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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Nov 28. 2018

핑거루트가 다이어트에 효과적일까

실험 결과를 통해 바라본 핑거루트 다이어트의 실체

안녕하세요. 화분남 현무열입니다.

오늘 주제는 뮤지컬 배우 홍지민 씨가 광고해서 실검 순위에도 오르고, 지방을 없애준다고 방송에 소개된,

핑거루트입니다.


핑거루트는 생강과의 식물인데 이름처럼 뿌리 모양이 손가락을 닮았습니다.

학명으로는 Boesenbergia rotunda이고,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등 열대 아시아 국가에서 향신료나 근육통, 감기, 관절염, 충치, 위장장애 등의 민간요법에 사용되었습니다.

이에 기반하여 핑거루트에 대한 유효성분 분석과 여러 효능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항균, 항염증, 항산화 등의 역할을 하며,

여러 유효성분 중 panduratin A라는 성분이 비만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2011년도에 고지방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쥐에서 핑거루트의 항비만 효과를 실험한 국내 연구 2개가 발표되었고, 이후 2013년도에 한국 요구르트 중앙연구소에서도 추가적인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 낸 기전은

판두라틴 A가 AMP activated protein kinase(AMPK)를 활성화시키는 것인데요.





이 AMPK 역할은 위 그림처럼 

간과 근육에 작용하여 지방 산화를 촉진시키고, 지방 형성을 억제하며 

지방세포의 지방생성과 분해를 억제하며, 

비정상적인 위치(ex. 근육)에 지방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판두라틴 A가 AMPK를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AMPK가 지방을 산화시키고 형성을 억제한다.


동물실험 결과를 보시면,

 ND는 정상 쥐, HFD는 high fat diet, 고지방식이 한 쥐, HFD-BPE는 고지방식이+핑거루트 한 쥐입니다.

(A)는 CT 사진인데 이 이미지만으로는 큰 차이를 모르겠네요.

(B)를 보면 HFD 쥐에 비해 HFD-BPE 쥐는 체중도 많이 안 늘었고

(C)에서는 HFD-BPE쥐가 여러 콜레스테롤 수치가 HFD쥐에 비해 낮은 걸 볼 수 있죠.


(A) 부고환 지방, 콩팥 주변 지방, 피하지방 모두 핑거루트 먹은 쥐가 더 적었고, 

(B) 지방세포 크기 자체도 핑거루트 먹은 쥐가 더 작았습니다.


HFD 쥐는 노랗게 지방간이 되어서 간세포 사이에 지방침착이 보이는데 비해,

HFD+BPE 쥐는 색깔도 빨갛고, 조직에도 지방침착이 거의 보이지 않죠.







동물실험 결과를 종합해보면, 핑거루트가 다이어트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 데이터가 너무 적습니다.

세포실험, 동물실험에서는 결과가 무척 좋았는데, 모두 국내 실험입니다.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객관적인 임상결과가 없습니다. 

하나 있다면, 판도라 다이어트 사측에서 제공한 150명을 대상으로 이중맹검 위약대조 실험이 있는데요.

사실 제조사에서 시행한 실험에서는 결과가 안 좋을 수가 없죠.


핑거루트 추출물은 2015년도 식약처에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로 등록되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등급이 있을 때는 2등급이었죠.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1등급이었고요.)


1등급은 도움을 줌. 

2등급은 도움을 줄 수 있음. 

3등급은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관련 인체 적용 시험이 미흡.


이렇게 세 등급으로 분류했었는데, 현재는 2등급 이상은 모두 기능성 원료로 인정해 주도록 바뀌었습니다.

핑거루트가 동물실험 데이터만 보면 효과가 뛰어난데도 2등급에 머물렀던 이유는 관련 데이터가 현저하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많은 데이터와 효과를 토대로 1등급으로 인정되었고요.



두 번째, 복용량 문제입니다.

현재 핑거루트는 파우더 형태 또는 알약(환) 제형입니다.


가장 유명한 판도라 핑거루트 다이어트의 경우는 알약이고, 한 알에 600mg씩 하루 총 3회 복용입니다.

하루 섭취하는 판두라틴 A의 양은 g당 44 mg이라 1.8mg으로 계산하면 79.2 mg이 됩니다.


이게 많은 건지 적은 건지 잘 모르시겠죠? 사실 저도 모르겠어요. 왜냐면 임상실험 결과가 없기 때문이에요.

결국 동물실험 결과를 토대로 유추해 볼 수밖에 없는데요.


동물실험에서는 핑거루트 추출물로는 200mg/kg/day, 판두라틴 A로는 50mg/kg/day로 섭취했습니다.

사실 핑거루트 추출물에는 판두라틴 A가 있어 8% 들어있습니다.

핑거루트 추출물 200mg/kg/day는 판두라틴 A로는 16mg/kg/day로 환산할 수 있죠. 

(50과 16의 차이는 두 실험이 다른 실험이기 때문입니다.)


어찌 됐건, 판두라틴 A의 섭취 최소량을 16mg/kg/day로 친다면, 

60kg 성인의 경우 하루 960 mg을 복용해야 합니다.


근데 하루 3알 먹은 판두라틴 A는 79.2mg, 무려 12배나 차이 납니다.

이 정도 섭취로 과연 지방 대사를 원하는 만큼 조절될까요.



만일 파우더 형태로 먹는다면 어떨까요?

가장 유명하고 흔한 파우더는

팔레오의 핑거루트 분말 120g짜리입니다.


200mg/kg/day로 먹는다면,

60kg 성인의 경우 12g을 하루에 먹어야 합니다. 

이 통의 10분을 1을 하루에 먹어야 되는 거죠.


(광고에는 20배 농축이라는데, 핑거루트 100%인데 어떻게 20배를 농축한 건지 모르겠네요.)


(참고로, 식약처 가보시면 제조일자 2018.5.15, 유통기한 2020.5.14인 팔레오 제품은 금속성 이물 기준 초과를 사유로 회수 조치된 제품이니까 혹시라도 해당하는지 한 번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지난번 콜라겐 때도 마찬가지지만, 논문 상 복용량과 실제 제품의 함량은 많이 차이가 납니다.

부작용을 우려해서 함량을 줄이는지는 모르겠지만, 논문에서 복용한 만큼은 섭취해야 효과가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안전 때문에 줄인 거 아니냐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동물실험 상 200mg/kg/day 까지 증량하여 복용해도 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가 체험해보지도 않고 데이터만 가지고 이렇게 얘기하는 게 경솔할 수도 있습니다.

인체에서는 해당 제품의 적은 함량만으로도 아주 효과적으로 지방이 감소할 수도 있겠죠.

이 글의 취지는 광고하는 효과에 비해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는 기능성 원료는 위와 같이 매우 많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핑거루트를 마법의 약처럼 생각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만약에 핑거루트 다이어트가 너무 효과가 좋으셨던 분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3줄 요약

1. 국내 3개의 동물실험에선 결과 좋음. 하지만 데이터가 너무 부족함.

2. 동물실험의 복용량에 비해 제품의 유효성분 함량이 턱없이 적음.

3. 광고를 너무 맹신하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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