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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Oct 16. 2020

삼총사

사진 에세이


아이는?


잘 크지.


몇 살인데?


이제 중2야 너는?


우리 딸내미는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지. 꼰대 냄새난다고 막 피해 다녀.


원래 그럴 때 지.


좋겠다 나는 이제 유치원생이야 개판이야.


그때가 좋아, 하긴 너 닮았으면 어지간하겠다.


맞아 이 녀석 어릴 때 골목에 딸린 화장실에 밤에 불 켜져 있으면 그 위로 콩알탄 던져서 똥 누던 아주머니들 기겁하고 나오고 했잖아. 잡혀가서 울고불고. 엄마 데리고 오고.


맞아 맞아. 저 녀석 6학년 때 학교 운동장에서 점심시간에 여자아이들 틈에 끼여 잘도 놀다가 목소리가 여자 같아져서 따돌림당하고 했는데 말이야. 참 이상한 녀석이었어. 그치. 그랬는데 결혼도 하고 말이야.


그나저나 우리 몇 년 만이지?


15년? 14년?


이야 연락 못 하고 안 만난 지 오래되었구나.


오늘 어떻게 왔어?


월차 냈지. 니가 하도 졸라서 너는?


뭐 장사가 안 되니까 그냥 나와서 기차 탔지 너 자동차 제네시스던데 좀 태워줘.





오늘은 잊고 지내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네

내일이면 멀리 떠나간다고



어릴 적 함께 뛰놀던

골목길에서 만나자 하네

내일이면 아주 멀리 간다고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저 녀석 몸이 망가진 덕분에 이렇게 삼총사가 모이게 되네.


그러게 말이야 그동안 우리는 뭘 하면서 보낸 걸까.


바다에 돌 던지며 놀 때는 아무 걱정이 없었는데 그치.


바다는 그때나 지금이나 꽤나 넓구나.


그나저나 눈물 난다 저 녀석 몸이 엉망이라.


야야 걱정 마 내일 입원해서 항암치료받으면 괜찮아져 자식아.


뭐 먹고 싶은 거 없냐.


많지 그거 먹으러 갈까 쫀드기.


요즘도 파나?

팔걸.

팔겠지..





라라랄라라 랄라랄라라

라랄라라라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https://youtu.be/nCK8T60cU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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