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몸이 너무 가려워 죽겠어요."
몸을 벅벅 긁으면서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온다.
"피부병변을 좀 볼까요? 음.. 최근에 표고버섯 드신 적 있으세요?"
"헐. 어떻게 아셨어요? 며칠 전에 몸에 좋다고 해서 먹었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채찍 맞은 것 같은 환자분의 병변을 보고 알았습니다.
표고버섯을 먹으면 왼쪽 사진처럼 채찍에 맞은 것 같은 병변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채찍자국피부염(flagellate dermatitis)라고도 부르고 표고버섯 피부염 (Shiitake dermatitis)라고도 부른다.
이 특징적인 병변 때문에 피부과 시험에 단골 문제로 나오고 내가 전문의 시험을 볼 때도 나왔었다.
표고버섯 피부염은 표고버섯 안에 있는 렌티난(lentinan)이라는 다당류에 의해서 발생한다.
이 렌티난은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이를 통해 항암작용을 하는 좋은 성분이다.
하지만 이 렌티난이 여러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염증을 유발하고 혈관을 확장시키고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가렵고 가려워서 긁게 되고 긁은 부위가 붓고 출혈이 되어 채찍 맞은 병변이 만들어진다.
이 렌티난은 다당류이기 때문에 열에 의해 구조가 쉽게 깨진다.
실제로 표고버섯을 생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은 경우에 표고버섯 피부염이 잘 발생한다.
하지만 완전히 익혔다고 해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복불복이다.
그리고 렌티난을 먹기 위해 표고버섯을 먹는 건데, 렌티난이 파괴되면 표고버섯을 먹는 의미가 없어진다.
항암작용 약간을 얻자고 피부염을 참아가면서 표고버섯을 먹을 필요는 없다.
표고버섯 피부염이 발생했다면, 앞으로는 표고버섯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치료해가면서 계속 먹는 다면 말릴 방법은 없지만. 마치 옻이 올라도 옻닭을 계속 먹는 사람처럼.
병변은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로 치료하면 2주 안에 호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