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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겨리 Nov 25. 2024

옥황상제의 푸념

행복의 정의에 대해...

저승에 온 사람에게 옥황상제가 말씀하셨다.

- 자네는 아주 잘 살았군. 그래서 내가 상을 주려고 하네.

  원하는 걸 말해 보게.

- 감사합니다. 저는 큰 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그냥 조용한 시골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애들을 낳고, 

  아담한 집에서 큰 걱정 없이 평범하게 사는 것입니다.

- (가만히 듣고 있던 옥황상제가 긴 숨을 쉬며 조용히 말씀하셨다.)

  음, 그런 삶이 있다면 내가 그렇게 살지, 여기서 이러고 있겠나.....




어른들이 말씀하신다. 아무 일이 없으면 행복한 거라고....

'그게 무슨 행복이에요?'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알고 있다. 별일 없는 게 행복이란 걸....

어쩌면 우리는 평범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 말이 제일 무섭다.

나가서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쉬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산책하고 외식하는 평범한 일상은

누구나 원하지만 아무나 살 수 없는 것이란 걸 살면서 알게 된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이다. 

일상의 많은 것을 민감하게 느끼는 감각이라고 말한다.


김혜수는 자신의 행복은 평범하던 일상에서 '아!'하고 잠깐 느끼는 좋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희애는 UP 된 행복보다는 DOWN 된 행복이 좋다고 말했다. 잔잔한 행복이 편하다고.


행복의 정의가 하나가 아니란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내가 정의하면 그것이 내 행복이란 것.

그래서 나는 행복의 기준을 낮게 잡기로 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처럼 살 수 있으면 나는 감사하고 행복하다.


새로운 감사를 찾기보다 몸에 익은 감사에 감사한다.

어제처럼 평범하게 사는 날이 오늘이길 바란다.

이 기준을 넘어서 더 좋은 것이 있다면 그것도 감사하다.

하지만 이 정도여도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 내 행복의 기준이다.

행복은 쉽고 편하며 내 손에 잘 맞아야 한다. 내 행복은 내 것이니까.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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