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늦은 오후부터 광안리에서 수평선을 들여다보았다. 내심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텅 빈 운동장을 바라보는 한석규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그런 분위기를 기대하기에 광안리는 지나치게 핫플레이스였다. 마침 쌀쌀히 바람이 불어 외투를 챙기지 않은 나들이객은 금방 다 들어가버렸다. 부산은 원래 더울줄 알고 외투 한 장 챙기지 않은 난 저물도록 모래밭에 앉아 수평선을 들여다봤다. 그런데도 이토록 그 누구도 그리워지지 않는지, 왜 까닭모를 서러움이 치밀지 않는지 의아해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