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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Nov 12. 2022

한포진

"손가락에 개구리 알 같은 게 오돌토돌 생겼어요."

"어디 볼까요. 한포진이 생겼네요."

"한포진이요? 한포진이 뭔가요."

"손발에 생기는 습진의 일종인데, 특징적으로 말씀하신 개구리알 같은 수포들이 생기는 게 특징입니다."

"왜 생기는 건가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피곤하고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많이 생깁니다."

"맞아요. 좀 몸이 힘들다 하면 생겨나더라고요. 이거 뿌리 뽑을 수 없나요."

"사실 질환이라기보다는 피부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니 치료로 완전히 안 나오게 하는 방법은 아직은 없고요. 최대한 원인이 될만한 상황을 피하면서 컨디션 조절을 해주시고, 증상이 생길 때마다 치료하다 보면 호전되기도 합니다."

"이거 혹시 전염되는 건가요? 물집같이 생긴 게 바이러스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고, 수포를 터트리는 경우 약간 주변으로 퍼질 수는 있습니다. 수포액에서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아서 바이러스 감염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손과 발에 발생하는 자잘 자잘한 수포가 생기는 한포진은 손습진의 여러 형태 중 한 가지이다.  나도 어렸을 때 뭔지는 몰랐지만 손에 작은 수포들이 많이 생겨서 터트렸던 기억이 있다. 질환 이름을 보면 땀 한, 물집 포, 마마 진인데, 긴장했을 때 땀이 나는 손발에 물집이 생기기 때문에 땀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붙인 이름이지만 땀샘에서 병변이 유발되지는 않는다. 다만 땀이 너무 많이 나서 피부가 젖어있는 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되며, 땀을 조절하면 피부염이 호전되기도 한다.


사실 한포진이라고 환자에게 설명하지만 손에 잔물집이 생기는 질환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특별한 외부적인 원인 없이 내인적으로 생기는 경우에 급성기를 한포진, 만성적인 경우 만성물집손피부염이라고 부른다. 몸의 다른 부위에 습진이 있는 경우, 아토피피부염을 앓았던 경우, 손습진이 20세 이전에 발생한 경우에는 만성화될 위험성이 2배 높다.

발생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알레르기가 원인인 경우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자극물질이 원인인 경우 자극성 접촉피부염으로 구분한다. 접촉피부염의 경우 잔물집보다는 일반적인 습진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더 많다. 


원인과 상관없이 결과로 나타난 피부 형태가 동일하기 때문에 증상만을 보고 이 질환들을 구분하기고 어렵고, 환자분들에게 이렇게 세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워서 '한포진'이라는 세 글자로 설명하게 된다.


한포진 환자들을 진료할 때에 위 대화에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발생시킬 수 있는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 직업적인 요소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직업적인 원인물질의 노출이 줄어들지 않고는 증상의 빈번한 재발을 막을 수 없다. 고위험 직업은 피부가 젖는 일을 하는 경우, 특히 2시간 이상 용액에 접촉하거나 장갑을 착용하는 경우, 하루 20회 이상 손을 씻는 직업이다. 금속을 많이 만지는 직업이거나 피어싱을 한 경우 금속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고, 라텍스 장갑이나 고무장갑을 오래 착용하는 경우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유발된다. 또한 세제나 화학약품의 경우에는 피부를 자극시켜 자극성 접촉피부염을 유발하게 된다. 원인이 불분명하다면 첩포검사(patch test)를 통해서 접촉성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찾아볼 수도 있다.


 한포진 역시 손습진의 일종이기 때문에 치료법은 아래 링크의 손습진의 치료와 동일하다.

 https://brunch.co.kr/@drhmy/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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