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애들이나 쓸 것 같은 앱을 이용해서 미디어 활동에 힘을 더해보자
2015년 6월에 쓴 글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AGsAvuki8o
영상 속 활동가의 모습을 보면 ‘폼난다’. 저런 거 없다고 활동을 못하는 건 아니잖아,라고 하기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효과나 가능성이 엄청나기에 가볍게 무시하기도 그렇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을미디어 현장에서 활동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앱을 소개해볼까 한다.
일반적으로 플립보드는 여러 SNS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 잡지처럼 ’예쁘게’ 보기 위해 사용하는 앱이다. 언론사의 기사는 광고나 다른 기사를 제거한 본문만 보여주기도 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의 글도 보기 좋게 가공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엄청난 기능이 있는데 바로 ‘내 매거진’ 기능이다.
인터넷 브라우저로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혹은 플립보드로 누군가의 SNS 글을 읽다가 마음에 들면 + 버튼을 눌러 스크랩한다. 그리고 내 계정 프로필로 들어가 스크랩해두었던 글을 모아 ‘내 매거진’을 만든다. 차곡차곡 쌓아 만든 내 매거진은 메일, 문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등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미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를 이용해서 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플립보드를 이용하면 아무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예쁜 잡지’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훑어보기 힘든 트위터나 페이스북과는 달리 글 목록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찾는 수고를 덜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나중에 추가로 스크랩한 글이 자동으로 갱신되기까지 하니 특정한 사안에 대한 글(영상을 포함한 인터넷 자료들)을 모아둔 1인 언론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정사각형 모양의 사진과 15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인스타그램은 ’나 여기 놀러 갔다 왔음’, ‘나 이거 먹었음’, ‘이 옷 예쁘지?’ 등의 자랑을 목적으로 주로 쓰이는데, 잘만 활용하면 이 앱으로도 뉴스를 만들어 배포할 수 있다. 사진과 본문 몇 줄로 간단히 옮길 수 있는 소식은 사진 형태로, 추가 설명이 필요하면 짧은 동영상의 형태로 업로드하면 되는데 ‘#마을미디어, #우리동네얼짱’ 같은 적절한 검색어(tag)만 붙이면 우연히 검색하던 사람에게도 전달될 수 있으니 불특정 다수에게 소식을 전하기엔 아주 좋은 매체다. 물론 다른 SNS 서비스처럼 팔로잉(정기 구독) 기능을 이용하면 팔로워들에게 자동으로 전달할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 뉴스 서비스 기사 : http://www.itworld.co.kr/news/85698)
아무리 SNS를 통한 소식 전달이 빨라도 글과 사진만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큰 사건이 터졌을 때 뉴스 채널 속보나 breaking news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움직이고 소리 나는 그림(동영상)’만이 가진 장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페리스코프는 트위터, 8그램은 유튜브에서 공식 지원하는 실시간 중계 앱이다. 사전에 중계방에 대한 정보를 입력한 뒤 녹화버튼만 누르면 생성된 공유 주소를 통해 접속한 사람들에게 생방송을 중계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유스트림(ustream)이나 아프리카(afreeca)를 통해 개인 생방송을 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두 사이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앱을 이용해서 더욱 간단히 방송해보는 건 어떨까.
“바로 1년 전,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각을 통해 세계 곳곳을 살펴본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여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시위대의 눈에 비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터키 카파도키아 상공의 열기구에 올라 석양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요? 터무니없는 생각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순간이동에 가까운, 세상에 없던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세계 곳곳의 사건과 장소들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은 기존에도 많이 있었지만 실시간 동영상보다 어떤 현장을 더 실제처럼 느껴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진이 수천 단어의 말을 대신할 수 있다면, 실시간 동영상은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세계를 여행할 수 있게 해드릴 것입니다.” - 페리스코프 소개 글
* 2016년 현재, 생중계는 페이스북 라이브와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고로 위에서 추천한 두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는 없다. 비디오 방송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페이스북 오디오 라이브 기능을 이용해도 좋겠다. https://media.fb.com/2016/12/20/introducing-live-audio/?ref=producthunt
팟캐스트가 대중화되었지만 방송을 시작하려면 ‘녹음-편집-업로드-공유’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다른 매체보다 까다롭고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서 선뜻 시도하기가 어렵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오피니언이라는 팟캐스트 ‘녹음+편집+업로드’ 앱이 나왔다.
사용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앱을 실행시킨 뒤에 녹음 버튼을 눌러 방송을 녹음한다. 잠깐 쉬려면 정지 버튼을 누른다. 다시 녹음 버튼을 누르면 타임라인에 이전과 분리된 새로운 클립이 생성된다. 원하는 부분은 삭제하거나 순서를 바꿀 수 있다. 물론 앞뒤로 잘라내는 가위질도 가능하다. 더 놀라운 점은 자기 기기에 들어 있는 음악을 중간에 삽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휴대폰 한 대만 있어도 라디오 DJ가 되어 ‘멘트-음악-멘트-음악’ 같은 구성의 방송 진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물론 저작권 문제는 알아서 해결하셔야 한다. 녹음을 마친 팟캐스트는 파일로 저장하여 공유하거나 제작사에서 마련한 서버에 무료로 저장하여 RSS 주소를 공유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는 애플의 iOS용 앱만 나온 상태고, 무료로 내려받아 시험해볼 수는 있지만 모든 기능을 이용하려면 4~5달러를 내고 기능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토리콥스는 미국의 이야기 채집 프로젝트인데 2003년부터 수 만 명의 참가자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토리콥스 앱을 이용하면 쉽게 녹음을 해서 공유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모든 내용이 영어로 표기되어 있어 활용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기 전에 필요한 준비와 주제별로 예제 질문들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인터뷰를 공부하는 활동가나 철저한 준비를 하려는 사람들에겐 학습용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앱 안에는 검색 기능이 없기 때문에 내가 녹음한 이야기 이외의 기록을 찾아들어보려면 귀찮지만 웹사이트에 방문해야 한다.
스토리콥스는 단순한 팟캐스트나 아카이빙 서비스와 다른 점이 있는데, 책으로 이야기를 출간하거나 기록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매체나 분야끼리 협업을 꿈꾸거나 ‘원 소스 멀티 유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공부해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