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가 왜 이리 많아
- 어째 나 어릴 때에 비해 잠자리가 드물다. 나는 어린 시절 맨손으로 잠자리 잡기의 달인이었는데 간혹 잡은 잠자리의 꼬랑지에서 알이 뚝뚝 떨어지기도 했다. 너 나이들어서 그게 '강박사출'이라는 것을 알았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이나 죽음의 위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영화로도 나왔던 웹툰 이끼에서도 총에 맞은 임산부가 뱃속에 있던 아이를 쏟아내는 장면이 나온다. 멀리 갈 것 없이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의 달거리 주기가 땡겨지는 것도 같은 현상일 것이다. 어째 내가 요새 쓰는, 아니 내가 지금까지 써왔던 모든 글 또한 강박사출의 결과물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은 애저녁에 버렸다. 자식에게 과도한 기대를 거는 부모의 마음 만큼이나 어리석은 것일 테니. 그냥 되는데로 힘 닿는 대로 쓸 뿐이다. 평가는 나의 몫이 아닐 터이다.
- 어디 폐쇄병동 같은 곳에 몇달 지내보고 싶기도 하다. 밥만 맛있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긴 한데.
- 별똥별에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 별똥별이 빛나는 그 짤막한 시간, 온전하게 입밖에 낼 수 있는 소원이라면 늘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터. 끝내 실현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 흔히 말하는 인간의 삼대욕구는 육채적인 것에 치우쳐있다. 나는 예의 삼대 욕구와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결핍되면 사람이 죽어버리고 마는 정신적 욕구가 있다고 믿는다. 인정에 대한 욕구, 소통에 대한 욕구, 의미부여에 대한 욕구이다. 물론 육체적 삼대 욕구와 마찬가지로, 지나치면 추할 뿐더러 때론 범죄가 될 수도 있다.
- 나는 역사를 좋아한다기 보단 이야기를 좋아한다. 굳이 역사라고 한다면 거시사보다는 미시사를 좋아한다. 동학농민운동의 배경과 그로인해 촉발된 외세의 침입 같은 건 내 관심 밖이다. 내가 관심가는 건 구한말 전주의 어느 개백정은 왜 하룻밤 사이에 박색이지만 그의 눈엔 선녀였던 마누라와 왼쪽 눈을 동시에 잃을 수 밖에 없었는가 하는 이야기이다.
- 원래 다들 지같은 줄 아는 법이다. 때론 지혜로운 사람조차 그렇다. 상대가 나와 완전히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전제를 잊지않는 것이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첫걸음일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첫걸음을 못 떼서 이 모양이다.
- 부디 좋아요는 실제로 읽은 글에만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