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순간은 대단한 수고다.

- 155일 -

by 글하루

딸이 가족 단톡방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올해 네이처에서 대상을 받은 사진이라고 한다.

황금빛 보름달을 배경으로 고래가 긴 꼬리를 보이며 바다로 다시 들어가는 모습이다.

보자마자 감탄사가 나왔다.

멋있다.

완벽하다.

대상을 받을만한 사진이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완벽한 순간은 대단한 수고다.

사진작가는 우연히 한 장의 사진을 찍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고 있다.

단 한 장의 사진은 수많은 기다림과 인내와 노력의 결과물이란 걸...

세상에 공짜는 없다.

쉬운 것처럼 보여도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보름달이 뜨는 밤을 기다렸을 것이다.

고래들이 자주 나타나는 바다를 미리 찾아보고 알아봤을 것이다.

드디어 결심이 선 어느 날 밤에 사진기를 들고 배를 타고 바다에 나섰다.

그날 성공하지 못하고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사금을 캐서 금을 찾기 위해서는 1톤의 모래를 퍼내도 1그램의 금을 얻기 힘들다.

바다에서 고래를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이런 장면을 맞이하는 것 또한 기적 같은 일이다.

드디어 원하는 순간을 만났고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아마도 수백 장의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진 가운데에서 완벽한 사진을 골랐을 것이다.


결과물은 항상 단순하고 간단하며 쉬워 보인다.

나도 시간과 환경만 주어진다면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해보면 안다.

완벽한 사진은 대단한 수고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걸.


그런 의미로 내가 지금 무언가 수고로운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 완벽한 순간을 기대해도 좋겠다.

결승선의 테이프는 언젠가 내 가슴에 닿을 것이고 나는 멋지게 통과할 것이다.

내 인생에는 등수가 없다. 나만 뛰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결승선은 나를 기다린다.

거기를 통과하는 기쁨을 오직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다.

그리고 결승선을 통과하기 위해 가장 힘든 나 자신과 경쟁해야 한다.


멋진 사진을 보며 눈도 호강하고 마음도 웅장해진다.

내가 모르는 한 사람의 수고가 그가 모르는 누군가의 가슴에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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