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하늘이 May 24. 2019

읽기는 <관객이 연주하는 유일한 예술>

읽기: 첼로의 책장


읽기는 <관객이 연주하는 유일한 예술>로서 독자의 자발적•능동적 몰입을 통해 한 사람의 내면에서 낡은 인격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인격을 창조하는 일을 한다. 또한 나에게 있어 독서는 시간 여행과 같다. 어느 작가가 1920대에 쓰고있던 글을 나는 독자로써 지금 읽고있는 게 시공간을 넘어선 AI 가상현실 개념이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과거, 경제적으로나 시간 상 경험하기 힘든 것들을 간접의 방법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 방법이다.


과학적으로 책을 읽는 것은 뇌의 잠재능력을 활성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알고 있다. 뇌과학 분야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독서를 통해 인간은 어휘 등 표현력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미각과 후각 등 오감이 예민해지고, 타자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커지며, 느닷없는 문제에 대비하는 힘이 강해진다고 한다. 특히, 제대로 된 이야기를 갖춘 소설을 읽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소설만 읽는 게 재미만 찾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맘놓고 읽어도 되겠다. 하아-


비슷한 맥락으로 독서를 통해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독서를 하게 되면 1인칭,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람과 사물, 그리고 (역사적) 현상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공감력이 생기고, 사고력이 늘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고, 주체적인 느낌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 감상을 나누는 간접 경험이 좋다.


가끔 <멍 때리기>를 하는 게 자아성찰이나 깨달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사색>이 없는 독서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우리의 훌륭한 조상 성호 이익과 정약용 선생의 말씀이기도 하다. 손이 비어야 새로운 물건을 잡을 수 있다는 미니멀리즘 사고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나 자신을 다독이고 정리하자는 의미다. 요가나 명상을 하는 이유도 내 마음과 몸에 집중하며 나 자신을 찾는 과정이니까.



보흐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에서 35년째 폐지를 압축하며 뜻하지 않게 교양을 쌓게 된 주인공 햔타는 고독한 상황에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으로 혈관 깊숙이 행복해한다. 근사한 문장을 통째로 쪼아 사탕처럼 빨아먹고, 작은 잔에 달달한 술을 따라 홀짝대며 음미한다. 


우리는 <독서하는 피조물>이다. 단어를 섭취하고, 단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어가 존재의 수단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단어를 통해 현실을 파악하고, 자아도 확인한다.-알베르토 망구엘 <은유가 된 독자>

 

함께 로맨틱해질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로맨틱한 사람은 없다. 정신을 팔 일이나 친구도 없어 깊은 외로움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드디어 사랑의 본질과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알랭 드 보통 <동물원에 가기>

작가의 이전글 <시간>을 선물 받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