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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하늘이 Jun 03. 2019

무엇이 불안한가

지혜 + 시간의 소중함

초긍정과 지혜를 좇으며 변화의 몸부림을 친다. 가능하면 일이 없어도 집 근처 대형 서점이나 (아직도) 학교 도서관을 이용한다. 매일 아침 받아 읽는 신문은 욱택씨의 습관을 이어받았다. 기적 공장을 운영하는 <유튜버 김새해 작가>와 독설에 특유의 개그를 비벼서 귀에 갖다 꽂아주는 <김미경 강사> 등의 채널도 자주 듣는다. 지혜를 얻기 위해서. 변화하고 싶어서. 억만장자가 되기 위해서(이건 쓰면 이뤄진다고 하니까 한 번 써본다.)


나는 무엇이 이토록 불안한가.

언론 매체 일하다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몇 년 전 이후는 내 손을 내가 칼로 그어 베는 꿈을 꼬박 일 년간 꾸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치유가 되는 건 아니지만, <받아들이고> <이겨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구나. 이 <병>이 말끔히 나은 직후엔 책을 읽지 않는 순간엔 목이 타들어가 가는 느낌이었다. 입안에서 쉴 새 없이 침을 계속 빨아들인다. <초초함과 불안함> 때문인지 매일 찐-하게 내린 커피를 종일 마셔서 인지 가슴은 쿵쾅쿵쾅 뛴다. 불안을 달고 있었다. 원인이 <막연히> 당연하다고 여겨 사색에 빠져보거나 이렇게 생각을 늘어보지는 않았다.


불안한 미래다. 나는 학자금을 갚을 정도와 내 용돈을 버는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재익도 매월 수입이 다르다. 언제 일(수업)이 끝나거나 취소될지 알 수 없다. 휴가철과 방학엔 수업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수업이 없으면 급여가 없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지난 1년을 통째로 계산해봤다. 매년 방학과 휴가 시즌엔 아예 수입이 없다고 살아왔는데 월급이 아예 없는 달은 없었고, 휴가철에도 죽지 않고 살 만큼은 벌었다. 율율도 없고 맞벌이를 시작한 12년 전 <변화하기 위해 꿈틀 됐더라면> 막연히 불안해하며 살기보다 오히려 돈을 모았거나 적어도 불안에 떨며 살지는 않았을 거다.


최근 내 <시간>을 이 전보다 몇십 배 몇 백배 중요하게 생각한 직후 한 달도 안 되어 나는 적금 통장 10개를 만들었다. 그동안은 납부일이 다른 신용 카드마다 결제 날이 다가올 때면 불안에 떨며 마지못해 <그 숫자>를 눈으로 확인한 뒤 크게 한숨 쉬고, 다시 불안해하는 루틴으로 돌아오는 <마이너스의 삶>이 이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감히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내 주제에 매월 1만 원의 적금 따위의 생각은 내 머리에 없었고 통장에 남은 숫자는 소심하기 짝이 없었다. 내 인생에 <적금>이란 건 나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다. <마이너스만 안되면 다행인 삶>이라고 떠벌리고 다녔지.


2017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타이탄의 도구들>의 저자 팀 페리스는 <미래에만 매달리는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는 불안>이라고 말한다. 맙소사. 이 책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내일에 대한 불안이 커질 때는 2~3분 만이라도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는 마을을 갖는 게 가장 좋은 처방전이라고 한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 하나같이 <추구하는 것에만 집착하면 현재 갖고 있는 걸 잃는다. 반대로 현재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하면 마침내 추구하는 것을 얻게 된다.>는 식의 말을 직접 듣고 기록한 팀 페리스의 노트는 그의 2미터가 넘는 책장에 가득 차있다고 말한다.


책과 좋은 영상으로 (나는 보통 유튜브 화면을 보지 않고, 이동하거나 요리를 할 때 라디오처럼 소리로만 듣는다. 듣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기록한다.) 이 긍정 에너지 주사를 매일 열 시간씩 맞으며 실천하는 과정에 저자 <팀 페리스>를 알게 되어 감사하다.


나는 10대부터 누드 모델과 신문배달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아르바이트를 해 본 거 같다. 백화점과 호텔을 비롯해 일 하는 곳에서 친절 서비스 교육을 수 십 번 받은 나는 긍정 마인드 덩어리인 부모님과 언니의 뒤를 이어 더욱 단련되었다. 주변인들이 <너무 착하다~ 목소리도 어쩜 그리 상냥해요?> <너는 정말 친절해>를 20-30대 내내 듣고 살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들었다. 처음엔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하면 더 착하고 더 친절하게 보일까.> <혹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 없겠지>라고 착각한 채 <착한 사람 콤플렉스> 말기에 걸려 살았다.


시간이 갈수록 <너무 착해>, <너무 친절해>의 소명을 위한 행동에 진저리가 났다. 그러나 자식인 나와 내 자매들도 <붓다와 간디도 절 하고 갈 성인이자 천사>라고 칭송하는 엄마 현진씨의 유전자 DNA가 너무 강력한지 <무조건 내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남을 위한 배려> 병이 쉬이 고쳐지지 않았다. 큰 소리를 내어 내 권리를 주장해야 할 때마저도 가만있거나, 앉아서 당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때마다 나 스스로가 너무 싫고 상병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곧 내 자존감이 지하 100층까지 내려가는 데 꾸준히 일조했다.


천만 다행히도 가족의 따뜻한 사랑은 긍정이 넘쳐흐르는 조언과 관심으로 나를 만져주었고 내 자존감은 천천히 거의 로비층까지 올라왔다. 이 로비에서 긍정 에너지의 수액이라고 할 수 있는 책과 좋은 강의에 집중하면서 한층 한층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최근 변화하기로 결정한 지 한 달여 만에 나는 처음으로 디테일하게 가계부를 써봤고, 10개의 적금을 개설했으며, 새벽 독서가 끝나면 도시락을 싸고, 더 이상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다. 집에 TV는 없지만 틈만 나면 보거나 들었던 미드, 영드, 예능 프로를 모두 끊었다. (가끔 개그 프로는 찾아볼 것이다. 그들의 지혜와 웃음은 생활의 활력이다. )


수입이 적어서 불편하거나 늘리고 싶다면 방법을 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노력하면 될 일이다. 당장은 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쓰고 지혜롭게 지출하면 될 일이고. 내가 예전처럼 하루의 반을 일에 매달린다면 첫째, 하나부터 열까지 봐줘야 하는 초1인 아이를 돌봐주는 게 불가능하다. 나는 아이가 크는 하루하루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일에 파묻혀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면, 나중에 <유대가 없어질 게> 너무나 두렵다. 초4만 돼도 정말 무뚝뚝해진다며 요즘 애들을 평가하는 목소리를 들을 때면 불안함이 엄습한다. 나는 내가 없어질 미래에 아이가 혼자됐을 때 세상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엄마 아빠에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율리가 엄마의 아들이어서 너무 행복해.>라고 매일 귀에다 대고 말한다.


둘째, 대학원 말부터 시작한 기자 생활은 성공한 기업가들과 예술가를 만나 인터뷰하는 더없이 좋은 경험이었으나 줄줄이 양아치 대표들을 만나 그들의 민낯을 경험했고 받아들이고 헤쳐 나오는 데 오래도 걸렸다. <살다 살다 별 꼴을 다 본다>를 딱 이 시기에 거의 다 경험한 것 같다. 내 아이폰이 한동안 <비행기 모드> 일 때 그런 부류의 회사나 오너를 만나서 또 당할까 봐 스스로 두렵다고 생각했다. 이젠 회사의 갑질과 약한 자를 짓누르는 사람들을 위해 더 이상 내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다. 내 시간은 나를 위해 그리고 소중한 사람에게만 쓰겠다.


마음의 회복을 하면서 내 분노의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게 도왔고, 독서 양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책을 읽을수록 <시간>이라는 게 내가 생각해오던 것보다 몇 천만 배 우주보다 더. 어떤 표현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만큼 중요하고 값지다는 결론이다. 한 번만 사는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게 <시간> 임을 알았다.


<돈>과 <사랑> 하는 사람의 경우는, 아이가 한글을 모르거나 이유 없이 반항하면 가르쳐 주고 깨우쳐 주고 긍정 에너지를 듬뿍 넣어서 훈육을 하면 될 일이다. 내가 고등학교 즈음 욱택씨 사업이 연이어 실패해 가족에게 큰 빚을 남겼다. 월세 단칸방에서 6년 정도 힘든 생활을 견뎌내면서도 좁은 공간이 익숙지 않아 움직일 때 서로 몸이 부딪히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서로 더 가까워지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긍정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부모님, 라비, 쎈은 전적인 배려와 넘치는 사랑으로 힘을 합쳐 아빠의 진 빚을 모두 갚았다. 30년이 걸렸다. 현진씨는 <단 한 번도> 아빠를 원망하는 큰 소리를 내지 않으셨다. 그래서 가능했던 일이었나. 인간이 덜 되면 <고칠> 수 있고 사기를 당했거나 사업에 크게 망해서 길바닥에 앉게 됐다면 어쨌든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시간> 만큼은 어떤 방법을 써도 불가능하다. 시간 여행자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시간>이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는 걸 안 이상,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TV를 끊은 후 오로지 나와 가족을 위해 변화할 수 있는 긍정 에너지를 전달받는 책을 읽고 강의를 듣는다. 그리고 기록한다. 긴장을 더 하기 위해 성호 이익과 다산 정약용, 버지니아 울프,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세종대왕의 <읽다가 죽어버려>를 실천한 삶의 뒤를 잇기로 결심했다. 일 년에 단 한 권을 읽어도, 어떤 책에서 얻을 문장이 단 한 개만 있더라도 이 역사의 천재들처럼 책 읽기를 <일생일대의 사명>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스스로 긴장을 놓지 않기 위해 누군가 읽을 수 있는 곳에 글을 쓴다.


하루에 <6hr Reading>의 계획을 시작으로 실행한다. 오늘은 하루 일과를 시간 단위로 따져보니, 새벽에 더 일찍 일어나 아이 등하교와 오후에 숙제를 봐주고, 집안일에 저녁 요리를 다해도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일이 많을 때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땐 안 되겠지만, 어떤 일을 하든지 거기에서 얻는 것이 있을 것이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이나 도움을 줄 수 있으니 그것으로도 좋다.


그리고 나는 좀 더 효율적으로 일과 육아, 집안일을 하면서 <지혜>를 더 얻을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겠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모든 일을 이룰 것이다. (확언 노트를 기록하겠다.) <시간> 관련한 판타지 영화와 소설 읽기는 나의 즐거움이니 이 건 계속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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