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4일 국립오페라단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
누가 내게 멋진 공연은 어떤 공연이냐고 묻는다면, 난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운전을 하며 돌아가는 길에 맘이 평온해져 위험한 끼어들기에도 화내지 않고 웃으며 양보 운전을 한다면 난 그 공연은 멋진 공연이었다고 답한다. 또 하나는 그 공연의 내용과 상관없이 내 어린 날을 떠올리게 한다면 그 공연은 잘된 공연이라고 답한다.
2024년 4월 14일 국립오페라단이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한 “베자민 브리튼”의 “한 여름 밤의 꿈”을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맘이 푸근했다.
독일 유학시절 쾰른에서 “한 여름 밤의 꿈”을 관람한 적이 있지만, 한 참 오래전이라 오페라 내용보다는 트럼펫 연주를 꽤 잘했다는 기억뿐이다. 아마 트럼펫 연주자가 아는 형이라 그 기억만 남은 것 같다.
베자민 브리튼의 “한 여름 밤의 꿈”은 한국 초연이고 독일극장에서도 공연한 적이 없는 작품이라 오페라 전체를 이해하기는 쉽지는 않았다.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대략의 줄거리와 음악을 듣고 가기는 했지만 역시 어려웠다.
내가 이해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전체적으로 명품 같은 오페라였다.
1,2막 무대는 내가 좋아하는 형태로 꾸며졌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조명과 흑과 백의 대비를 주어 무대를 꿈인 듯 꾸몄다. 프래임으로 각 출연자들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도 했고, 프래임을 무대 위에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 단순하지만 변화물상한 무대를 만들었다.
3막 무대도 복잡하지 않았고 극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잘 꾸며진 무대였다.
내가 관람한 14일은 공연의 마지막 날이라 이미 한차례 출연한 출연진들의 케미가 좋았다. 오페라는 조그만 돌발 상황에도 출연자들이 당황하기 마련인데, 실수로 소품이 떨어지는 상황에도 서로 어려움 없이 잘 치우고 그 상황이 어색하지 않게 잘 정리하는 모습을 보았다.
음악적인 부분도 잘 정리가 되어있었다. 오케스트라는 무대 위 극 상황에 잘 맞는 연주를 들여주었다. 그간 국립오페단에서 진행했던 공연들 중에는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극 상황과는 관계없이 연주만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연주와 무대가 잘 맞았다. 그 이유가 “펠릭스 크리거” 지휘자의 역량인지, 아니면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것이기에 오케스트라에서 긴장하며 많은 연습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2월에 공연했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들 보다는 훨씬 무대와 오케스트라 연주가 잘 맞아서 극에 더 깊이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가 합주를 얼마나 맞추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평소 영어가사로 노래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을 텐데 출연자들은 어색함 없이 모든 노래를 잘 소화했다. 성악가들이 얼마나 연습을 철저히, 많이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퍽을 연기한 가수 김동완은 어색함이 없이 극 전체에 녹아들어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 인사 때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이런 명품 오페라가 단 4회만 공연된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투입된 예산뿐만 아니라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가 많은 노력을 들이고 어렵게 준비해서 완성도 높은 오페라를 만들어 내었는데 공연 횟수가 너무 적다. 국립오페라단도 외국의 오페라 하우스처럼 년 중 시즌으로 오페라를 공연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운전해서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초등학교 4학년 때 크리스마스이브날 교회 무대에서 작은 별 3으로 출연해 불렀던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멜로디를 들려주었다. 아내는 살짝 미소를 지었고, 나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음에 감동했었다.
“예수님이 나신 소식 누구에게 먼~~~저 알리어줄까?”
202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