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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Sep 30. 2022

너무너무 가려운 피부 기생충 - 옴

다른 동물들처럼 인간의 피부에도 여러 기생충이 살 수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기생충 3 대장은 옴, 모낭충, 사면발니이다. 그중에서 오늘은 옴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왼쪽: 옴 암컷, 알을 품고 있다. 가운데: 굴을 파고 알을 낳는 모습, 맨 오른쪽: 주황색 동그라미 안의 작은 알갱이가 옴의 배설물이다.

1. 옴이란 무엇인가.

옴은 왼쪽처럼 동그란 로봇청소기같이 생겼고 크기는 0.2-0.4mm 정도 되는 진드기 목의 곤충이다.

사람 피부 중 각질층에 굴을 파고 들어가서 기생하며, 심한 가려움과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감염된 사람과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서 전염되는데, 피부에서 피부로 옮기기도 하고, 이불이나 옷, 수건 등을 통해서 옮기도 한다. 크기도 작고 움직임도 매우 느리기 때문에 악수나 피부에 살짝 닿은 정도로 옮기는 어렵다. 피부 표면에서 1시간에 2.5cm 정도 이동이 가능하며, 피부에 도달하면 20분 정도면 굴을 파고 들어가서 몸을 숨길 수가 있다.


암컷과 수컷으로 나뉘며, 수컷은 교미 후 2일 이내에 죽고, 암컷은 4-6주간 생존하여 하루에 2-3mm 정도 굴을 만들며 총 40-5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굴을 만들 때 소화액 같은 분비물이 나오는데 이 분비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가려움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은 4-5일 후 유충으로 부화되어 약충 시기를 거쳐 10-14일 후 성충이 된다. 이후 피부 위로 올라와 교미를 한 후 굴을 파고 알을 낳는 과정을 반복하며 개체수가 늘어나게 된다.

피부 밖으로 나온 옴은 실내 온도와 습도에서 24-36시간 생존 가능하다.



왼쪽: 옴이 굴을 파고간 모습, 오른쪽: 옴의 생활모습 모식도 (출처: 구글이미지)

2. 옴의 증상

옴은 남녀노소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요즘 노인의 증가로 인해 노인 요양시설이 많이 생겼고 그 안에서 환자와 종사자들의 감염이 늘고 있다.

증상은 다양한 형태를 띠지만 일반적으로 옴이 감염된 환자가 잘 때 활동하기 때문에 밤에 심하게 가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위 사진처럼 염증 병변 없이 굴만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는 홍반성 구진이나 각질, 결절 형태를 띠게 된다. 병변 자체 만으로 일반적인 알레르기와 구분이 어려운데, 알레르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옴을 의심 해봐야 한다. 또한 알레르기는 전염성이 없기 때문에, 같이 생활하는 가족들에게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옴을 의심 해야 한다.


3. 옴의 진단

보통 병변 부위의 각질층을 칼로 긁어서 현미경을 통해 옴의 성체, 유충, 알, 배설물 중 한 개라도 보이면 확진이 가능하다. 더모스콥이라는 피부확대경으로 특징적인 옴 병변을 보는 방법도 있지만, 가장 확실하게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것을 더 추천한다.


4. 옴의 치료

옴의 치료는 살충제인 퍼메트린 5% 연고인 오메크린 크림을 도포하여 치료한다.

10% 크로마티톤 연고를 도포하기도 하지만 오메크린 크림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오메크린을 르는 것이 좋다.

페메트린은 신경독성 기전으로 살충 및 산란 억제 효과가 있으며, 작용이 빠르고 지속성이 좋아 한번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 또한 다른 약제에 비해 인체에 흡수가 적고 흡수가 이뤄져도 배설이 빨라 안전해서 2개월 유아에도 사용이 가능하나, 한국에서는 현재 2세 미만에서는 금기이다.

바르는 방법은 성인과 12세 이상 소아의 경우 오메크린 30g 한통을 저녁에 목 아래쪽에 전체적으로 바르고 12-14시간 후 물로 씻어낸다. 5세에서 12세의 경우 15g 반통을 사용한다. 한 번의 치료만으로도 효과적이지만 혹시 남아있을 수 있어 1주일 뒤 한 번 더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두 번의 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에 방문하여야 한다.


5. 주의 사항

1. 증상이 없더라도 온 가족이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2. 오메크린 크림으로 1주일 간격으로 2회 치료한다.
3. 옴에 걸렸을 때 입었던 옷과 수건, 이불 안에 옴이 살고 있을 수 있다. 세탁이 가능한 것들은 50-60도로 세탁하여 3일 후부터 사용한다. 세탁이 불가능한 것들은 2일간 뜨거운 햇볕에 말리거나 다리미로 다려서 사용하거나 일주일간 밀봉했다가 사용한다.
4. 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옴이 남아있는지 확인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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