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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Jan 22. 2019

오랄비 치실은 정말 유해한가?

Is Oral B glide floss  really harmful??

최근 오랄비 치실이 유해하다는 기사들이 올라왔었다. 

오랄비 치실을 쓰고 있는 나로서는 당황스러웠다.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ㅇml?idxno=86901

사회적으로 큰 파장은 없었지만, 알게 모르게 사람들에게 오랄비 치실은 유해한 제품이 되고 있다.

오랄비 치실을 대표로 18개의 치실 중에서 6개의 치실에서 PFAS(per-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같이 유해한 성분이 나온 것 같은 뉘앙스다. PFAS는 여러 암을 유발하고 호르몬을 교란시킬 수 있다.


서둘러 관련 논문을 찾아봤다. 다행히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다운 받아서 보길 바랍니다.


결론적부터 말하면, 이 연구 결과를 가지고 오랄비 치실이 유해하다고 주장해서는 안된다.

이 연구는 터무니없는 연구 결과를 가지고 오랄비라는 대표적인 브랜드를 앞세워 어그로를 끌었고, 

언론은 바로 자극적으로 기사를 썼다. 


설명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부분 쓰고 있는 오랄비 치실이라 하면,

오른쪽과 같은 Oral-B Essential floss 치실이다.


이 치실은 나일론을 여러 가닥 꽈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해보면 갈라지는 현상을 느낄 수 있다.


나일론으로 만든 치실은 태생적으로 문제의 PFAS 같은 물질이 나올 수가 없다. 


그러니 오랄비 치실을 썼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안전하다.






논문의 쓸데없음


치실의 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나일론을 여러 가닥 꼬아서 만든 것과 PTFE(polytetrafluoroethylene)으로 만든 것.



PTFE는 테프론으로 일컫는 프라이팬의 코팅 재료이며, 고어텍스의 재료가 되는 합성수지이다.




이 수지를 단일 실처럼 길게 뽑아서 만든 것이 바로 PTFE 성분의 치실이다.


PTFE 치실은 단일 가닥으로도 여러 가닥의 나일론만큼이나 강할뿐더러, 단이 가닥 특성상 갈라지거나 끼지 않고 부드럽게 치실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PTFE를 만들 때 사용되는 PFOA(perfluorooctanoic acid)라는 물질과 PTFE가 가열되어 발생하는 흄 모두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 다만 PFOA는 PTFE 완성 품에는 거의 남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PTFE 치실이 유해하다고 주장하는 이 논문의 실험 방법은 그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한다.


1. 논문은 치실 사용에 관해 조사할 때 치실을 전혀 사용한 적 없는 군과 치실을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군으로 나눈 게 전부다. 


이 두 군 간의 혈중 PFAS 수치를 비교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인 것은 6가지 검사 중 단 한 개뿐.


가장 큰 문제는 이 치실을 사용한 적이 있는 군이 어떤 치실을 사용했는지를 모른다는 것. 


상식적으로 PTFE 치실을 사용한 군과 나일론 치실을 사용한 군으로 나누어야 의미가 있다.



2. 문제의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실험 방법을 보자.

18개의 제품을 구해와서 ion beam analysis를 이용, 감마선이 방출되는 것을 통해 fluoride를 검출하고, 이를 PTFE의 지표로 삼았다고 한다.


쉽게 말해 특정 빔을 쐈는데 fluoride가 있으면 나오는 감마선이 나오면 PTFE 가 사용된 것이고, 나오지 않으면 PTFE가 사용되지 않은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결국 거창한 실험 방식으로 치실의 재료가 PTFE인지 나일론인지 확인한 것인데, 

그건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제조사에 전화만 해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재료가 PTFE인걸 밝힌 걸 가지고 18개 제품 중에 6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고,

게다가 빔 사이즈보다 치실이 얇아서 유해 성분이 얼마나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고 한다.


PTFE 치실이 위험하다는 걸 밝히려면 PTFE 치실을 침에 노출시켰더니 PTFE가 침에 녹아 나왔다거나, 침에서 PFAS 성분이 나왔다던지, PFOA가 얼마의 농도로 발견되었다던지, 치실 하는 정도의 마찰력으로 PTFE가 갈려 나오더라 뭐 이런 내용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환경문제에 대한 논문이 나오는 건 환영한다. 기업에 불리한 연구 결과는 감추고 유리한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연구자에게는 돈이 되기 때문에, 반기업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는 건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면 때문에 이런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을 대단하다고 봐야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연구 방법이 너무 어설펐고, 논문 내용은 설득력이 부족했으며, 과도하게 결과를 확대해석 한 점은 무척 아쉽다. 또한 그걸 자극적으로 발표하여 소비자에게 혼란을 유도한 언론도 문제가 있다.


그리고 PTFE 치실이 인체에 유해한 지 여부에 대한 건 아직 분명한 연구결과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PTFE 치실이 인체에 유해한지는 모르지만, 유해할 수도 있겠으니

독자분들은 되도록 나일론으로 만들어진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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