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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하늘이 Jun 20. 2019

<지혜>가 없으면 <눈치> 이도 없으면 <코치>라도

기적 같은 내 라이프


일본 여행 중이다. 뜬금없지만 개그맨 신동엽과 싱크로율 99.6%에 가까운 여행지에서 만난 80세 중반의 <용담 스님>과 저녁을 먹고 몇 시간 동안 수다를 떨었다. 스타 강사의 유료 강의에서도 듣기 어려운 좋은 말씀을 내내 해주셨다. 방송국서 모시고 싶다는 연락을 해도 단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스님. 미래의 신동엽과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신기한 기분으로 더 귀를 쫑긋 세우고 방해자라도 낄세라 딱 붙어서 새겨 들었다. 인터뷰하듯 노트북 열어서 받아 적고 싶었으나 그럴 분위기는 아니었으므로 최대한 머리와 마음속에 담으려 애썼다.  

스님은 "사람은 <지혜>가 있어야 한다. 지혜가 없으면 <눈치>가 있어야 하고 눈치도 없으면 <코치>라도 있으면 된다."며 매사에 조급함이 어려있는 내 얼굴을 간파하고 일침을 가한다. 마음 급해하지 말고, 잘하려 들지 말라고. 지혜롭고 차분하게 행동하라고. 후, 명상을 해야겠다... 모든 일에 걱정이 앞서는 인생을 살아온 나는 벗어나려는 노력 중이지만 아직 얼굴에 흔적이 남아있나 보다.

<지식>과 <지혜>는 큰 차이다. 다르다. 지혜로움은 절대 <밝아서> 범접할 수 없다고 신동엽 얼굴을 한 스님이 말씀하셨다. 그 밝음에는 어떤 어두움과 우울함이 감히 들어올 수 없다고. 혹, 밝음이 신나고 흥분해하며 즐거워하는 것과 같다고 착각해선 안된다고 덧붙이셨다. 

간혹 스님보다 한참이나 아래 시라는 법륜스님을 비롯해 몇 백명의 제자 스님들을 가리켜 사람들이 그들의 고통스러운 하소연을 말하고 방법을 구할 때 무조건 쉽게 얘기해서는 안된고 노하셨다. <내려놓아라> <비워라> 식으로 말이다. 그들의 마음에 다가가 고통을 나눠야지 쉽게만 얘기해서는 안 되는 거라고. 조언을 구하는 자도, 조언자도 모두 지혜로워야 한다고. 지혜로운 미니멀 리스트, 지혜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스스로 가이드가 되고 싶다. 2017.2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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