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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Oct 01. 2021

건성습진과 건선, 그 미묘한 차이

환자 내원 사유란에 건선이라고 쓰여있는 환자가 들어온다.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앉으시죠. 건선이 있으세요?"

"정강이에 지난겨울부터 건선이 생겨가지고요."

"어디 보실까요? 아, 이건 건성습진입니다. 건선이 아니구요."

"건선이 건성습진 아닌가요?"


건성습진이 유행하는 겨울부터 봄까지 이런 유사한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디선가 건선이라는 피부질환을 들어보기는 했는데, 건조해서 생기는 질환이겠거니 생각하게 된다.

국어사전에도 아래처럼 나오는데, 누군들 안 헷갈리겠는가.

건선 = 마른버짐, 얼굴 같은 데에 까슬까슬하게 흰 버짐이 번지는 피부병. 대개 영양 결핍으로 생긴다.

부끄럽지만 나도 피부과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건선이라는 질환과 건성습진은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건성습진은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질환으로

왼쪽 사진처럼 각질이 일어나고 피부가 도자기처럼 갈라지며 홍반이 생기기도 하는 습진성 질환이다.

(출처: 구글 이미지)


주로 겨울철에 많이 생겨서 겨울습진이라고도 불리고, 팔다리에 많이 생기며 특히 정강이에 주로 나타난다. 사진처럼 넓게 형성되는 경우도 있지만 동전 모양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건조한 가을, 겨울, 봄에 중년 이상에서 뜨거운 물과 세정력이 강한 비누로 목욕하고, 특히 때를 미는 경우, 그리고 샤워나 목욕 후 보습제를 바르지 않은 경우에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춥고 건조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료는 때를 절대 밀지 말고, 목욕 시간과 횟수를 줄이면서 약산성의 세정제로 가벼운 샤워 정도만 한 뒤 보습제를 도포해주어야 하며, 이 방법으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 피부과에 내원하여 경구 및 국소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여 치료해야 한다.


건선은

위쪽 사진처럼 은백색의 비늘을 동반한 홍반성 판이 특징이다. (출처: 구글 이미지)

비전염성 다유전자성 면역학적 만성질환, 즉,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으며, 유전적인 요소가 있고, 신체 면역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완치가 되기 어렵고, 만성적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질환인 것이다.

외상이나 감염이 발생하면 면역이 활성화되면서 건선이 발생할 수 있고, 건성습진처럼 건조해지면 악화될 수 있다. 일단 병변 형태로나 질환의 특성 자체가 건성 습진과는 매우 차이가 있다.

유전적인 요소가 있어서 우리나라 환자의 25% 정도에서 가족력을 보인다.

건선은 피부과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으로 그 내용을 짧게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사실 병원에 내원한 환자가 건선과 건성습진을 구분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냥 건선이라는 피부질환이 있으며, 이는 건성습진과는 다르다 라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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