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기술개발 자금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가?
2016년 현재 한국은 스타트업 열풍으로 뜨겁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규모로도 알 수 있다. 중기청, 미래부, 산업자원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 함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투자한 스타트업 지원 자금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이냐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시는 분도 있다. 하지만 4대 강에 대한 투자보다는 훨씬 미래 가치를 만들어내는 혁신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4년안에 만들어진 스타트업 지원 정책 사업이기때문에 사실 이슈도 많다. 특히 스타트업 지원사업의 자금의 성격에 따라서 심사위원이 선정되는데 이슈가 발생한다. 과연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R&D" 자금으로 규정하고 이에 따라서 "R&D 전문가"들이 심사하는게 과연 효과적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한국 정부는 OECD 국가 중에서 R&D 투자 집중도는 2위이다. 수많은 국가 지원 연구소가 과거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서 지금의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를 만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미래의 혁신의 단초에 대한 투자인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사업이 과연 지금까지 "R&D"의 관점으로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질문이다.
스타트업 지원 사업중에서 대출 방식이 아닌 대부분의 사업은 "R&D" 성격의 자금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과연 해당 스타트업이 개발하는 기술이 독점적인 경쟁력을 가졌는가?"라는 관점에서 볼 수밖에 없고, 따라서 공학 기반의 교수나 관련 전문가들이 평가하게 된다.
평가위원들의 자질이나 전공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 사업을 기획하는 정책 담당자에게 드리는 의견이다. 과연 네이버와 다음이 원천 기술 개발이 있었기때문에 지금의 성공을 만들 수 있었을까? 쿠팡과 티몬은 어떠한가? 과연 국내 게임 회사들은 자체 게임 엔진으로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고 있는걸까? 배달의 민족은 핵심 기술력이 있기때문에 경쟁력을 유지하는가? Uber, AirBnB는 어떨까? 과연 우리나라 기업중에서 핵심적인 기술만으로 세계젹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즉 정부 R&D 지원 사업의 핵심은 기술 자체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평가가 필요하다. CDMA 원천 기술은 비즈니스 모델과 독립적으로 다른 기술과 다른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들은 기술 자체의 경쟁력이 핵심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의 평가를 과거의 R&D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게 과연 적절한 것일까?
필자의 이론을 기준으로 회사를 기술회사, 제품 회사, 서비스 회사로 나누어서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기술 회사 이외에 제품회사와 서비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제품 회사의 경쟁력은 제품 디자인(기획) 능력과 마케팅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서비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지속적인 서비스 제품의 개발과 고객관계관리 능력이 오히려 핵심이다.
비즈니스 혁신은 기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세상의 변화도 파괴적인 기술의 변화가 핵심이지만, 반대로 파괴적인 혁신은 그리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원천 기술 개발은 단기간의 목표로 진행해서 안되는 이유이고, 반대로 점진적인 혁신은 제품과 서비스 혁신으로 기술이 핵심일 수 없는 이유이다.
과연 한국은 원천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이 적절한 전략일까? 필자의 주장은 그 비율을 얘기하자면 20:80 이라고 생각한다. 즉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를 고려할때 원천 기술이라고 할만한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나올 확률도 높지 않을 뿐더러, 국내의 좋은 인프라와 인력 상황을 고려할때 비즈니스 모델과 콘텐츠 분야에 대한 다양성을 장려하는 비즈니스 혁신이 더 많을 것이라 예상한다.
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R&D와는 다르다.
퓨처워커 황병선
Why South Korea is the world’s biggest investor in r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