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완벽한 정리
안녕하세요. 화분남 현무열 입니다.
오늘은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인플루엔자 배경지식을 준비했습니다.
읽어보시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어떤 건지, 백신을 왜 맞아야 하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Orthomyxovirus 과에 속하는 단쇄, 나선형 RNA 바이러스입니다.
핵산 구성에 따라 A, B, C형 세군으로 분류됩니다.
2012년에 소에서 발견된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D형 인플루엔자로 명명할 것이 제안되었으나 현재까지는 A, B, C형까지의 분류체계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1)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은 인플루엔자를 일으키는 가장 주된 바이러스로, 중등도 또는 중증의 임상 경과를 나타내고 대유행을 일으키므로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숙주가 인간 외에도 조류, 돼지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항원 변이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이러스 표면에 주요 항원으로 작용하는 hemagglutinin(HA)과 neuraminidase(NA)가 존재하고, 세포막과 동일한 lipid bilayer와 그 안쪽의 matrix protein(M1), 이온채널로 작용하는 M2 protein이 8개의 RNA gene들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2)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B형은 A형보다는 경한 경과를 보이며, 사람이 거의 유일한 숙주이기 때문에 A형에 비해 항원변이가 2~3배 적습니다.
구조적으로는 A형과 거의 동일하며, 차이점은 A형 표면에 있는 M2 protein 대신에 BM2와 NB 이온채널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3) C형 인플루엔자
C형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거의 없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조상 HA나 NA 대신에 hemmaglutinin-esterase-fusion(HEF)이 존재하고, 그 때문에 RNA 역시 8개 대신 7개가 존재합니다. 이온채널로는 CM2 이온 채널이 존재합니다.
바이러스 구조들 중에서도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주요 항원으로 백신의 주성분이 되는 hemagglutinin과 neuraminidase를 살펴보겠습니다.
Hemagglutinin
Hemagglutinin은 호흡기 내로 들어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감염시킬 세포의 receptor를 인식하고 결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Hemagglutinin이 receptor와 결합하면 바이러스는 세포막이 둘러싸여 세포 내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후 바이러스 내의 RNA를 세포 내부로 방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바이러스와 이를 둘러싼 세포막이 융합이 돼야 하는데 이때도 hemagglutinin이 작용하게 됩니다.
Hemagglutinin이 바이러스를 둘러싼 세포막에 달라붙어서 붙은 부위를 끌어당기게 되고 세포막과 바이러스가 융합되어 생긴 구멍으로 RNA들이 빠져나오게 됩니다.
이 두 가지 기능 때문에 hemagglutinin은 인플루엔자 감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Hemagglutinin이 결합하는 receptor입니다. Receptor는 나중에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용입니다.
Receptor 끝 쪽의 주황색 동그라미들이 galactose이고 노란색 동그라미가 sialic acid이며, 이 sialic acid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hemagglutinin이 결합하게 됩니다.
Sialic acid는 N-acetyl neruamic acid라고도 불리며 COO- 기의 위치에 따라 α형과 β형으로 나뉩니다. Receptor의 sialic acid는 α형입니다.
이 α형의 sialic acid 2번째 탄소와 galactose의 탄소 3번째나 6번째가 결합되는데, 그 위치를 기준으로 α2,3-linked와 α2,6-linked로 나뉩니다.
α2,6-linked의 경우 주로 인체의 상부 기관지에, α2,3-linked의 경우 주로 인체의 하부 기관지와 점액(mucin), 그리고 조류에 존재합니다.
또한 같은 번호의 hemagglutinin 이라고 하더라도 조류 인플루엔자인지 인간 인플루엔자인지에 따라 α2,3-linked와 결합하는지 α2,6-linked와 결합하는지, 두 가지와 동시에 결합하는지가 달라집니다.
Neuraminidase
바이러스의 RNA가 전사를 진행하여 바이러스 융합에 필요한 재료들이 다 갖추어지면 세포로부터 분리됩니다. 그런데 세포막에 있는 receptor와 hemagglutinin이 결합하게 되면 이미 감염된 세포에 붙어있게 되어 다른 세포로 이동이 안됩니다.
그래서 neuraminidase가 세포막의 receptor를, 특히 sialic acid와 galctose 연결부위를 분해시켜서 바이러스의 hemagglutinin과 receptor 간의 결합을 차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Sialic acid가 N-acetyl neruamic acid이기 때문에 neuraminidase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아형 분류(Subtype)
1)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의 경우 이 H와 N의 조합으로 아형을 분류합니다.
Hemagglutinin은 현재까지 18종류 (H1~H18), neuraminidase는 11종류(N1~N11)가 발견되었습니다. 조합상 198가지의 바이러스가 존재할 수 있으나 이 중에서 인체에 주로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H1N1, H2N2, H3N2입니다.
2)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항원성에 따라 크게 두 가지 군으로 나뉩니다
Victoria 군과 Yamagata 군으로 나누는데,
Victoria의 경우 α2,3과 α2,6 두 가지 모두와 결합 가능한 hemagglutinin을 가지고,
Yamagata의 경우 α2,6에 주로 결합하는 hemagglutinin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플루엔자 명명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명명법으로 맨 앞에 A, B, C 타입과 바이러스 분리지역, 분리번호, 분리 연도를 표기합니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HA와 NA 번호를 괄호 안에 기입합니다.
대변이와 소변이
바이러스들의 RNA나 DNA는 변이 되거나 재조합 되기가 쉽습니다.
특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유전자가 재조합되는 대변이(antigenic shift)와 항체의 면역반응을 회피하기 위해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이 생기는 소변이(antigenic drift)로 구분합니다.
왼쪽 그림은 소변이로 hemagglutinin RNA 의 부분적인 변이(red)로 virus B의 hemagglutinin 이 변형되었습니다.
오른쪽 대변이로 virus A의 hemagglutinin 유전자와 virus B의 neuraminidase 유전자가 재조합되어 각각의 hemagglutinin과 neuraminidase를 가진 virus C가 생성되었습니다.
이처럼 소변이는 주로 항원성이 가장 강한 hemagglutinin의 부분적인 변형만을 유발하며, hemagglutinin을 가지고 있는 A형과 B형 모두에서 일어납니다. 면역체계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매년 백신을 예측해서 접종해야 하는 원인이 됩니다.
반면에 대변이는 다른 바이러스들의 유전자 재조합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다른 개체의 바이러스가 감염되거나, 한 개체 내에 다른 아형의 바이러스가 중복감염되어 발생합니다.
이러한 경우 인구 집단 대부분이 면역력이 없는 상태가 되어 대유행(pandemic)이 발생하게 되고, 수많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대유행은 총 4차례 있었는데, 1918년 스페인 독감,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 독감, 그리고 2009년 신종플루 유행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인체감염이 일어나지 않던 H5, H7, H9 같은 hemagglutinin의 인체 감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 발생 모식도입니다.
돼지와 조류, 인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한 돼지 개체에 감염되어 유전자가 재조합된 뒤 그 바이러스와 다른 종의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중복감염되어 다시 재조합이 이루어졌고, 최종적으로 인체에 감염이 되어 신종플루가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대유행의 근본적인 원인은 대변이이지만, 대변이와 함께 소변이가 생겨야 대유행이 발생합니다.
조류의 α2,3 Gal과 결합하는 hemagglutinin의 경우 인체감염을 일으키면
상기도보다는 하기도 쪽, 오른쪽 사진처럼 bronchiole이나 alveoli, 폐의 macrophage에 주로 감염되게 됩니다. 이런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 등의 분비물 안에 바이러스가 섞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 간 전파가 어렵기 때문에 대유행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α2,3 Gal과 결합하는 hemagglutinin이 α2,6 Gal에 결합하는 형태로 부분적인 소변이가 발생해야
상기도에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나고 사람 간 전파가 용이해져, 대유행이 발생하게 됩니다.
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이라고 불리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입니다.
인플루엔자 감염은 재채기나 기침 시 분비되는 비말을 통한 공기 감염으로 주로 전파되지만,
바이러스가 건조한 점액에서도 몇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오염된 물건이나 환경을 만지는 접촉 감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증상
잠복기는 1~4일이며, 50%만이 전형적인 증상을 나타냅니다.
전형적인 증상은 38도 이상의 발열, 근육통, 두통 등 전신증상 및 인후통,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입니다.
이외에도 콧물, 코막힘, 흉통, 안구통, 복통, 구토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전신증상은 보통 2~3일 정도 지속되며 5일 이상 지속되는 겨우는 드뭅니다.
회복은 빠르게 이루어지나 무기력, 피로감, 기침 등의 증상은 수 주간 지속됩니다.
2) 합병증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폐렴, 즉 이차적인 세균 폐렴입니다.
이 밖에도 심근염, 심낭염, 기흉, 뇌염, 척수염 등도 발생할 수 있고, 기존의 만성질환자는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소아가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시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한 구토와 경련,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라이 증후군(Reye syndrome)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아스피린 복용은 피해야 합니다.
3) 치료제
M2 protein 억제제 (amantadine, rimantadine) - B형 인플루엔자에는 M2 protein이 없어 효과가 없고 CDC 보고 상 내성률이 92% 정도로 높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Neuraminidase 억제제 (oseltamivir, zanamivir, peramivir) - 타미플루로 유명한 약, A형과 B형 모두 neruminidase를 가지고 있어 모두에 효과가 있으며, 내성이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oseltamivir 의 경우 1세 이상에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zanamivir 7세, peramivir 18세) oseltamivir 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치료제의 경우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보니 증상 시작 48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하며, 사용기간은 평균 5일입니다.
Neuraminidase에 oseltamivir가 결합하여 그 기능을 억제하게 되고, 감염된 세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바이러스는 새로운 세포에 감염을 일으키지 못하고 대식세포에 잡아먹히게 됩니다.
위 그림처럼 neuraminidase inhibitor 외에도 다양한 약제들이 개발되고 시도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안전성과 효능이 확보된 약제는 neuraminidase inhibitor뿐입니다.
또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가장 많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hemagglutinin을 막을 수 있는 백신이 바이러스 치료제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이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내용이 길어져서 인플루엔자 백신과 접종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