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법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존재는
그냥 등불이었던 적이 없었다는 듯 퉁명스럽기만 하다
인생이 덧없다는 건 사실인데
부정하던 것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불행해지는 시대.
불안의 감정을 파헤치고 그 상처의 깊이를 헤아릴 수 있는 걸 알지만 그 끝을 모른 채 극단의 희망만 처방하는 세상.
견뎌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의 중요성이 최근에서야
또 다른 회복의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는 안타까움.
불행보다는 불안으로 파헤쳐본 적 없는 검은 장막의 세계를 밀어내는 현상들.
죽어서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먼지덩어리마저 내 것이어야 한다는 깊은 강박의 사회
누구 하나 죽는다고 해도 계속되는 환멸의 오디세이.
아마도 인류는 완벽을 추구하다가 멸종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