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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겨리 Nov 26. 2024

빈손을 보노라니

사랑은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빈손을 보노라니 - 


빈손을 가만히 보노라니

허전하다

당신의 손을 잡고 있어야 하는데 

어색하다


언제부터인가 

혼자 인적이 없었다.

그런 적이 있었다.

혼자인 손이 혼자 인적이 없다가

이제는 혼자가 되었다.


가만히 빈손 위에

나의 손을 포개어 본다.

그렇게 외로움이 두 배

아니 가늠할 수 없다.

나의 손이 빈손을 감싸다가

그만 외로움에 베어졌다.


빈손을 가만히 보노라니

어쩌다

어쩌면

처음처럼 빈손인데

처음보다 더 외롭다.


빈손을 가만히 보노라니

그대가 더 생각이나.

빈손이지만 빈손이 아닌 내 빈손에

그대 온기가 아직도 가득해.




태어날 때에 빈손으로 태어나서, 결국은 빈손으로 돌아가지만

살아가는 날에는 항상 무언가를 쥐고 싶다.

돈, 명예, 권력, 사랑.... 그래 나는 사랑을 쥐고 싶었다.


돈은 쓸 수 있을 만큼이면 되고

명예는 있으나 없으나 1도 관심이 없고

권력은 산꼭대기에 섰다가 어느 순간 골짜기 깊은 곳으로 떨어지는 것이라서

그 높이의 편차가 너무 커서 어지럽다.


나는 사랑에 욕심이 많다.

그렇다고 사랑을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욕심내기에 사랑만큼 좋은 것이 없다.

아무리 욕심을 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욕심으로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랑은 욕심이 없을 때 더 많아졌다.


사랑의 대가는 나를 지불하는 것이다.

나를 지불한 만큼 사랑은 돌아온다.

그래서 사랑은 어렵다. 나를 지불해야 하니까.

그래서 사랑은 쉽다. 나만 지불하면 되니까.


내 빈손은 가득 찼었다. 그 사람의 손을 잡고 있으면.

사랑으로 가득 차서 어디를 가든 사랑을 놓지 않고 꼭 잡고 다녔다.

영화를 볼 때, 길을 걸을 때, 커피를 마시다가, 운전을 하면서, 

옆에 있으면 순간마다 틈틈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이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이다.

두 손잡고 함께 걸어가는 인생이어야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이것이 전부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가는 것.

그렇게 인생길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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