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라이프
나는 최근 나로 살기로 결심했으며 오늘 아침엔 작은 화분들 중 마지막 남은 선인장이 죽은 일이 일어났다. 이 아이들은 작년 여름 지금 집에 함께 이사 왔는데. 아쉽고 슬펐다. 이 한 뼘 만한 선인장의 희생은 그동안 화분이 가리고 있던 여러 번 칠해 하얀색 페인트 벽으로 변신한 부엌이 더 넓어 보이는 미니멀 뷰를 선사해줬다.
오늘 김수현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으면서 나와 같은 생각 몇 가지를 기록해본다.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음을 기억하자. 보통의 존재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노력 중) 타인이 나를 함부로 평가하고 비판할 자격을 주지 않겠다. 더 이상 이유 없이 주눅 들며 머리 숙여 겸손을 떨지 않겠다. 이 대목에서, 왜 나는 가끔 병신 같음을 자초하는지 나 자신도 이해가 어렵다. 시도 때도 없이 넘치게 겸손하지 말자.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좀 더 생각하고 존중하자. 그들 앞에서는 더 배려하고 겸손하고 더 사랑하자.
마지막 남은 내 선인장이 죽은 오늘 오전 나에겐 취약점인 어떤 <거절>을 해야 했다. 두 시간이 넘게 고민하고 걱정하다 급기야 전문가와 상담까지 했다. 결국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었고, 1분도 안 되어 거절이 <먹혔다.> 상대방은 '쿨'하기 짝이 없게 <바로 수긍>하더라. 뭐지 이렇게 쉬웠을 걸. 고민하고 망설이고 상대의 기분 생각하느라 내 입장은 무시한 채 쩔쩔매기만 했던 나 자신과 그 <노력>의 시간이 공허하기 짝이 없었다.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건 그만하자.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