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그래
위로와 희망의 격언보다
사실을 인정해 주는 말이
필요했는지도 모르는 일
나와는 다른 대상의 약점을 이해하고 있어야만
결점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칼날이, 종이의 단면이, 날카롭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아도 베일 일이 없겠지만
소스라치게 놀랄 순간도 오지 않을 수 있는 건
무수히 많은 가시에 찔려보았기 때문일지도
오늘부터 나는 부서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아는 순간 위대하지 않아도
극복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도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아무리 그래도 애석한 일이 될 수 없으며
비참해져도 울어버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거울에 써진 말(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니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커팅 후 재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