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물

by 유목상점

무엇이 유물이고 그렇지 않은 것의 기준에 대해 골몰해지기 시작했다. 제작된 시기가 다르고 당시의 시대를 여실히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물이어야만 유물로 지정된다.

좀 더 오래되어서가 아니라 정서가 얼마만큼 잘 담겨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의 것이 유물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대개 현재까지 남아있는 유물들은 그야말로 신성하다 못해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어제 만든 것 같기도 여타의 유물들에 순서가 나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트의 진열장에 놓인 상품들이 현재의 시점으로 볼 때 이것이 얼마나 깊은 공감의 정서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

마애보살좌상은 어딘가에서 출토된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내부에는 빈집에서 주운 현금 2만 원이 복장물처럼 들어있고 백호 역시 유실된 큐빅으로 구성하였다.

폐가가 된 빈집의 반대쪽에서 유물 발굴이 한창이다.

서로 다른 시대의 파편들이 순위를 가지는 것은 늘 기이하다. 현재는 민속품이며, 생활용품인 것들을

미술관에 옮겨놓았을 때 사람들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마애보살좌상 시멘트, 금박, 큐빅, 현금 10X9X16cm 2022


keyword
작가의 이전글페루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