달 정도 이탈리아와와 프라하에서 일을하고 일상을 보냈다. 그와 나는 직업상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고, 여러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특정 회사에서 풀타임으로 Work from anywhere를 하지만, 그는 스타트업 관련 펀딩이나 액셀러레이션 회사를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고, 나도 그들과 오랜인연이 있기에 그들의 일을 서포트해 주고 있다. 나와 그는 5년 이상 한국과 미국 스타트업계와 인연을 맺어온거 같은데, 그래서인지 세계 각지에 액셀러레이팅이나 인큐베이션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된 친구들이 포진해 있는 것 같다.
이번 프라하에서는 그가 창업을 했을 당시 파운더 커뮤니티에 멤버로 있었던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너무나 신기한 것이 비슷한 시기에 다들 결혼을 하여 그들의 와이프, 아이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되었다. 20대 중반에 혈기 왕성한 시기 각자의 회사를 차려도 보고, 성공 혹은 실패를 맛보고 지금 현재 또다른 도전을 하고 있는 그들. 누군가는 다시 본인의 회사를 시작했고, 누군가는 유럽의 큰 스타트업에서 각자의 위치를 지키고도 있다.
이제는 각자의 파트너로 좋은 친구들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또다른 삶의 여정을 시작하고 있는 그들을 보니 괜히 마음이 뿌듯해 진다. 그는 이 친구들을 거의 5년만에 만났는데, 창업자로서 배고프로 힘들 때 실리콘밸리에서 같이 있었던 그 시간 때문인지, 5년의 세월의 장벽이 단숨에 무너지고 다시 그 때로 돌아가 신나하는 게 느껴졌다.
신기한 건 이들 모두 공통점이 있다.
첫째로, 모두 국제결혼을 했고 (각자 파트너들이 인종과 국적이 모두 다르다.) 둘째로 아주 오픈마인드이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에 어색하거나 offensive해 하지 않고, 인정하고 존중한다.) 셋째로 여러 나라를 오가고, 여행하는 것을 즐긴다. (한 나라에 갇혀 살지 않고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을 가장 부러워하고 즐거워한다.)
우리 모두 첫 만남인 사람들이 많았지만, 몇 시간 동안 함께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며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마지막 헤어지기전 우리 모두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그 때 나도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10년 뒤에 또 다시 만나 단체사진을 찍으면 그때는 우리의 아이들도 이곳에 함께 있겠지?" 문득 든 생각에 마음이 참 벅차오더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좋은 인연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