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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xan Maya Jan 20. 2023

미국인의 첫 건강검진

건강검진이 뭐가 그리 무서워?

이미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겠지만, 미국은 병원 가기가 너무 힘들다. 요즘은 회사에서 건강보험을 복지로 제공하는 곳이 꽤 많아졌고 그 범위도 좋아졌지만, 그럼에도 예약하는 거 자체가 너무 힘들다. (지난번 귀에 자꾸 덜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려 병원을 가려 예약 전화를 했는데, 2주 뒤에나 진료가 가능하고 비용은 300불이었다!) 그래서인지, 찐 미국인들은 정기 겅간검진이라는 걸 잘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도 30대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생애 건강검진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었다. 한국에서는 20대 중후반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 1년에 한 번 꼬박꼬박 하는게 건강검진인데 말이지... 여튼 한국에서는 회사의 지원도 있고,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것도 수월하기에 한국에 방문한 잠깐 기간동안 함께 첫 건강검진을 받기로 했다. 


예약하고 나서도 가기 싫은지 "꼭 가야하냐"며 몇 번을 질문하던지. 뭔가 낌새가 이상해서 도대체 건강검진을 왜 그렇게 하기싫어하냐고, 잠깐 가서 체크하고 피 한 번 뽑고 하면 된다고 다그쳤더니, 조심스럽게 주저하며 물어본다. 

"근데 말이지...혹시 내 엉덩이도 보고 검사하고 그래? 그거 싫은데.."

미국은 정기 건강검진이라는 부분이 흔하지가 않다보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나오는 구치소나 감옥 같은데서 health check up을 하면 항문 검사를 한다는 걸 떠올렸나 보다... 오마이갓! 하하 

"그런 거 안해. 그건 드라마에서 본거고! 한국에서는 초음파 이런거 해. 그것도 그냥 누워있으면 크림만 바르고 닦아주고 한다구. 어려운 거 없어."


그제서야 꼭 해야 하냐는 질문이 멈추고 안색이 밝아진다...허허. 여튼 그는 건강검진을 하러 센터에 가서 그 규모와 시설에 아주 놀랐다. 순번에 따라 진행되고, 디지털 팔찌로 기다리는 시간도 최적화 하는 K-건강검진을 경험한 그는 이제는 매년 하고 싶다고 한다. 피 뽑는 것도 미국에서는 너무 아팠는데 한국에서는 하나도 안 아팠다고 엄지척이라고 한다. (그래, 그건 나도 인정. 미국은 환자 프렌들리 서비스는 안하지.) 심지어 건강검진 중에 그의 엄마에게 화상전화를 걸어서, 너무 좋다면서 통화까지 해 나를 당황하게 했지. 


뭐 좋은게 좋은거다. 이제 내년부터는 건강검진 해야한다고 설득하듯 말하지 않아도 되어서! 더불어 결과도 다행히 큰 문제가 없었으니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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