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으니는 잘 보아라
이번에 만들어 본 디오라마는 ‘이웃집 토토로’다. 영화 속 한 장면을 디오라마로 만들어 보는 것만큼 재미있는 건 없다. 요즘은 디오라마 시장이 엄청나게 커져서 전문적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의 디오라마를 보면 아이언맨이 대미지를 입고 허덕이는 모습까지 디오라마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흥분을 자아내고 있다. 디오라마는 영화 속에 있는 장면이지만 그 장면을 입체적으로 디오라마를 만들려면 아무래도 상상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토토로가 나온 시대가 88 서울 올림픽을 했을 때였다. 그래서 요즘 꼬마들은 토토로를 모를 것 같은데 토토를 갖고 싶어 하고 토토로 이야기를 알고 있다. 나의 조카도 이웃집 토토를 봤고 토토로를 좋아한다. 토토로에 나온 저 꼬마 메이가 지금은 학부형이 되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여전히 메이는 꼬마 메이로 남아있고 지금의 아이들도 토토로를 보며 즐거워한다.
만약 메이가 커서 결혼을 하여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고 큰 애는 대학에 가고 남편은 이제 회사 사정 때문에 명예퇴직 후 걱정에 대출 금액에 대해서 생각하고 우체국 볼 일과 눈이 침침하여 안과에 다녀와야 할지도 모른다는 걸 생각하면 부르르 떨린다. 메이가 이런 일상에 허덕이며 살아가지 않고 그대로 꼬마 메이로 남아서 토토로의 부드럽고 고슬고슬한 배 위에서 뒹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현재의 아이들이 오래된 토토로를 좋아한다면,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시간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 버렸지만 아직 마음속에 아이의 마음을 꽉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토토로를 보면서 아이로 돌아가 내 아이와 메이와 함께 토토로 배 위에서 놀았을 것이다.
엄마, 아빠가 되어 버린, 어른이 된 내가 좋아하던 만화를 내 아이가 좋아하고 같이 보며 즐거워 한 기억은 단단한 추억이 되어 작은 돌로 영원히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연쇄가 딱딱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이 사회를 뚫고 살아가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먼저 디오라마를 만들기 전에 토토로 페이퍼 시어터를 만들어 본다. 페이퍼 시어터는 패키지가 판매가 되고 있다. 그래서 그것을 구입해서 그대로 조립을 하면 된다. 조립은 아주 쉽다. 그저 설명서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 자칫 뒤집에서 풀칠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차례대로, 앞뒤가 맞게 조립을 한 다음 마지막에 고정시키면 토토로 페이퍼 시어터는 완성이 된다.
이 페이퍼 시어터만으로도 괜찮지만 디오라마를 만들어 장식을 해 놓으면 더 괜찮게 보인다. 집에 뒹구는 액자나, 다이소에서 천오백 원짜리 액자를 하나 구입을 한다. 이렇게 사진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에 페이퍼 시어터를 놓을 자리가 된다.
그 주위를 엘사와 뮬란을 만들고 남은 재료를 사용해서 풀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가장 인기가 좋은 마쿠로 쿠로스케들을 곳곳에 집어넣는다. 베이스 뒷부분에 토토로 그림을 오려서 붙여준다. 그런 다음에 풀을 만들어 쿠로스케 사이사이에 심어준다. 풀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건 없다. 그려서 세 장을 붙이면 하나의 풀이된다. 그렇게 하면 완성. 그리고 위에 토토로 시어터를 올려준다.
이렇게 하면 꽤 멋진 토토로 디오라마가 완성이 된다.
이렇게 해서 장식하면 끝.
멋진 '이웃집 토토로' 디오라마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