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에 찾아오는 환자 중 많은 환자가 손습진으로 내원한다.
손습진은 직업적인 요소가 많이 관여하기 때문에 약물을 통해 호전되었다가도 금방 다시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많은 환자들이 힘들어한다.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수적이고, 특히 일을 그만두거나 일하는 환경을 바꾸기가 어려운 만큼 환자 본인이 직접 손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손습진을 앓고 있다면 이 관리방법과 치료방법을 최대한 활용하여 손습진을 억제해보도록 하자.
1. 원인물질 회피
원인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원인물질을 찾기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다음에 설명한 것들에 노출되는 직업이라면 최대한 덜 닿게 해야 한다. 가장 흔한 물질은 바로 물이다. 피부가 젖는 일을 하는 경우, 특히 2시간 이상 용액에 접촉하거나 장갑을 착용하는 경우, 하루 20회 이상 손을 씻는 경우 손습진이 잘 발생한다. 금속을 많이 만지는 직업이거나 피어싱을 한 경우 금속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고, 라텍스 장갑이나 고무장갑도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세제나 화학약품의 경우에는 피부를 자극시켜 자극성 접촉피부염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직업군으로 카페나 요식업 종사자, 미용 이발사, 보건의료종사자, 청소부, 제빵사, 실험실 연구원, 시멘트 작업자 등이 있다. 주변 지인이 이에 해당한다면 손습진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이 글을 읽어보도록 추천해주길 바란다.
알레르기원이나 자극 물질에 노출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닐장갑을 끼는 것이다. 다만 비닐장갑을 껴서 땀이 차고 손이 더워지면 습진이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면장갑을 껴서 땀을 흡수시켜 주어야 한다. 면장갑까지 많이 젖었다면 새 걸로 교체해서 너무 습한 상황을 피해야 한다. 면장갑만 낀다면 알레르기 물질이 투과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면장갑을 끼고 그 위에 비닐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바쁘고 정신이 없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맨손으로 하는 일도 여유가 충분하다면 반드시 장갑을 착용해서 손을 보호해 주는 것이 좋다. 라텍스 글러브에 알레르기가 심하다면 니트릴 글러브로 대체할 수 있다.
2. 보습제
손습진에 있어 보습제의 사용은 백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손에 건조함을 느낄 때나 손을 씻고 나서 그때그때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일을 하면서 보습제를 발랐을 때 미끌거리는 게 불편하거나 어차피 또 씻겨나갈 거라서 챙겨 바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도 가능한 경우에는 발라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핸드크림은 향이 있기 때문에 향료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 있다. 가급적 무향의 크림, 특히 몸에 바르는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권장된다.
3. 도포제
손습진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면서 효과적인 치료법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는 것이다. 보통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일반 크림 바르듯이 슥슥 바르고 마는 경우들이 많은데, 그 정도로 발라도 호전될 수 있는 약한 습진은 그렇게 사용해도 무방하다. 다만 손이라는 조직은 각질층도 두껍고 습진도 심하고 두꺼운 경우가 많아서 스테로이드 연고 중에서도 가장 강한 것을 사용하는 편이고, 이를 효율적으로 흡수시키기 위해서는 밀폐 요법을 사용하게 된다. 연고를 듬뿍 바르고 반창고로 감싸 놓으면 연고가 계속 피부 위에 머물러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흡수가 되기 때문에 먹는 약이나 병변 내주사만큼 효과가 좋다. 외국에는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반창고가 있어서 그걸로 붙이기만 하면 되는데 국내에는 그러한 제품은 없기 때문에 연고를 바른 뒤 반창고를 붙여야 한다. 대일밴드 같은 일반적인 밴드도 좋고, 물이 많이 닫는다면 방수밴드를 사용해도 좋다. 테가덤이라는 반창고가 방수도 되고 크기도 다양하고 붙이기도 쉬워서 밀폐 요법용으로 추천하며, 외관이 중요하지 않다면 주방에서 쓰는 크린랩을 사용해도 좋다. 습진 병변이 너무 많고 넓은 경우 잘 때 연고를 바르고 비닐장갑을 끼기도 하는데, 비닐장갑으로 땀이 차서 증상이 악화된다면 장갑보다는 밴드나 랩을 써야 한다. 또한 스테로이드 연고가 병변보다 넓게 퍼진 상태로 오래 유지되면 피부가 얇아지거나 하얗게 되거나 혈관이 늘어나는 국소 스테로이드에 의한 부작용이 주변부에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외에도 엘리델이나 프로토픽 같은 면역조절제를 같이 바르면 스테로이드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면서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4. 경구제
먹는 스테로이드의 경우 효과가 아주 좋고 빠르지만 그만큼 재발도 잘되고 장기간 복용 시 전신적인 부작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심한 경우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특성상 빠른 호전을 너무나도 선호하기에 경구제를 처방하지 않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물론 약효는 너무 좋아서 먹으면 연고만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빠른 호전을 보인다.
너무 만성적이라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스테로이드보다는 사이클로스포린 같은 전신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사이클로스포린 역시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효과가 괜찮으면서 부작용이 없어야 장기 복용이 가능한 약이다.
그 외에도 알리트레티노인이라는 비타민A 대사체 복용을 하기도 하는데 효과가 좋은 경우 6개월 이상 장기 복용이 가능하면서 면역억제제들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서 안전한 치료방법이다. 두통이나 홍조가 생길 수도 있고 관절통이 생기는 경우 복용을 중단해야 할 수 있다. 여드름 약인 이소트레티노인과 같은 계열이기 때문에 전신적인 건조함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보습이 필요하고 고지혈증 발생 확인을 위한 혈액검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