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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병선 Dec 14. 2015

왜 음악 가격을 정부가 결정하는가?

무료음악 서비스의 폐업 위기 기사를 보면서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플랫폼 회사는 플랫폼에 참여한 참여자들이 공유함으로써 가치가 만들어지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 댓가로 플랫폼으로 만들어지는 가치의 일부를 가지게 된다. 그것이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가 돈을 버는 방법이다. 결국 플랫폼 회사란 "플랫폼"이란 자산을 만들고 참여자간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규정"을 정의한다.


어려운 얘기로 시작하는 이유는 "국내 무료 음악 서비스, 폐업 위기"라는 기사를 보면서 결국 이 상황도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문제이기때문이다.  기사의 핵심 논점은 다음과 같다.


"광고 기반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비트'를 운영하는 비트패킹컴퍼니가 서비스 존폐를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600만 회원 돌파, 2년 연속 구글플레이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으나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을 투자하면서 바라보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많이 보기때문에, 만약 이 상황에서 위의 서비스가 지속하지 못한다면 결국 비즈니스모델의 실패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본엔젤스의 장병규 대표의 아래 의견을 보고 이 글을 적어본다. 


"제가 좋아하는 (항상 본질 이슈를 잘 말씀해주시는) 황병선 님께서 쓰신 글을 보다가, 문득 비트와 관련된 핵심 이슈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에 한마디:

제가 생각하는 비트의 핵심 쟁점은, "1) 기존 저작권료 체계가 적절한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2) 이 사회가 생산적으로 토론하고 있느냐"인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은 실패할 수도 있고, 많은 스타트업이 실패하죠. 하지만, 실패 이유가 '기존 저작권료 체계가 적절하지 않아서'라면? 추가로, '그런 토론이 생산적으로 이뤄지지 않아서'라면?

본엔젤스가 비트에 투자했기 때문에, 비트 편으로 말씀드립니다만, 한번만 더 생각해주시면 정말 감사.."


장병규 대표 의견대로 위의 기사의 의도는 "기존 저작권료 체계가 적절한가"에 있다. 하지만 필자는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과연 음원 저작권료를 국가에서 중재하는 것이 적절한가?"

비슷한 사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담배와 주류 가격은 국가에서 중재하는 것이 적절한가?"

"의료보험료는 법으로 통제하는 것이 적절한가?"

"TV 다시보기에 대한 저작권료는 국가에서 중재해야 하지 않을까?"

"영화 제작비가 과도한 배우 개런티때문에 올라간다는데 이를 정부가 규제해야하지 않을까?"


위의 질문들을 생각하면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질문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음악 저작권료를 국가에서 중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가져야 한다.


참고로 애플은 최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아이라디오를 출시하면서, 국내와 유사하게 음반사와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는 기사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정부의 중재나 통제때문이라는 언급은 없다. <참조 기사>


필자는 기본적으로 "자유시장"주의자이다. 시장의 경쟁과 참여자간의 협상을 통해서 자연스러운 가격의 형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독점의 폐해로 인해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면 정부의 개입은 적절하다. 또한 그 제품이나 서비스가 "안전", "생명"에 관련된 것이라면 분명히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음악 산업은 정부의 개입이 왜 필요한지 이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아니라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정부나 업체의 시시비비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장병규 대표의 제안대로 과연 현재의 "저작권료에 대한 규정"이 적절한가?"의 논의 보다 본질적인 질문인 "과연 음악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업계 내부 참여자만으로는 결정할 수 없는가?"라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여러분이 음악 산업에 대한 전문가라면 다음의 질문에 의견을 주시기 바란다.


1. 한국의 음악 생태계는 자생적인 혁신과 경쟁을 통한 발전을 할 수 없는 초기 단계의 산업이기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가? 

2. 한국의 음악 생태계는 생태계 전체를 독점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존재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기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인가?

3. 한국의 음악 생태계에서 음악 저작권자는 약자이고 법인으로 음악 유통 플랫폼 사업자와 협상할 수 있는 능력이 미흡하기 때문에 정부가 대신 비즈니스 모델의 협상에 개입해서 보호해주어야 하는 상황인가?


생태계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궁금하다면 

http://academyx.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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