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F1 더 무비〉 관람기

나는 운전하지 않아, 나는 날아

by 김명재


영화 〈F1 더 무비〉 관람기 – 나는 운전하지 않아, 나는 날아



7월의 마지막 수요일 밤(2025.7.30.),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영화소비쿠폰과 ‘문화가 있는 날’의 할인 덕분에 천 원짜리 티켓 한 장으로

<F1 더 무비>를 심야영화로 보게 되었다. 천 원짜리 밤이었지만, 영화가 주는 감정은 그 몇 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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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익숙한 이야기였다. 한때 주목받던 유망한 드라이버가 끔찍한 사고로 F1 무대를 떠나고, 다시 복귀해 떠오르는 천재 드라이버와 갈등을 겪다가 결국 팀으로 하나 되어 우승을 쟁취한다—스포츠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서사 구조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큰 화면’과 ‘큰 소리’로만 도달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품고 있었다.

달리는 타이어의 마찰음, 차체를 가르는 바람소리, 트랙을 가득 채우는 F1머신들의 엔진소리, 두 시간 반이 어떻게 지났는지 알수 없게 했다.



-나는 운전하는 게 아니야, 나는 하늘을 나는 거야

영화 속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라스베가스 호텔 발코니에서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소니 에이스’가 여주인공에게 자신이 왜 운전을 하는지를 말하는 장면이었다.


"나는 운전하는 것이 아니야!. 나는 하늘을 나는 거야! .

그 순간엔 ‘소리’. ‘두려움’. 모든 것이 사라져! 그 순간을 내가 쫓고 있는 거야.“


"Ich fahre nicht. Ich fliege. Nur für eine Minute. Dann ist alles vorbei. Der Lärm. Die Angst. Alles. Das ist der Moment, den ich suche.“


“I don’t drive. I fly. Just for a minute. It’s all gone. The sound. The fear. Everything. That’s the moment I’m chasing.”


그 말에는 F1에서의 우승이 아니라 본질을 좇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감정이 있었다.


주인공 소니는 운전을 하면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한다. 심지어 꼼수까지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운전하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소니는 젊은 파일럿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에게는 자신이 운전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 하는 데 뭔가 철학적이다.

“돈, 명성, 인터뷰… 모두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운전이 좋아서 운전해!.”

„Geld, Ruhm, Interviews … alles nur Nebensächlichkeiten. Ich fahre, weil ich das Fahren liebe.“

“Money, fame, the interviews… all noise. I drive because I love driving.”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드라이브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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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위의 ‘그 순간’을 아는 이들

이 장면을 보며 문득,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음악가들이 공연 도중 문득 ‘자신을 바라보는 자신’을 경험하는 순간이 떠올랐다. 음과 음 사이가 넓어지고, 그 틈에 감정이 스며들어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그 순간. 그건 노력 끝에 도달한 일종의 비행일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본 블랙핑크 제니의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The Ruby Experience’, 그리고 국악인 송소희의 창 기반 융복합 공연에서도 비슷한 ‘몰입의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을 하든, 그 본질의 순간에 닿기 위해 사람들은 연습하고 고요히 내면을 다듬는다.

F1이든, 예술이든, 음악이든 결국 같은 곳을 향해 가는 것이다. “나는 날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순간을.



- 영화가 스스로에게 도달했을 때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F1 더 무비〉를 통해 단순히 ‘레이싱’이 아니라, ‘몰입의 본질’에 대해 말하고 있었던 것 같다. 우승한 소니는 끝내 F1을 떠나 또 다른 레이싱에 도전한다. F1을 떠났지만, 운전을 하며 그가 좇던 순간은 계속된다.


어쩌면 ‘F1 더 무비’ 이 영화 자체가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그 본질을 추구한 결과물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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