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무력감을 느낄 때.
'ADHD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
Q: 울고싶어요 약을 올렸는데도 못하겠어요..1시부터 스터디카페 책상앞에앉아서 딴짓만해요..폰보기 낙서하기 잡생각하기 가계부쓰기 이런것들이요. 머릿속엔 강의듣고 책봐야해 이게 자꾸 명령을 하는데 하질못하고있어요..도와주세요 어떡하죠?ㅜㅜ해야되는데..뭐가문제일까요...못하겠어요...왜못하겠죠? 일단 나가서 달리기라도하고올까요?
kwoo: 지백이는 당연히 읽었고,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전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적어도 이 방에 있다면 이 두 가지가 먼저 선행되어야 그런 고민이 의미있게 다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적용이 가능하도록 빨리 써보겠습니다.
지금 처한 상황은 ADHD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충분히 예상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한다.
따라서 그렇다면 어느 정도 대처 방안이 메뉴얼화 되어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다.
최소한의 암기가 되어있어야 하는 것들 크게 마인드와 전략으로 나누어진다.
1. 마인드
- 이미 일어난 일은 지나간 일이다.
- 지금이 내가 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빠를 때이다.
- 할 마음은 시작하면 생긴다.
2. 전략
- 미루기 극복 10계명을 그대로 따라한다.
- 하양이에 나온 마음챙김 훈련을 떠올리고 3 cycle을 돌린다.
- 몸에 힘을 빼기 위해서 밖에 나가 10분 정도 빠르게 걷는다.
(포인트는 '힘이 빠질 정도로, 땀을 흘릴 정도'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있지만 3가지 씩만 먼저 이야기 해봤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한 번 더 강조하자면,
최소한 지백이는 읽었어야 하며, 약물치료 중이라면 단약 없이 복약지도 받은대로 진행해야 합니다.
Q: 진짜 울고싶어요. 많이노력했는데 전기자극맞은생쥐처럼 스위치만 누르는짓 하지말자고 많이다짐하고 했는데 실제로 수행한 행동도 많았고 운동도시작하고 좀 나아지는거 같아서 희망이보였는데 이 뭔가 거대한 의지가 다시 붙잡았어요..온 우주가 제 앞을 막는거같아요...지금 이럴 시간이 없는데....행동강령은 다 아는건데 어떡할질모르겠어요.
kwoo: 실제로 우주가 나를 막고 있는가? NO
매일 매일 계획대로 좌절없이 승승장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NO
다 아는 건데 실천할 수 없는가? NO
내가 너무 힘들고 지치고 아무런 의지도 느껴지지 않고 무력감에 아무것도 못하겠다면?
따라 말한다
"맞아, 나는 너무 무력해. 지금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렇지만 나는 적어도 이 의자에서 일어날 수는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의자에서 일어날 정도는 가능하지"
의자에서 일어났다면, 이젠 STEP2입니다.
"의자에서 일어나다니, 아주 칭찬해. 그렇다면 이제 화장실 까지 가보자"
화장실에서 뭘 할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화장실 까지 가보기만 하세요.
이제 STEP 3입니다.
"수도꼭지만 올려보자. 내가 아무리 바보라도 수도꼭지는 올릴 수 있지."
일단 먼저, 머리 속에서 수도꼭지만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수도꼭지
수도꼭지
수도꼭지
화장실에 수도꼭지는 어떻게 생겼을까?
돌리는 걸까
올리는 걸까
세련된 디자인일까?
기억이 안나는데?
수도꼭지 수도꼭지 수도꼭지
물이 나오면 찬물로 세수하십시오. 화장한게 아니라면 찬물세수만큼 신경계를 자극하는 건전한 방법이 없습니다. 무력감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 나를 강제로 끌어올려서 심폐소생술을 해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