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이 이상하게 돼서 왔습니다."
"어디 한번 볼까요."
"손톱이 녹색으로 변하셨네요. 슈도모나스라는 세균에 감염돼서 생기는 녹색 손발톱 증후군입니다."
"이런 적이 처음인데, 갑자기 생겼어요. 왜 그런 거죠?"
"최근에 손톱 다치신 적 있으세요?"
"손톱을 문에 끼어서 다치긴 했었죠."
"그 이후에 생기신 거죠?"
"네. 그러고 나서 얼마 있다 보니까 색깔이 이상하게 되는 거예요. 멍든 것도 아니고."
"평상시에 일은 어떤 일 하세요? 손에 물이 많이 닿으시나요?"
"제가 식당을 해서 설거지를 많이 하죠."
"맨손으로 하시나요?"
"바쁠 때는 맨손으로 하죠. 고무장갑도 끼는데, 껴도 축축하긴 해요."
"이 녹농균이라는 세균이 손톱을 다치거나 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잘 감염됩니다. 녹농균이라는 세균이 항생제 내성을 잘 가지는 세균이라서 저희가 처방해드리는 항생제를 드시고 바르시는데 호전이 잘 안 되면 대학병원에서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해야 할 수도 있어요. 세균 감염된 부위 손톱을 갈아내서 세균도 줄이고 연고도 더 잘 흡수되도록 할 겁니다."
간혹 손톱이나 발톱이 녹색으로 변해서 오는 환자들이 있다. 녹색 손발톱 증후군(green nail syndrome)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녹농균이라는 세균에 의한 단순 감염 증상이다. 녹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녹농균이 생성하는 푸른색의 pyocyanin이나 연녹색 형광 색소 fluorescein에 의해 발생하며, 녹색 이외에도 흑녹색, 청회색, 녹갈색, 연녹색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녹농균은 습한 환경에서 잘 감염되기 때문에, 외상으로 인해 손톱이나 발톱이 박리되면서 틈이 생겨 감염이 잘 되는 환경에 노출되거나 직업적으로 물이 자주 닿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잘 감염되는 직업군으로는 가정주부, 이발사,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 종사자, 요식업 종사자 등이 있다.
녹농균 감염 시 일반적으로 감수성이 좋은 퀴놀론 계열의 항생제를 먹고 바르는 식으로 치료하지만, 2-3주간 치료에도 반응이 없거나 심해지는 경우 세균 배양을 통한 항생제 내성 검사를 진행하여 내성이 없는 항생제를 선택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런 검사는 대학병원 급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대학병원을 방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