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하늘에 구멍이 났다 뒤이어 천장이 무너졌고
빗물은 사방으로 퍼졌다
흙물이 바닥 깊이 스며들었다
고양이가 화장실 천장에서 튀어나왔다
어디가 밖이고 안인지 모르겠다
꿈에서도 이런 일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잘못한 것이라곤 낡고 오래된 집을 붙들고 있었던 것 뿐
8월 말까지 이 집을 비워야 한다
곧 이 동네는 구멍 난 하늘처럼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풀은 비를 먹으며 발목을 간지럽힐 것이고
나는 조금씩 천천히 이곳을 도려낼 준비를 할 것이다
변화한다기보다 다시 처음으로 되돌려놓고 그럴싸한
선택을 다시 하는 매우 심난한 날들이다
이 글자들을 읽으니 눈꺼풀 아래에서 이슬이 맺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