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수집
집과 건물은 잘못이 없다
회벽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생명이 아니더라도
사람과 온기를 나누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아니 부정해야만
더 나은 미래가 있단다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그걸 지켜본다
어떤 이에게는 일탈을 부추기기도 했겠다
먼 길을 돌고 돌아도 결국 집이고 건물이다
몸은 늙고 집은 고쳐진다고 착각했었다
그것 역시 낡아가고 있다.
어느 날 바닥에 떨어진 사탕이 눈에 들어왔다
달콤하다는 걸 알지만 선뜻 주울 수 없었을 텐데
어린 시절의 나는 모래가 들러붙은 사탕을 씻겨주었다.
언제부턴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반짝일 권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 타일들도 한때는 집들을 기름지게 했을 거다
사탕을 에워싸고 있던 모래가 멋지다는 걸
지금은 알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