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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굴러다니는 집

by 유목상점

하루 종일 울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기 싫어한다

오래되었다

해야 할 일을 해야만 하는 것에 대한 싫음이 오래 이어진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사람들을 만나는 필연에서도 힘을 찾을 수 없어 보인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

이 질문의 답은 아직 없다


찾아진다면 인간다울 수 없을 것 같아서,

또 박차고 나왔다

나만 있고 싶은 나만의 시간 나만의 잠에 빠지는

공간에 또 욱여넣고 가만히 있어본다

폭신한 침대에 귀를 대면 들리는 진공상태의 공허가

싫지 않다

창밖으로 저녁빛이 방의 절반을 데우는 찰나도 좋지만

애써 찾는 수고는 잠시 제쳐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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