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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하늘이 Jul 13. 2019

아들 셋 몫 한다고라…

기적 같은 내 라이프 

율의 두 달간 여름 방학 중.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까지 문을 닫은 마당에 아이 부모들은 일명 <학원 돌리기>를 더 감행한다. 나는 학원 보내지 않기를 고수 중이고. 수영장을 일주일에 3회 가는 율은 오늘 수영장에서 곧바로 오랜만에 글방에서 마련해주신 <독서 토론> 수업에 참여했다. 


나는 율이 수영 레슨 중이거나 다른 활동 중일 때마다 노트북을 펼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처음이라 얼른 집중 모드로… 돌입하기엔 글방 안에서 신나고 현란한 비명과 뜀박질을 해대는 통에 책장에 둘러 쌓여 있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오랜만에 만난 독서토론 수업 친구와의 <재회>에 초를 치긴 싫고… 그렇다고 글방에서 저렇게 뛰어노는 건 아닌데…를 고민 중에, 


그때 내 바로 맞은편에 앉아 계신 3명의 아들을 둔 엄마와 아들 쌍둥이를 3명 둔 어머니들이 율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어머나 쟤는 혼자 아들 3명 몫을 다 하네 하하호호 역시 하늘은 공평하다니까.”고 서로 맞장구까지 치면서. '뭐? 정말?’ 나는 율을 키우며 아이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데 둘, 셋을 키우는 (그것도 드센 남자 애들만이면?)건 불가능 하거나 존경해 마지않을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물론 아이가 둘이고 셋이 있는 어느 집은 3배 6배 힘들 수도 있겠지.


“아하하^^’ 정말요?? 얘는 저게 많이 얌전해진 건데… 댁 아드님들은 셋 모두가 얌전한가요??”라고 물었다. 두 분 다 “하하하 저 정도는 아니죠. 저러면 애 세 명 못 키우죠.”라고 잘라 말한다. 오… 내가 대단한 건가. 율이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건가. 그것도 식탐 제로인 애가??? 어릴땐 깔깔거리고 웃고 뛰어노는 게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 뭐 다 다른 법이니까. 난 율에게 <단련> 되었고 중요한 건 나도 어릴 때 딱 저랬다... 울 엄마 표현에 따르면 <칠럭펄럭> 놀러 다니고 호기심 레벨은 하늘을 찔러서 집에 라디오며 가스렌지 등 값 나가는 물건도 분해하고 불 내고... 앗 현진씨 미안… 그러고 보니 우린 딸만 셋이었지만 그나마 내가 제일 얌전했어! 언니는 웬만한 남자애들 보다 드세서 70년 중반 당시 가장 잘나간다는 사진관 <허바허바사장>에서 돌사진 촬영을 하는데 도령복을 입혔다구! 헉!!! 불쌍한 우리 현진씨… 8-90년 대에는 애가 셋(우리 집)이든 12명이든(우리 큰 집) 아빠가 육아를 돕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아… 그 당시엔 엄마는 군인보다 강해야 했구나… 아니 어벤져스 보다… 율의 에너지가 넘쳐 흐름을 자각한 날을 기록하려던 것이 엄마에게 숙연한 마음이 든다.. 잠시 울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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